oro 세계 인터넷바둑의 허브
  • 겜임&채널
종이컵 속의 케이크
Home > 컬럼 > 양형모
종이컵 속의 케이크
2006-01-11     프린트스크랩
농협 2005 한국바둑리그가 끝나던 날. 그러니까 구랍 12월 19일 밤. 우리는 박영훈의 신화에 환호하였다. 2005 한국바둑리그는 박영훈에 의한 박영훈의, 박영훈을 위한 무대였고, 우리는 그를 위해 두 손바닥이 뜨끈해지도록 박수를 쳐 주었다. 그의 9연승 신화로 우승컵을 얻게 된 우승팀 사람들이 뿌려대는 샴페인의 달큰한 냄새는 마치 향수처럼 강렬하게 코끝을 자극했다. 모두가 즐거워했고 모두가 기쁨에 포효했다. 그날 밤, 우리는 역사의 현장에 있었다는 자긍심만으로 배가 가득 불렀다. 8개월의 대장정. 모두가 행복해 어깨를 둘러메고 스튜디오 안을 빙글빙글 돌았다. 아이처럼, 사냥을 마친 인디안처럼. * * * 바로 그 옆 방. 사람들은 말없이 케이크를 먹고 있었다. 모두들 말이 없었다. 방 안의 공기는 더 없이, 납덩이처럼 무거웠다. 누군가 입을 열었다. ‘괜찮아’라고 말했던가 ‘잘 했어’라고 했던가 어쩌면 밑도 끝도 없는 건배 제창이었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만 그것은 마치 각자 다른 언어로 이루어진 대화처럼 미묘한 공백감만이 방안 가득 흘렀다. 그 틈에서 누군가 들려준 종이컵에 케이크를 담아 먹고 있던 사람. 볼이 메어져라 케이크를 우겨넣고 꾸역꾸역 입과 손가락을 놀리던 그 사람. 맛이 있었을까 아니면 맛있게 먹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을까 보고 있기에 너무 아파서 그만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말았다. 오래도록 기억하기 위해서 9연승의 신화, 박영훈보다 더, 더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서 …
  • 페이스북
  • 구글+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트위터
이전 다음 목록
┃꼬릿글 쓰기
무선킬러 |  2006-01-11 오후 10:27: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그때는아프지만..지나면그것은추억이됩니다.  
음모자 |  2006-01-16 오전 6:22: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아프로 또 아파야 1인자가 되을때의 기쁨은 더 큰법이죠..최9단 화이팅!!  
조명인님 |  2006-01-19 오전 11:26: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보해가 못해서 준우승했다기 보다는 박영훈 九단이 잘해서 신성건설이 우승한 겁니다.올해도 좋은 무대, 좋은 대국 보여 주십시오.  
무구 |  2006-02-13 오후 1:11: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박9단의 9연승은 서9단이 세웠던 불멸의 9연승 신화에 버금가는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투지에 아낌없는 박수를!  
^팅구^ |  2006-02-14 오전 1:53: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최국수...화이팅....괜찮아...괜찮아...내가..잇잖아...웅~?....  
나오르메 |  2006-03-06 오후 7:54: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그 흔한 은박 쟁반도...종이 쟁반도 준비를 못했다는 야그네....허참!  












* 띄어쓰기 포함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000 / 400바이트)
대국실입장하기
다운로드 이용안내 고객센터
정회원가입
오로볼구매
가장 많이 본 기사
스폰서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