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쯔배 우승을 차지한 구리 9단의 인터뷰를 소개한다. 후지쯔배 주최사인 요미우리 신문사 기자들의 질문 내용을 일본기원 인터넷 사업부 홍근표씨의 통역으로 정리했다.
우승을 축하한다. 소감 한 마디 듣고 싶다.
이창호 9단이 패배를 시인했을 때 가슴이 벅차올랐다. 후지쯔배를 6년 동안 참가하면서 8강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는데 이렇게 우승까지 하게 돼 굉장히 기쁠 따름이다. 꿈을 이뤘다!
중국 기사들이 3명이나 준결승에 올랐을 때 심적으로 편했는가? 우승을 예감했을 것 같은데?
동료 기사들이 준결승에 3명이나 올라와 기분은 좋았다. 그러나 숫자의 많고 적음은 중요하지 않다. 이창호 9단이 남아있어 중국의 우승을 자신할 수 없었고 결승전에서 이창호 9단과 만나 조금 부담스러웠다.
결승전은 어땠나? 생각대로 잘 풀렸는지?
결승전을 지게 된다면 많은 분들에게 미안할 것 같았다. 심적으로 부담감을 안고 출발했지만 내 실력을 최대한 내보이고 싶었다. 보통 때처럼 편안하게 생각하고 평범하게 내 스타일대로 두려 한 것이 좋은 결과를 이끈 것 같다.
대국 총평을 간단하게 한다면?
초반 포석에서 이창호 9단의 속기에 매우 놀랐다. 좌변 접전에서 이창호 9단이 별다른 고민 없이 두었는데 좌변 절충은 결과적으로 내가 잘된 것 같다. 점심시간이 다 되어선 확실히 우세하다고 느꼈다. 포석에서 잘 풀려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한중천원전에서 원성진 9단에게 패했다. 후지쯔배에 적잖은 영향이 있으리라 봤는데 별 문제가 없었나?
솔직히 원성진 9단에게 2:0으로 져서 충격이었다. 번기에서 한 판도 못 이긴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웃음). 일본에 오기 전 갑조리그에서 1승을 거뒀고 후지쯔배 준결승에서 창하오 9단에게 승리해 한결 괜찮아졌다. 패배는 잘 잊는 편이다.
가을에 있을 마인드 스포츠에 중국대표팀으로 출전한다. 어느 종목에 출전하고 싶은가?
위에서 잘 결정해 주겠지만 페어대회만큼은 안 나갔으면 좋겠다. 목표는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일본기사 중 존경하는 기사가 있다면? 그리고 앞으로의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유망주 한 명을 꼽는다면 누구를 꼽겠는가?
존경하는 기사는 수도 없이 많다. 조치훈, 오다케 히데오, 고바야시 고이치, 가토 마사오 9단 등 그분들의 바둑은 어렸을 때부터 나에게 많은 감동을 줬다.
유망주로는 요다 노리모토 9단(웃음)? 요다 9단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다. 중국에 왔을 때 같이 술 한 잔도 했고 여기 와서도 식사를 함께했다. 요다 9단은 호감이 가는 기사다.
요즘 세계대회 추세는 한국과 중국의 싸움으로 구분지을 수 있다. 구리 9단은 일본의 실력이 얼마나 뒤떨어져 있다고 생각하나?
개인적으로 일본기사들에게 성적이 워낙 안 좋아 뭐라고 할 수 없는 입장이다. 굳이 이유를 들자면 일본은 초반 포석에선 굉장히 좋은데 중반전에 들어가면 쉬이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 엄밀히 따지고 보면 한중일 삼국 모두 실력에선 별반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일본기사들이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는 것이 정말 의아할 뿐이다.
다음 달에 도요타 덴소배가 시작된다. 후지쯔배처럼 좋은 성적을 낼 자신이 있는가?
두 번의 도요타 덴소배에서 이창호 9단에게 연거푸 지는 바람에 일찌감치 탈락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는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gif){kind=logo}
漢手無嚆
운영자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