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나긴 예선터널을 뚫었다. 상비군이란 수련장에서 한태희의 기량은 매일 새로워지고 있다.
본선진출을 축하한다. 한승주와의 예선결승대국은 어떤 내용이었나?
초반부터 복잡한 변화가 이어졌고, 종반의 끝 무렵에 와서야 형세윤곽이 드러났다. 내가 약간 좋은 정도였는데 다행히 끝내기에서 실수가 없어서 이길 수 있었다.
평소 공부는 어떻게 하나?
요즘은 매일 상비군 훈련이 있어 대부분 기원에서 공부한다. 예전에는 도장(양천대일)에 나가거나 소소회 연구가 전부였다. 상비군은 나보다 잘 두는 기사가 많아 크게 도움이 된다.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공부한 것은 처음이다. 다시 말하면 주변에 지금처럼 고수가 많았던 적은 없었다. 초창기는 많이 져서 자신감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이제는 승패에 개의치 않고 실력을 키우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이 되나?
아까 말한 것처럼 고수들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또 고민이 있으면 유창혁 감독님, 최명훈 코치님, 기술위원들에게 바로 조언을 구할 수 있다. 지금은 밝힐 수는 없지만, 어떤 분의 도움으로 마음에 여유를 찾게 됐고, 사고도 많이 유연해졌다.
자신의 바둑스타일은?
이 질문을 들을 때마다 고민한다. 내 기풍은 나도 모른다. 굳이 말하자면 끝내기가 가장 자신 있는 편이다.
2010년은 연구생으로 비씨카드배에 출전해 이창호 9단을 꺾어 입단 전부터 유명했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실력차이가 어떤가?
(웃음) 그때의 승리는 우연이었다. 당연히 지금이 그때보다 많이 늘었다고 생각한다. 프로기사라면 어느 정도 수준이 되면 수법적인 면에서 차이는 거의 없다. 잠재의식속에 있는 수를 아주 적절한 순간에 빠르게 꺼낼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입단 5년차지만, 그전부터 바둑과 함께 십수 년을 보냈다. 지금은 특별히 더 새로운 것을 공부하기보다는 알고 있는 것이 몸에 배도록 훈련하고 있는 단계다.
명인전 본선에 임하는 각오는?
명인전은 이번이 3번째 본선진출이다. 작년과 재작년은 모두 1회전에서 져서 탈락했다. 예전은 우승이 목표라고 말했지만, 지금은 좀 다르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을 다 보여주겠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승부에 대한 강박관념이 심한 편인데 승패에 집착하는 것은 실력향상에 도움이 안 된다. 결과는 내 역량을 다했을 때 따라오는 것이다. 주변에 고수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바둑을 두는 것을 보고 많이 느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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