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秘傳! 기리족보란 무엇인가? ②
|
|
|
|
|
자아, 그럼 약속대로 지난 시간에 이어 천기(天棋)누설을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 ^^;
바둑 5천년사를 통틀어 비전(秘傳) 중의 비전으로 꼽히는 기리족보!!
여기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하기에 앞서, 잠시 괴도인의 이야기를 조금 더 하고 넘어가기로 하겠습니다. (원래 약장수는 쉽게 약을 내놓는 법이 아닙니다 -_-;)
 다음의 내용은 괴도인께서 월간××의 「나는 이렇게 1급이 되었다」라는 코너(양실짱이 이 코너의 주인임은 지난 편에 이미 알려 드렸었죠)에 기고하신 원문의 축약판입니다. 이거 전문을 다 싣다간 또 ‘아아, 오늘도 지면이 다 되었군요. 그럼 다음에 ~’ 라 해야 할 것이 틀림없기에 할 수 없이 축약을 ^^
… (과감한 전략) …
괴도인이 바둑을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집안 사정 상 어쩔 수없이 학교를 늦게 들어갔기에 자그마치 스무 살 고령의 고3생이었다.
학비를 스스로 마련하기 위해 우리의 괴도인은 막노동판으로 나가야 했다. 고2까지는 그럭저럭 장학금으로 버텼으나 3학년이 되자 그것마저도 여의치 않았던 것이다.
낮에는 노동판에서 일하고, 밤에는 건설현장의 야간 경비를 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낯선 청년과 공사장 숙직실에서 함께 밤을 보낼 일이 생겼다. 그런데 이 청년이 어디서 구했는지 꼬질 꼬질 때가 낀 바둑판을 들고 오더니 불문곡직 바둑을 두자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바둑의 ‘바’짜도 모르던 우리의 괴도인께옵선 이 청년에게 두어 시간 정도 바둑의 입문 구결(口訣)을 듣게 되었고, 먼동이 터 올 무렵 바둑의 ‘바’짜 정도는 그릴 수 있게 된 것이었다.
며칠 뒤 괴도인은 헌책방에 들렀다. 서가에 머문 채 한 손에는 「현대문학」을, 한 손에는 「월간바둑」을 움켜쥐고는 망설이고 또 망설였다. 두 권 모두 사고 싶지만, 허전한 주머니는 오직 한 권만을 선택하라 강요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아, 문학이냐, 바둑이냐!! 그것이 ‘몬다이’로다!!
잠시 후. 책방을 나서는 괴도인의 손에는 월간바둑이 쥐어져 있었고(바둑 만세!) 이것으로 그의 인생은 절반쯤 결정이 난 셈이었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우리는 괴도인의 옥의 티 한 점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이날 서점에서 다른 바둑책도 많은데 하필 월간바둑을 손에 쥐었던 이유를 굳이 지면을 통해 밝히지 말았어야 했던 것이다. 여기서 그의 육성을 들어보기로 하자.
“그 당시 나는 무슨 무슨 바둑책이 좋은지, 아니 솔직히 바둑책이란 것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양실짱 註 : 그래서 집히는 대로 그냥 산 것이 하필 월간바둑이었다)”
<당시 월간바둑 편집부에서는 이 문장에 밑줄을 그어 놓고, 과연 괴도인에게 원고료를 지불할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해 상당한 논의가 있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 -_-;>
 이후 괴도인은 월간바둑에 실린 기보란 기보는 수십 번씩 놓아보며 바둑 독공(獨功)에 들어갔다. 보면 볼수록 재미와 호기심이 솟았고, 결국 우리의 괴도인께옵선 장장 6개월만에 월간바둑 과월호 한 권을 찜 쪄먹을 정도로 완벽 통달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 해 겨울.
괴도인은 난생 처음으로 기원이란 곳을 방문하게 된다.(버버리 코트 깃을 세우고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할아버지 원장 : 몇 급 정도나 두십니까?
고3 괴도인 : 전 급수란 걸 모릅니다. (양실짱 註 : 이 얼마나 멋진 말인가 ㅜ.ㅜ 감동)
- 이때 젊은 사범 등장
사범 : 그럼 바둑을 배운 지는 얼마나 되는지요?
고3 괴도인 : 6개월쯤 월간바둑지 한 권만 보았습니다.
사범 : -,.- 그럼 일단 아홉 점만 깔아 보슈.
결과는 모두들 짐작하시겠죠? ^^;
이날 우리의 괴도인께선 난생 처음 인간으로서 더 이상 비참할 수 없을 정도의 참담한 패배를 당하고야 말았던 것입니다. 대마란 대마는 몽땅 죽이고, 만방, 아니 십만방으로 깨진 우리의 괴도인.
그는 집으로 돌아와 스스로를 책망하였습니다.
‘인간의 머리는 거의 같을진대 왜 나는 이토록 많이 깔고도 맥없이 무너졌단 말인가?’
(로 시작해서)
‘나는 남들과 다투고 싶지 않다. 그런 내가 승부의 게임을 즐긴다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행동이 아닌가?’
(를 거쳐)
‘그러나 남을 이기는 것조차 부끄러워하는 놈이 대체 무얼 한다는 말이냐?’
(를 가로질러)
‘바둑은 승부게임이지만 하나의 예술작품이 아니던가? 즐거움 속에 웃음이 있고, 이기든 지든 늘 아쉬움을 갖게 하고, 그래서 훗날 즐거운 만남을 기약하게 한다. 바둑이야말로 세상 어떤 게임보다 자유롭고 민주적이며 공평하지 않은가?’
(~에 도달하다)
우리의 괴도인은 다시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리고 기원을 다시 찾았다.
괴도인 : (목소리 좌악~ 깔고) 사범님 용건이 있습니다.
사범 : 뭡니까?
괴도인 : 내일이 제 월급날입니다.
사범 : 그런데요?
괴도인 : 내일 월급날 기념으로 술내기 한 판 지도를 받고 싶습니다.
사범 : 그러시죠.
괴도인 : 그런데 건방진 소리로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맞두고 싶습니다.
기원이 완전히 웃음바다가 된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자, 이 얘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결과가 어떻게 되었냐구요?
글쎄요, 어떻게 되었을까요? ^^;
이날 우리의 괴도인은 기원 사범에게 꼭 3집을 이겼다고 합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사범은 보통 1급을 두 점, 석 점씩 접어주는 ‘진짜 1급’이었다는 것이죠. 이게 믿어지십니까? 완전히 무협지라구요? (솔직히 무협지로군요 -_-;)
 괴도인은 이날로 이 기원의 사범으로 취직이 되었고, 얼마 후 기원을 아예 통째로 인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낯선 청년으로부터 바둑을 처음 배운지 꼭 1년만의 일이었다고 하지요. 괴도인은 자신이 인수한 기원 대문에다 손수 새 간판을 내걸었습니다.
'신선도장'
이 이야기는 괴도인의 100% 체험수기입니다. 사실 믿거나 말거나의 스토리이고, 이 글이 실리고 난 뒤 월간바둑 편집부 기자들은 독자들로부터 전화공세 깨나 시달렸다고 하지요. ‘도대체 그 사람이 누구냐’, ‘제발 부탁이니 그분 연락처 좀 알려 달라’부터 시작해서 ‘그따위 허무맹랑한 글을 어떻게 잡지에 실을 수 있느냐!’는 항의까지, 괴도인 관련 글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그 스펙트럼이 엄청나게 넓었답니다 ^^
그럼 이제부터 그 신비의 기리족보(棋理族譜)에 대해 상세히, 아낌없이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슬슬 약을 팔 때가 되었군요 ^^)
기리족보의 사용법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편에서 알려드린 바 있으므로, 여기서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여하튼 기리족보의 핵심은 ‘끗발 높은 놈이 왕이다’라는 점만 잊지 않으시면 됩니다.
다음은 기리족보가 실린 소설 하권 후반부 부록편의 일부입니다.
○ 기리족보의 서열
1땡: 우선권
2땡: 묘수
1. 붙이면 젖혀라(때로는 뻗어라) - 나의 세력으로
2. 맞끊으면 뻗어라 - 나의 세력으로
3. 두점머리는 두들겨라(2단젖힘)
4. 한 수 끊어 두는 데 선수의 의마가 있다.(양실짱 註: 에에~ ‘의마’는 ‘의미’의 오자인 것으로 보입니다 -_-; 어? 다들 아시는구나)
5. 쌍립의 급소
6. 호구의 급소
7. 모자는 日자로 벗어라 - 나의 넓은 세력으로
8. 日자는 건너 붙혀라. (양실짱 註: 역시 ‘붙여라’겠죠?)
9. 붙힘의 급소(양실짱 註: 오자가 많군요 -_-; ‘붙임’)
10. 좌우동형은 중앙이 급소(3日)
11. 모양의 급소(삼각형)
12. 일립이전, 이립삼전(공격, 수비)
헉헉, 다 옮기기가 벅차군요.
어쨌든 이것이 그 신비의! 기리족보입니다. 모두 열두 개 초식으로 구성되어 있지요.
음 … 많은 분들의 눈이 가자미 모양을 띠고 계시는군요. -_-; 당연합니다.
여하튼 괴도인이 출시한, 그것도 몇 달씩 뜸 들여 발표한 기리족보의 서열은 이것이 전부입니다. 양실짱도 처음에 이거 보고 쓰러지는 줄 알았습니다 -_-;
이것으로는 여전히 매우 배가 고프실 줄 알기에, 그 옆면에 나온 ‘바둑이란?’이란 난을 마저 보여드릴까 합니다. 그럼, 보시죠.
○ 바둑이란?
조화와 균형의 예술
1. 공격하려면
① 상대의 말이 몇 립이냐?
② 위로 → 옆으로
③ 미사일과 日자로 혼용 (모자)
2. 갈라 치려면
① 귀의 日자에서 1립2전이되는 곳
3. 수비를 하려면
① 뒷문을 닫아라
② 봉쇄를 피하라
4. 깨려면
① 뿌리로 깨라(3박자)
5. 행마의 급소란(한 칸 뜀)
① 상대가 안 움직여도 30집 이득
② 상대가 움직이면 90집 이득
6. 사격술 → 정조준
① 간접적으로 필연적인 수순을 …
여기까지입니다.
이 5천년 바둑사상 초유의(헉! 또 돌 날아온닷!),
황당+허탈한 기리족보의 쓰임새에 대해서는 다음 편을 기약해야 할 것 같군요. 아무래도 초식의 쓰임을 보여드리기 위해선 이해를 돕기 위해 화려한 동영상과 플래시, 자바 등등의 기법을 이용하여 엄청나게 비주얼한 화면을 구성해야 할 것 같아서입니다. ^^;
오늘은 우리의 괴도인께옵서 바둑교실을 친히 운영하며 제자 어린이들에게 어떻게 자신의 비전을 전수하고 있는지에 대해 들려드리며 2편의 막을 일단 닫을까 합니다. 일명 ‘10개월 만에 1급 만들기 프로젝트!!’
입문 : 원생이 입문하면 가장 먼저 바둑의 규칙과 예절을 가르친다.
1주째 : 비로소 바둑을 두게 한다. 이후 한 달간 사활문제 300개와 월간바둑에 실린 기보를 20국정도를 복기시킨다. 아이들에게 어려울지 모르나 처음부터 바둑책을 보는 습관을 들이게 해주려 노력한다. 이는 반복적인 복기를 통해 기리족보의 서열을 습득케 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달 시험을 통해 흥미를 유발시킨다. 여기까지 10급에서 15급 정도가 된다.
2개월째 : 사활 300개를 풀고, 역시 기보 20국 정도를 시험 본다. 8급에서 12급 수준.
3개월째 : 비로소 기리족보의 서열로 공부를 한다. 사활 300개 풀고 기보 20개 복기. 5급에서 10급 정도가 된다.
4개월째 : 기리족보의 서열을 통해 정석을 만드는 과정을 배운다. 4급에서 8급 정도가 된다.
5개월째 : 포석 족보를 가르친다.(양실짱 註 : 음, 이런 족보가 또 있었군요) 사활은 계속 300개씩을 푼다. 기보 20국 복기.
6개월째 : 맞바둑 정석을 배운다. 비로소 3급이 된다.
7개월째 : 기보 30국 정도를 복기하고 일기를 쓰게 한다. 조남철 9단의 명저 「행마의 급소」와 사카다 에이오 9단의 「정맥과 급소」를 보게 한다.
8개월째 : 수상전의 수읽기를 500개의 묘수풀이를 통해 학습시킨다.
9개월째 : 스승(물론 괴도인)과 석점 대국을 갖고 복기를 한다.
10개월째 : 드디어 1급의 경지에 오르게 된다!!!!
|
|
|
|
|
|
|
|
|
|
|
|
|
|
|
|
|
.gif){kind=logo}
斯文亂賊
광어생각
COSMOS
COSMOS
등용문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