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프로기사가 됐어요. 프로기사로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건 당연한 욕심인데요. 혹시 성적 내고 싶은 대회가 있나요?”
“농심배요. 국가대표로 뽑혀서 연전연승하고 싶어요!”
어느 기전에서 성적을 내고 싶은지 물어보자 17살 장건현 초단의 눈빛은 초롱초롱하게 빛난다. 농심배 본선에 나가 연승 퍼레이드를 펼치고 싶다는 또박또박한 목소리엔 입단의 갈증보다 더 큰 갈증이 남아있단 짙은 호소력을 던져준다. 입단의 기쁨을 맘껏 누려도 족하련만 지금의 기쁨보다도 앞으로의 길이 더 걱정이란 장건현 초단. 26일 한국기원에서 제10회 지역연구생 입단대회를 통과한 장건현 초단을 만나 그동안의 힘겨웠던 입단스토리를 들어봤다.
입단을 축하한다. 기분이 무척 좋을 것 같은데 프로가 된 게 실감나는가?
아직 잘 모르겠다. 조금 더 지나봐야겠다.
입단이 결정됐을 때 부모님이 뭐라 하시던가? 환호성을 지르거나 울지는 않으셨는가?
그동안 수고 많이 했고 장하다 그러셨다. 부산에 내려가 봐야 알 것 같다(웃음).
바둑은 언제부터 배웠나? 프로의 길을 선택한 계기가 궁금하다.
바둑은 7살 때부터 배웠다. 어렸을 때 워낙 산만한 성격이라 아버님이 차분해지라는 차원에서 바둑을 가르쳤다. 덕분에 지금의 성격은 엄청 차분해졌다(웃음).
아무 생각 없이 시작한 바둑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실력이 급상승했다. 대회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두다 보니 주위에서도 내 실력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전국체전 초등최강부에 나가 준우승한 기억이 입단의 꿈을 확고히 심어줬다. 부모님 역시 내 뜻을 존중해주다보니 자연스레 입단의 꿈을 키워갈 수 있었다.
부산에서 입단준비를 해왔다고 들었다. 아무래도 서울보다 지방에서 입단 준비를 하다보니 힘든 사항이 많았을 것 같다. 입단을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알다시피 서울 연구생들과 지역 연구생들 사이는 약간의 실력차가 있다. 강자들과 실전대국을 많이 둬야 하는데 지방에선 그런 환경을 조성하기가 참 힘들다. 그러다보니 다른 연구생들보다 뒤쳐진단 느낌이 많이 들었다. 2년 동안 거의 독학하다시피 공부한 적이 있는데 그 땐 참 외롭기도 하고 내가 어느 선에 올라가 있는지 내 위치를 확인할 길이 없어서 정말 힘들었다.
2년 동안 독학을 했다는 말이 놀랍다. 그럼 일반 연구생들처럼 바둑도장에서 공부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는가?
유명 바둑도장은 서울에 집중적으로 모여 있다. 그러자면 서울로 올라와야 하는데 부모님이 나와 떨어져 지내는 걸 원하지 않으셨다. 장명한 바둑도장에서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공부하다가 그만뒀다. 2007년부터 근 2년 동안 혼자 공부했다.
공부방법이 궁금한데?
실전대국은 주로 인터넷 바둑을 이용했다. 허장회 사범님 덕택에 도장 원생들과 인터넷 대국을 많이 둘 수 있었다. 인터넷 대국으로 면역을 붙이고 프로기보들을 놓아 보면서 최신 감각을 익혔다.
요즘 신예 기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힘이 좋은 바둑이다. 장건현 초단의 기풍도 그런가?
뭐라 구분 지을 수는 없지만 싸움을 즐겨하는 바둑이다. 집바둑은 체질에 안 맞아 잘 못 두겠다. 내 기풍을 말한다는 자체가 조금 부끄럽다. 기풍을 말하기도 뭣할 만큼 지금의 내 실력은 많이 약하다.
겸손이 지나치다(웃음). 이제 프로가 됐는데 프로기사로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건 당연한 욕심이겠다. 혹시 성적 내고 싶은 대회가 있나?
농심배다. 국가대표로 뽑혀서 연전연승하고 싶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예전 농심배 부산2차전에서 기록을 맡은 적이 있다. 최철한 9단과 조치훈 9단, 조한승 9단과 씨에허 7단의 바둑을 직접 보면서 기보를 작성했는데 그 때의 분위기를 지금도 잊지 못하겠다. 국가대표로 뽑혀 세계의 기사들과 대결한다는 자체가 엄청난 영광이다.
평소 흠모하는 기사는 누구인가?
조치훈 9단이다. 조치훈 9단의 프로정신을 존경한다. 목숨을 걸고 둔다는 말처럼 매판 최선을 다해 열정적으로 두는 모습이 귀감이 된다.
기자 개인의 생각이지만 프로기사로서 성적만이 최고의 업적은 아닌 것 같다. 바둑 두는 것 외에 다른 것에 도전해보고 싶은 것은 없는가?
오랫동안 부산에 살면서 입단 준비를 해오다 보니 지방 바둑의 열악함을 느꼈다. 잘은 모르겠지만 훗날 기회가 된다면 지방 바둑보급에 힘써보고 싶다.
입단대회는 몇 번이나 참가했었나? 행여나 이번에도 실패했다면 내년에 또 도전할 생각이었나?
몇 번인지 세어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다. 일반인 입단대회는 7~8번 나간 것 같고 지역연구생 입단대회는 5번 나갔다. 입단은 걱정하지 않았다. 이번에 떨어지더라도 또 도전했을 것이다.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든 건지 잘은 모르겠지만 언젠가 꼭 입단할 수 있단 믿음이 있었다. 포기하고 싶단 생각이 들면 들수록 더 바둑에 몰입하게 됐고 더 지독하게 공부했다.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지면을 빌어 소개할 기회를 주겠다.
감사할 분들이 굉장히 많다. 많은 분들의 응원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오지 못하고 쉽게 포기했을 것이다. 먼저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기도로 힘을 더해주신 김인곤 목사님과 성도님들께 감사드린다. 장남이다 보니 가족들과 친인척들의 관심이 대단했다. 그분들께도 더할 나위 없는 감사를 드리고 싶다. 기대한 만큼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최철한사범님의 뒤를 이어 짱짱한 부산바둑의 기개를 만방에 떨치시고~
또 부산바둑을 위해서도 ..힘써 주세요..
장건현사범님 화이팅.
장..짱..짱짱하게 짱드시라우요..ㅎㅎ
AKARI
짱짱..장건현..홧팅.
AKARI
｜ 2009-08-27 오전 8:10:00 [동감0]
헛..^^;;장건현초단.........입단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 바둑 두시고..
농심배..ㅎㅎ
1차전은 중국에서 중국이 잘하고
2차전은 부산에서 한국이 잘하고..
3차전은 중국에서 양국이 피터지게(?) 대결하고..
계속 그런 구도였는데..
그렇다면..
한국부산에서 부산싸나이가 바둑을 두면..바둑빨(죄송^^;)이
더 있을까요? ㅎㅎ
꿈의의미
｜ 2009-08-26 오후 11:20:00 [동감0]
뜬금없이 이런 말 하긴 그렇지만, 17세??? 굉장히 성숙(?)하시네요.ㅋ
AKARI
성숙하고 의젓(^^)해보시지요? ^^
세븐짱★
｜ 2009-08-26 오후 9:58:00 [동감0]
근데 정말 올만에 보니 많이 변했네요 길에서 만나면 몰라볼듯...어릴때모습은 하나도없구 듬직하고 의엿한모습이네요^^*
세븐짱★
｜ 2009-08-26 오후 9:55:00 [동감0]
입단축하해요 장건현사범님~~꼭 입단할거라는거 진작에 알고있었지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열심히 하여 꼭 농심배대표가되어 연승하길 기도할게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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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독학을 했다는 말이 놀랍다. 그럼 일반 연구생들처럼 바둑도장에서 공부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는가? 
차오탑
AKAR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