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5일~6일 하이원리조트에서 1박2일간 가진 제41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꿈나무 바둑캠프는 명인 이세돌 9단과 함께 하는 시간 외에도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참가 아이나 부모들로부터 “내년에도 꼭 오고 싶은 캠프”라는 호응을 얻었다.
등수를 가리는 바둑대회 일색에서 벗어나 경쟁을 잊고 진정 신나게 즐기는 바둑캠프인 데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다문화가정 어린이와 부모를 초청해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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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에서 올 4월부터 다문화가정 아이들 15명을 매주 토요일 2시간씩 가르치고 있는 김성래 4단은 “이번은 광진구 다문화센터 어린이만 초대받았지만 내년에는 좀더 확대돼 대부분 입문단계에 머물고 있는 다문화 어린이들끼리 별도 미니대회를 치를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첫 초청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대부분의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처음 왔을 땐 가만히 앉아있지를 못했는데 바둑을 배우고 나서는 자세 하나만큼은 굉장히 좋아진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대체적으로 더 산만한 원인은 엄마들이 외국인이다 보니 한국말이 서툴고 한국사회정서에 아무래도 어두울 수밖에 없는 탓에 아이들에 제때제때 잘 못 맞춰주는 까닭도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바둑의 기술은 그다지 중요치 않다고 본다. 바둑을 배워 태도가 좋아졌다는 것 이것 하나만으로도 바둑의 교육적 효과가 다문화 아이들에게는 특히 크다. 하이원리조트에서 바둑캠프에 다문화 어린이와 부모를 초청해준 것은 바둑의 범위를 넘어서 사회적으로도 매우 의미 있는 공헌이라고 본다.”
▲ 광진구 다문화센터 바둑교실 어린이를 인솔하고 온 김성래 4단은 기력이 아직 입문수준인 다문화 어린이와 부모를 위해 바둑문제로 재미있는 '빙고 게임'을 진행했다.
교토통신 한국주재기자 사카베 데츠오 씨도 아들 장석준(11세)과 같이 바둑을 배우고 있는데, 아이가 차분해졌다고 인정한다. "예전에는 바둑에 대해서 잘 몰랐다. 아들이 축구를 아주 좋아하고 성격이 지나칠 정도로 활발한데 바둑을 배우고 나서 좀 침착해지고 좋은 점이 많은 것 같아서 나와 함께 계속 배우고 있다."
2005년 필리핀에서 한국에 온 쉴라그란데 자알라퀼 씨는 아들 조민혁(7세)을 데리고 캠프에 참가했는데, 바둑을 배운 뒤 아이가 산수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며 휴대폰게임은 하지 않고 오직 바둑만 좋아한다고 말한다.
엄마 다니구치 마유미 씨와 함께 온 송연화(6세) 어린이에게 “바둑캠프에서 제일 재미있었던 게 뭐였냐?”고 물었더니 “바둑두는 게 제일 재미있었어요.”라고 답한다.
리얼리? ^^ 어떤 시간을 가졌기에 이토록 이구동성으로 재미있다고 하는지 사진으로 하이원리조트에서 보낸 꿈나무들의 바둑캠프 이틀을 들여다보자.
▲ 바둑캠프장인 하이원리조트에 도착하니 하이원의 마스코트 '하이하우'가 반갑게 맞아준다.
▲ 전면 예술 같은 건물이 캠프행사를 펼칠 마운틴 플라자동.
▲ 팔을 쭉 뻗어도 엉덩이를 들어야만 손이 바둑판 끝에 닿을락말락하는 6~7세 꼬마소녀들의 대국모습이 앙증스럽다.
▲ 정석과 포석을 공부하는 로테이션 강의.
▲ 박병규 8단이 진행한 로테이션 강의 '바둑상식 코너'.
"돌부처는 누구의 별명이죠?" "이창호 9단이요!"
"39기 명인 박영훈 9단의 별명은 '어린왕자'였어요. 지금도 어린왕자 같아요?" "아니요!" ^^;;
▲ 김성래 4단의 로테이션 사활강의 코너.
▲ 김성진 2단의 멘토링 시간.
(사회자) "가장 보람있었던 시간은 언제였나요?" "언젠가 프로가 될 거라고 믿고 공부했기에 입단 때보다는...오히려 오늘같이 어린친구들에게 좋은 기를 받는 이런 자리가 더 보람 있네요."
(사회자) "우리 친구들 중에 궁금한 거 질문할 사람 없나요?" (한 녀석이) "저기...여자친구 있어요?"
(김성진 2단, 당황하며) "...있어요." (그러자 또 한 녀석, 다짜고짜) "누구예요?"
(김성진 2단, 급당황+황당) "...나중에...알게 될거야..." (여기서 사회자 급개입). "바둑 외적인 질문 말고 다른 질문~~" ㅡ,ㅡ;;
▲ 쉬는 시간에 보인 아이들의 질서의식. 역시 바둑두는 아이들은 뭐가 달라도 한참 다르죠. ^^
▲ 첫날 저녁식사 후에는 매주 토요일 밤마다 여는 불꽃축제도 단체로 구경. 분수쇼와 레이저쇼, 불꽃놀이가 한데 어우러진 하이원의 대표적인 볼거리다.
▲ 불꽃축제 관람을 마치고 돌아와 이세돌 9단-김성진 2단의 지도다면기가 두어지는 동안 나머지 아이들은 신나는 바둑골든벨 시간을 가졌다. 오른쪽 X표를 홀로 선택한 친구의 운명은?
▲ 캠프 이틀째는 곤돌라를 타고 하이원의 명소인 하늘공원을 올라갔다 내려와 청백팀으로 나눠 푸짐한 상품이 걸린 미니올림픽(작은 운동회)을 열었다.
▲ 가장 열광시킨 림보게임. 충암도장의 김지성 군이 65센티미터를 연체동물(?)처럼 통과해 1등을 차지했다. 바둑도 이처럼 유연할까? ^^
▲ 바로 이 소년이 '연체소년'. 하이원 홍보팀 허은구 대리로부터 충암도장을 대표해 미니올림픽 1등상을 받았다.
▲ 광진구 다문화센터 바둑어린이들은 2등했어요!
▲ 엄마, 저도 크면 바둑 가르쳐주세요. 그래야 바둑캠프에 또 올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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