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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강에 진출한 김지석, 이기긴 했지만 반집멘붕이 올 뻔 했다. |
8월 28일의 하늘이 강하게 휘파람을 분다. 28일 명인전의 바둑판이 휘파람을 분다. 때론 머뭇기리다 기웃거리다 결국 강하게 착점하고야마는 김지석의 손길에서 휘파람이 들린다.
28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서 열린 제40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16강전, 김지석9랭킹 3위)-나현(랭킹 18위)의 대결에서 김지석이 253수만에 흑불계승을 거둬 본선 8강에 진출했다.
초반대결은 김지석의 의도대로 풀렸다. 폭풍이 오는 날, 오후부터 바둑TV 생방송 중계 해설을 맡은 왕년의 '폭풍', 송태곤 9단은 "초반은 김지석이 좋아 보인다. 그러나 나현은 백번일 때 더 강한 프로다. 특히 상대의 의도에 반발하면서 끝까지 버텨서 이기는 경우가 많은 기풍이다."라고 말했다.
김지석이 적극적으로 덤빈 좌변전투에서 나현이 오히려 득을 봤고 대세는 나현에게 기울었다. 송 9단의 말처럼 나현의 끈질긴 추격으로 김지석이 잠깐 동안 스스로 무너지는 것 처럼도 보였다.
그러나 나현에게도 고비가 왔다. 특히 끝내기로 넘어가던 시점에서 다소 무리하게 중앙에 집을 내려한 시도들이 결과적으로 좋지는 못했다. 바둑은 혼자 두는 것은 아니라서, 나현이 중앙을 벌 때 김지석이 175수 이후로 빵빵 때려가며 집을 불린 것도 적지않아 오히려 약간의 차이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송태곤은 한때 "도저히 누가 이길 것이라고 말하기 힘든 반집싸움"이라고 진단했다.
반집싸움이었지만 나현이 반집패를 확인하고 구태여 계가에 들어가지 않았다. 끝까지 계가했으면 반집이었겠지만 나현이 돌을 던져 바둑은 끝났다. 김지석에게 반집의 멘탈붕괴가 올 뻔했던 대국이 순간 8강의 휘파람으로 바뀌었다. 김지석은 8강에서 이세돌과 만난다.
한편 김지석은 8월 29일 제8기 한국물가정보배 결승3번기 제2국(오후 8시, 해설 목진석)에 출전해 안성준과 대결한다. 결승3번기는 0-1로 김지석이 뒤진 상황이라 28일 나현에게 반집 정도로 졌다면 29일 대국도 위험했을 것으로 보는 바둑계 예상도 있었다.
1968년 창설돼 올해로 40기째를 맞이한 전통의 명인전은 그동안 단 7명만이 ‘명인’에 이름을 올렸을 만큼 새로운 얼굴의 출현이 드문 기전이다.
두 차례 6연패를 포함해 13차례 우승한 이창호 9단이 명인전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 중이고, 조훈현 9단이 12차례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명인전의 사나이’ 서봉수 9단은 7번, 고(故) 조남철 9단과 이세돌‧박영훈 9단이 각각 2번, 김인 9단이 1번의 우승 기록을 가지고 있다.
제40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의 우승상금은 8000만원, 준우승상금은 2400만원. 제한시간은 각 2시간에 1분 초읽기 3회다.
▲ 나현(좌)-김지석(우), 김지석이 고개를 바짝 숙이며 착수를 고민하고 있다.
▲ 움? 두려다 말고 갑자기 다른 좋은 생각이 떠올라?
▲ 김지석의 착수
▲ 나현의 장고, 침착하게 잘 받아치는 기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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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수꽁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