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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진서(오른쪽)의 연승을 두번이나 끊을 기회를 맞았던 원성진. 이번엔 쉽지 않았다. 신진서는 18연승을 노래하고 있다. |
지난 2월, 신진서 9단은 무서운 연승기록을 작성하고 있었다. 무려 36연승.
그러나 어떤 연승도 언젠가는 멈춘다. 막아선 기사는 신진서보다 15년 연상인 원성진 9단이었다.
다시 신진서는 17연승을 달리고 있다가 또 원성진을 만났다. YK건기배에서였다. 요즘 원성진은 어떤 불리한 상황에서도 기적처럼 일어나는 악바리로 통한다. 그러나 이번엔 신진서가 어떤 틈도 허용하지 않았다. 신진서가 18연승을 쾌속 질주하고 있다.
5일 서울 마장로 바둑TV스튜디오에서 펼친 2023 YK건기배 본선리그에서 신진서가 원성진에게 흑으로 133수 만에 불계승하며 리그 3승을 작성했다.
중반까지 팽팽했는데, 원성진이 우하 돌 잡는 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무심결에 단수로 잡는 실수를 하면서 순식간에 엷어졌다. 그 탓에 피곤한 말이 3개 생겼다. 신진서는 편안해진 국면에서 안정적으로 원성진을 몰아붙였다. 대국을 시작한 지 1시간 30분 만에 원성진은 항복했다.
▲ 40개월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는 신진서. 올해 36승3패(92.31%)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신진서는 원성진에 대해서 “한수 실수로 승기를 내주었던 기억이 많았다. 그런 실수를 안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년의 60초 초읽기 규정보단 이번의 피셔방식(시간누적방식)이 잘 맞는 것 같다. 저는 초반에 빨리 두는 스타일이라서 시간을 모을 수 있다.”고 했다.
원성진은 “최대한 괴롭혀 보려고 했는데, 중반에 돌이 엷어진 바람에 순식간에 승부가 났다. 아무래도 시간이 좀 없다 보니까 계속 실수를 한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이번 본선리그는 전기대회 우승자 강동윤 9단과 준우승자 박정환 9단이 합류해 본선 진출자 4명, 후원사 시드 2명과 함께 결승티켓을 놓고 8인 풀리그를 펼친다.
본선 리그 1ㆍ2위는 결승에 올라 결승5번기를 통해 두 번째 대회 우승컵의 주인을 가린다.
2023 YK건기배는 지난 대회와 달리 우승ㆍ준우승 상금이 각각 1000만 원씩 증액되는 등 더욱 내실을 갖췄다. YK건기가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2023 YK건기배의 우승상금은 6000만 원, 준우승상금은 3000만 원이다. 생각시간은, 시간누적방식으로 기본 10분에 매수 추가로 40초를 준다.
▲ 한국 8위 원성진.
[그림1] 신진서가 흑1로 움직여갔을 때 국면이 요동쳤다.
[그림2] 원성진이 3으로 받았다. 별 문제가 없어 보이는 이 수는 이후 백이 곳곳에서 엷어지게 한 원인이 됐다.
[그림3] 흑1은 당연하다. 이후 백은 A 또는 B로 활용당하는 수단이 남았는데 생각보다 이게 컸다.
[그림4] 10까지는 실전진행. 백에게는 흑4가 아프다. 흑10도 강력하다.
[그림5] 흑4 때 5로 받았는데, 운명처럼 6의 단수가 멋들어지게 들어가고 8까지 백을 봉쇄한 흑이 아주 우세한 형세가 됐다.
[그림6] 만약 백1로 젖힌다면 흑2가 기다린다.
[그림7] 백1엔 흑2, 4로 공격을 이어간다. 백은 안형을 뺏긴 채 공격받는 신세가 된다.
[그림8] 4까지 흑이 완전히 주도권을 잡는 변화다.
[그림9] 국후 신진서는 흑세모 때 백1로 두었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흑2엔 백3으로 슬슬 는다는 것. 이랬으면 아직 긴 바둑이다.
[그림10] 인공지능은 백1도 괜찮다며 추천한다. 이젠 백이 활용당할 곳이 줄어들므로 손을 돌려 상변 3 정도로 향하면 이것 역시 긴 바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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