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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국민 기력향상 프로젝트'는 가동 중이다. 끝내기를 책임지는 이다혜 '전문의' 가 흰 가운을 입고 사이버오로 이용자와의 대국을 준비하고 있다. 왼쪽은 진행자 김여원 씨. |
수만판, 아니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대국수를 자랑하면서도 실력은 늘 제자리인 사람이 많다.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이론이 결여되서다.
‘바둑은 잘 두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물음에 대한 답과도 같다. 실전과 이론이 적절히 조화를 이룰 때 바둑이 는다. 그러나 실전은 많지만 이론은 터무니 없이 부족한 사례를 더 자주 보게 된다.
실전만으론 바둑이 늘 수 없을까? 그렇다. 생각만큼 잘 늘지 않는다. 바둑은 본질적으로 이론으로 똘똘 뭉쳐 있는 놀이이기 때문이다.
명절 때 시골에 가면 자녀에게 바둑을 가르치는 친척의 경험담을 듣는다. 바둑교실에 보낸 지 몇 달밖에 되지 않은 아들이 단박에 자신의 대마를 잡고 이기더라는 얘기 같은 것들이다. 착실한 이론의 습득이 수많은 실전을 넘어선 사례다. 이론을 충분히 습득하는 게 실력 향상의 왕도다. 이론이라고 하니까 책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상수에게 조언을 듣는 것도 이론을 보강하는 행위다.
상수로부터 자신 바둑의 약점을 지적받는 것은 다시 말해 기력 증진을 위한 소중한 기회다. 다들 이걸 모르는 건 아닐 것이다. 그런 기회가 잘 찾아오지 않으니 문제지… .
상세하게 바둑을 진단하고 또 처방까지 내려주는 프로가 있어 화제다. 사이버오로와 K-바둑(한국바둑방송)이 힘을 합쳐 만드는 전 국민 기력향상 프로젝트 ‘바둑비타민’이다.
▲ 바둑비타민은 수요일과 목요일 생중계된다. 이곳은 K-바둑 부조정실.
▲ 스튜디오 지휘와는 별도로, 오로대국실에 입장해 사이버오로 이용자들과 실시간으로 대화하고 이벤트 문제 출제도 하는 윤상현 피디.
▲ 음향은 이곳에서 조정된다.
클리닉을 연상케, 의사 가운은 ‘실제’
바둑비타민을 제작하는 스튜디오의 뒷벽엔 알약과 주사기 형상 등 병원을 상징하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 그 중에서 바로 눈에 띄는 것이 의사 가운이다. 바둑 진단과 처방을 맡은 3명의 프로기사 홍민표, 이현욱, 이다혜는 하얀 의사 가운을 입고 있다.
실물과 비슷하게 본 뜬 게 아니라 진짜 의사들이 일할 때 입는 그 옷이다. 이흥우 담당 피디는 고집스럽게 의사 가운을 파는 곳을 직접 찾아가서 구입했다. 홍대 근처, 규모가 크지 않은 그곳 주인 아주머니는 수상하다는 듯이 피디를 계속 힐끔힐끔 쳐다 봤다. ‘의사는 아닌 것 같은데 어디에 쓰려나…’라는 듯이. 아주머니가 무슨 상상을 하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피디는 수상쩍어하는 아주머님의 눈길을 아랑곳않고 의상을 구입해서 돌아왔다. 조금이라도 생동감을 주는 건 '실제'에서 나온다는 믿음이다.
▲ 실제 의사들이 입는 가운입니다~
- 그럼 볼펜은요?(기자)
"음... 그건... 그냥 피디님들이 쓰시던 거... ^^*"
오징어 사연
바둑비타민 4부가 시작됐다. 오로대국실 51번방에는 강원도에 거주하는 윤세영 씨와 이현욱 프로가 대치하고 있었다. 전화로 연결된 윤세영 씨의 목소리는 무척 들떠 있었다.
“(프로기사와의 대국이 처음이라) 가슴이 콩닥콩닥한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고의 영광이다.”
이전에 사이버오로 지도기 신청난에서 사연과 신청을 해 채택이 된 걸 확인한 윤세영 씨는 기쁨에 겨워 오징어를 K-바둑에 보냈다. 오징어가 도착한 날이 마침 이현욱 프로가 대국을 하기로 한 때였다. 이현욱 프로와 K-바둑 스태프들은 오징어를 질겅질겅 맛있게 씹으며 생중계를 준비했다.
이날 이현욱 프로는 6점 접바둑을 두어 윤세영(청천세심 5단) 씨한테 졌다. 이현욱의 바뀐 결심과 배치된 결과였다. 이현욱 프로가 결심을 바꾼 건 이다혜 프로 때문이다. 바둑비타민은 이현욱, 홍민표, 이다혜가 돌아가면서 나오는데 이다혜 프로가 가장 먼저 패배를 기록하면서 바둑팬에게 바둑판을 선물하게 됐고 ‘천사표’의 이미지를 얻었다. 바둑비타민이 생길 때 '천사표가 돼야지'라고 마음 먹었던 이현욱 프로였지만, 이다혜 프로처럼 똑같이 천사표가 되면 재미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귀’ 콘셉트로 이미지 변신을 꿈꾸던 참이었다. 그랬는데 청천세심 5단에게 져버린 것이다.
청천세심 5단의 착실한 반면운영이 낳은 승리였음이 분명했지만 이현욱한테는 ‘마귀가 돼 보겠다더니 어떻게 된 거냐?’ ‘방송 전 오징어로 말미암아 마음이 약해진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가 쏠렸다.
▲ 각종 사연과 함께 바둑비타민 지도기 신청난은 길게 줄을 섰다.
▲ 사이버오로 대화창은 언제나 시골 장터처럼 시끌벅적하다. 바둑비타민이 중계되는 날이면 더욱 북적인다.
▲ 부조정실은 긴장 중.
천사 캐릭터 이다혜
“피디님, 바둑판 포장 준비해 주세요.”
사이버오로 대국실엔 이런 유행어가 생겼다. 바둑비타민 진행 중엔 응원이 일방적으로 오로이용자한테 쏠린다. 그런데 오로이용자가 국면을 잘 풀어가면서 프로를 수세로 몰아붙이면 더욱 뜨겁게 분위기가 달궈지면서 ‘승리가 확실하다’는 의미로 위의 유행어를 쓰는 것이다.
K-바둑 부조정실 내부에선 이와 동시에 “정말 포장을 준비해야 하나?”라는 농담이 오간다. 세 명의 ‘전문의’는 물론 최선을 다한 수로써 대국에 임하지만 바둑판이 좀 더 많이 오로사용자에게 돌아가길 바라고 있다. 또, 바둑판은 풍성히 준비돼 있다.
다른 두 명의 전문의에 비해 좀 더 많이 바둑판을 주고 있어 마음 착한 기사로 인식되는 이다혜 프로는 “너무 천사여서는 안 되겠다.”면서 대국을 준비하고 있었다.
▲ 방송 전 머리가 한 번 더 다듬어지는 이다혜.
▲ 자, 시작합니다.
▲ 바둑언더스탠드 시절부터 MC를 맡아오고 있는 김여원 씨.
▲ 다섯점. 적지 않은 치수다.
▲ 스튜디오 뒷벽에는 비타민 알약이 재미있게 그려져 있다.
그런데 변신은 불발했다. 의외의 변수가 숨어 있었다. 바둑비타민은 대국 중간에 돌발 퀴즈가 나간다. 최근 프로기전 타이틀을 누가 땄는지, 입단연도는 언제인지 등 바둑계 이야기나 대국자에 대한 걸 묻는 것이다.
'한국 여자기사중 가장나이 어린 기사는 ?'이라는 물음이 한창 대국 중에 화면을 가르며 나타났다. 진행자와 전문의는 답을 말함과 동시에 서둘러 " 저희 두 사람의 나이는 공개하지 않는 걸로 ...."라고 사전봉쇄에 들어갔다. 하지만 결국 이야기는 돌고 돌아 나이 얘기와 결혼 얘기로 옮아갔다. 이윽고 '이다혜 프로는 언제 결혼하나?'가 주제가 되자 이다혜 프로는 "집중이 안 되네요."라며 눈웃음을 지었다.
▲ 하하하, 저희 나이는 노코멘트 하는 걸로...^^
불길은 더욱 번져 이다혜 프로의 별명은 무엇일까로 이야기가 커졌다. 이다혜 프로는 대답을 좀 피하려고 했다. ‘공주’라는 말이 들어가는 별명이라서 밝히기가 꺼려진다고 이다혜 프로가 입장을 밝혔는데, 이는 대화창 ‘논객’들의 궁금증을 더 증폭시키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대화창에는 ‘반상의 공주’ 또 이를 패러디한 ‘밥상의 공주’를 비롯해 각종 ‘답’이 들끓었고 결국 이다혜 프로는 ‘얼음공주’라고 답을 말했다. 대국할 때 표정이 차가워 보인다고 해서 붙었던 예전 별명이다.
바둑 진단은 어느덧 거의 예능 토크쇼에 가까워졌다. 형세는 흑 쪽으로 기울어졌다. 바둑은 그렇게 끝났다. 이날도 예쁘게 포장된 바둑판이 오로이용자에게 전달될 준비를 마쳤다. 이다혜 프로는 비록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곡절 끝에 천사표 이미지를 또 한 번 강하게 굳혔다.
바둑비타민은 현재진행형
전 국민 기력향상 프로젝트 ‘바둑비타민’은 중반이다. 한창 이용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프로기사와의 지도대국에서 이기면 바둑판(20만원 상당)과 사이버오로 1개월 정회원권 그리고 1억 포인트를 받는다. 지더라도 10일 정회원권과 2천만포인트를 지급받는다.
바둑비타민 지도기 신청하기 (☞클릭!)
사이버오로의 지도기 신청난에 사연을 입력하면 참여할 수 있다. 어떤 사연이 좋을까. K-바둑 이흥우 담당피디는 “사연이 채택되려면 무엇보다도 정성이 있는 편이 좋다. 툭 던지기 보다는 뭐라도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방송으로 전화 연결할 때도 물어볼 말도 생기고 하지 않겠나.” 라며 요령을 알려줬다.
▲ 프로그램은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뉜다. 후반부는 복기시간이다.
▲ 오늘도 졌네요~ ^^
▲ 바둑판이 오늘도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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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P
낭낭^^
따라울기
우리시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