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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팀 주장의 맞대결이자 양이(兩李)의 66번째 대결에서 이창호 9단이 이세돌 9단을 이겼다. 팀 승리를 견인한 이창호 9단은 이세돌 9단과의 통산전적에서 35승31패의 우위를 유지했다. |
2015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6라운드 1경기
선두 넘보던 신안천일염, 정관장 황진단에 덜미
이창호와 이세돌, 특급 레전드 간의 흔치 않은 대결에서 이창호 9단이 승리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17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5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6라운드 1경기에서 최하위 정관장 황진단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눈앞에 둔 신안천일염을 3-2로 꺾었다. 이창호 9단이 무엇보다 귀중한 선제점을 올렸고, 김정현의 추가점에 이어 박시열의 마무리 승점이 보태졌다.
드물게 성사된 두 레전드의 만남에 모든 관심이 쏠린 하루였다. 양 팀 주장의 맞대결이자 통산 66번째의 양이(兩李)대결. 이창호의 정관장 황진단은 꼴찌 탈출이라는 명제가 걸렸고, 이세돌의 신안천일염은 한시바삐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짓기 위해 반드시 이기고 싶은 일전이었다. 바둑리그에선 2013년 6월 이창호가 불계승한 후 1년 3개월 만이고, 올 들어선 맥심배 16강전에서 이세돌이 불계승한 후의 재회.
시선을 사로잡은 대결은 이창호 9단의 역전 불계승으로 끝났다. 중반에 들어설 때만 해도 완연한 이세돌의 페이스. 좌상 일대를 크게 접수한 후 하변에서 상당한 전과를 올리는 등 기분 좋은 흐름이 이어졌다. 그러나 결정타를 날렸다 싶은 중앙에서 크게 헛디뎠고 그 틈을 이창호가 파고들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세돌 선수가 잘 둬 놓고 중앙 정리가 안 돼서 지는 건 보기 드문 일인데요"
중계석의 송태곤 해설자는 석연치 않은 이세돌의 패배에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이세돌 9단이 이창호 9단과 둘 때면 보다 조심한다고나 할까. 다른 기사와 대국할 때와는 확실히 다른 게 있는 것 같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승리한 이창호는 이세돌과의 전적을 35승 31패로 조금 더 벌렸다. 1999년 첫 대결을 시작한 이래 2009년까지는 이창호가 31승21패로 앞섰고, 2010년 이후엔 이세돌이 10승4패를 올리고 있다.
▲승리 직후의 이창호 9단. 대국이 끝날 때면 땀으로 가득하던 얼굴이 몰라보게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천하의 어떤 명의도 고칠 수 없다'던 고질병(열)이 마침내 치유된 것일까. 더불어 초읽기 때 허둥대던 모습이 사라졌고 승부 또한 후반 역전승이 많아졌다. 삼성화재배 16강 진출 등 최근의 성과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 보는 이유.
이창호의 승리는 팀을 7위에 올려놓은 견인차가 됐다. 최종국에서 4지명 박시열이 대어 목진석을 낚은 정관장 황진단은 3-2로 승리하며 전반기 신안천일염에 당한 1-4 패배를 설욕했다. 승리 시 포스트시즌 진출을 굳힐 수 있었던 신안천일염은 최하위팀에게 불의의 일격을 맞은 것이 아팠다. 선두까지 넘볼 수 있었던 상황에서 8승6패로 주춤거리며 남은 경기에 전력을 기울여야 하는 입장이 됐다.
이세돌-조한승-목진석으로 이어지는 팀의 1~3지명이 모두 패배한 것도 이번 시즌 들어 처음 있는 일. 송태곤 해설자는 "신안천일염의 경우는 개인 승수가 워낙 압도적이어서 포스트시즌 진출엔 문제가 없을 것이다."라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팀 분위기가 자율적으로만 흘러선 곤란하다. 이 제부턴 끈끈한 팀워크를 만드는 데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이란 충고를 남겼다.
▲제5국. 목진석에게 전반기 패배 포함 4패만을 당하고 있던 박시열이 리턴매치에서 승리했다. 목진석이 역전했는가 싶은 순간 재역전을 당한 것이 아쉬웠던 듯 이세돌 9단이 스튜디오에 들어와 복기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10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린 이세돌 9단. 더불어 개인 10승에 머물면서 다승 공동선두(11승)로 올라설 기회를 놓쳤다. KB리그는 이번 시즌부터 다승 공동선두 발생 시 패점을 따지지 않고 모두 시상한다.
18일엔 Kixx와 한국물가정보가 16라운드 2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김지석-안국현, 허영호-원성진, 한태희-백홍석, 윤준상-송지훈, 한승주-안형준. 경쟁팀인 신안천일염,SK엔크린과 같은 8승6패지만 개인 승수가 턱없이 부족한 Kixx 입장에선 무조건 이기고 봐야 하는 경기다.
▲제1국(장고). 백번 승률이 유독 높은 김정현이 중앙 천지대패를 통해 결정적 우위를 확보한 다음 무난히 승리했다(148수 백 불계승).
▲제3국. 김현찬에게 상대 전적 2전 2승인 이호범이 전반기에 이어 다시 승리. 두 대국자가 별다른 복기 없이 바로 돌을 거뒀다.
▲ 제4국. 올해 크게 달라진 모습의 신민준이 백으로 완승에 가까운 내용을 펼쳤다.
▲신안천일염은 팀 스코어도 그렇고 바둑 내용도 역전이 됐다 싶었을 때 도로 역전당한 것이 아팠다. 송태곤 해설자는 "목진석 선수를 상대로 한 박시열의 집념이 대단했다"며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CJ E&M, 한국물가정보와의 두 경기를 남긴 신안천일염. 개인 승수가 42승으로 압도적이어서 두 경기 중 한 번만 이겨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참가 9개 팀 중에서 주전 선수 다섯 명의 승률이 모두 5할을 넘는 유일한 팀이기도 하다.
▲정관장 황진단팀 검토실.
▲정관장 황진단은 이날 모처럼 팀 관계자들이 많이 방문한 가운데 승리해 기쁨이 남달랐다. (사진 아래 가운데) 정관장 사장을 역임한 김영태 전(前) 산업은행 총재가 관전하는 모습.
▲ 16라운드 1경기까지 팀 전적과 순위.
▲ 16라운드 1경기까지 개인 전적과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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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실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