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9일, 커제 9단이 2대0으로 스웨 9단을 꺾고 2015 삼성화재배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시상식에서 커제와 스웨는 각각 3억 원(우승), 1억 원(준우승)의 상금도 받았다. 이후 이어진 각종 매체의 인터뷰에서 커제는 거침없는 발언으로 다시 주목을 끌었다. 결승2국을 마치고 Sina 바둑 리신저우(李新舟) 기자가 커제와 나눈 대화를 아래에 옮겼다.
- 삼성화재배가 끝나 이제 몽백합배 결승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세돌을 상대로 95%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은 여전한가?
"그렇다. 자신감 있다."
- 조금 전 CCTV(중국 공영방송)과 인터뷰에선 "만약 삼성화재배에서 졌다면 아마도 이세돌 9단과 5대5의 승부였을 것이다. 우승했으니 95% 승산을 내세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 어떤 이유인가?
"스웨 9단과 상대전적에서 내가 5승6패로 뒤처지는데 이세돌 9단과는 2승무패다. 내가 느끼기에 스웨 9단이 이세돌 9단보다 더 세다. 이번에 스웨 9단을 꺾으면서 자신감이 더 생겼다."
▲ 시나바둑 인터뷰 기사 원문 캡처.
- 커제 9단은 백을 쥐면 지지 않는다. 이런 사실이 백번일 때 부담이 안 될까? 혹시 바둑을 둘 때 백이면 질 수가 없다고 자기 암시를 하나?
"부담은 없다. 사실 이기고 지는 건 흑백과 크게 관련이 없다. 흑으로 둘 때도 (승률이)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다."
- 그러면 왜 백번일 때 성적이 더 좋나?
"우연이다. 예전에 내가 잠시 컨디션이 안 좋은 때가 있었는데 마침 돌을 가리면 흑만 나온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백을 쥐어도 졌을 것이다. 나의 백번 전략이 조금 더 좋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운이 따라서 승리가 이어진 것 같다."
- 우연한 일이 계속 쌓이면 필연이 되는 걸 아나?
"하하(웃음)"
- 삼성화재배 결승 3번기에서 2-0으로 이긴 소감은?
"2-0으로 이기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실제로 이렇게 이기긴 했지만, 몹시 힘든 일이었다."
- 올해 백령배와 삼성화재배를 가졌다. 연말에 몽백합배에서 우승하면 2009년 쿵제 이후 세계대회 3관왕이 된다. 몽백합배 준비는 어떻게 하나?
"오늘 스웨 9단에게 이겨 이미 만족한다.몽백합배를 위해서 별다르게 준비하는 건 없다. 이세돌 9단은 나이가 들면서 예리한 부분이 조금 줄어들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바둑에 대해서 어떤 독특한 깨달음이 있다면?
"나는 사실 견해가 앝은 사람이다. 내 깨달음이라면 바둑을 두면서 느낀 쓰라림과 좌절감밖에 없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는 지는 것을 절대 인정하지 못했다. 만약 지는 날이면 의자를 꽉 잡고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고, 상대를 붙들고 늘어져 반드시 이긴 후에야 돌아왔다. 사실 지금도 이렇게 생각하는 건 다르지 않지만, 감히 행동하지 못할 뿐이다.
▲ 중국 Sina바둑에선 사이버오로 기사에 달린 네티즌의 댓글을 통해 한국 바둑팬들의 반응을 날짜별로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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