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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앞에 국가간의 장벽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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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앞에 국가간의 장벽은 없었다
5개 도시 교류전 통해 한,중,일 우호 다져
| 이인철 2007-06-10 오후 03:54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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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8일부터 3일간 대구의 덕영빌딩 대회의장에서 2007 대구 국제 바둑교류전이 열렸다. 올해로 처음 개최되는 이 대회는 중국의 칭다오 시, 닝보 시, 일본의 히로시마 시, 후쿠오카 시, 한국의 대구시에서 약 150여명의 바둑 동호인들이 참가해 대성황을 이루었다.
사실 대구시는 후쿠오카 시와 번갈아 왕래하는 방식으로 교류전을 한지 15년이 되었다. 민간 차원의 바둑교류로는 세계 최고의 전통을 자랑한다. 2007년은 대구에서 교류전이 열릴 예정이었는데 이를 주최하던 대구바둑협회에서 대구시의 협조를 얻어 5개 도시 교류전으로 규모를 키운 것이다.
대회는 다섯 개 도시가 리그전을 펼쳐 성적이 좋은 두 팀이 결승전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중국의 닝보 시와 칭다오 시가 리그에서 1,2등을 차지해 결승을 벌인 결과 닝보 시가 칭다오시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히로시마 시는 3위, 대구시는 4위를 차지했다. 후쿠오카 시는 일정 관계로 모든 리그를 소화하지 못했다.
"그래도 개최도시인데 성적이 너무 나쁜 것 같다."는 기자의 우문에 대회 실무를 담당한 현철영 대구바둑협회 전무이사는 "잔칫상 차려놓고 주인이 다 즐겨서야 되겠는가? 승부가 목적이라면 선수 구성을 다르게 했을 것이다. 친선 교류가 목적인 만큼 결과는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대회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물론 모든 참가자가 진지하게 대국에 임했지만 우승 보다는 바둑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참가자들도 아마 1단에서 아마4단의 중급자들이 대부분이었다.
대회 중간 중간에 도시간의 친선 교류전도 많이 열렸고 8일 저녁에는 만찬이 끝나고도 주최측이 마련한 심야 대국실에서 친선 대국이 이어졌다. 교류전 외에도 민속 문화 공연, 경주투어, 시티투어 등의 프로그램으로 참가자들은 바쁜(?) 일정을 보냈다. 한 대회 관계자는 "후쿠오카 시 바둑인들은 대구에 10번 정도 방문했다. 이젠 안내할 관광지가 없다."며 웃으며 하소연 하기도 했다.
대회에 심판 겸 지도다면기를 위해 참가한 서능욱 9단은 중국과 일본의 팬들에게도 인기만점 이었으며 사진 촬영과 건배제의를 마다하지 않고 들어주는 바람에 연달아 맥주잔을 들이켜야 하기도 했다. 9일 열린 닝보시 감독인 왕이민 프로7단과의 특별대국에서는 아쉽게 패했지만 시종일관 웃으며 바둑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대구바둑협회 회장이자 덕영치과의원 원장인 이재윤 회장(오른쪽 사진)은 "이미 바둑은 아시안 게임으로 채택되었다. 동양 3국의 공통적인 문화인 바둑이 스포츠의 영역으로 확대되어 민간 교류의 중요한 매개체가 된 것에 자부심과 더불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 이번 교류전을 기획하게 되었다. 올해를 시작으로 대구와 우호 자매도시간의 국제바둑교류가 물꼬를 터 도시간의 우호증진과 민간 교류 및 통상에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라며 대회 설립 배경을 말했다.
이회장은 사석에서 "내년 대회는 아직 어디서 할 지 결정이 안됐다. 중국이나 일본의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다시 대구에서 할 의사도 있다. 대회의 좋은 취지와 정통성이 인정 받으면 언젠가는 국제적 행사로 자리잡을 수 있지 않겠나? 일본과 중국에 한국의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것도 좋은 일이다. 수 많은 우리 교포들에게 자부심을 줄 수도 있으리라 믿는다. 이는 민간 외교에서 해야 할 부분이다."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중국과 일본의 바둑협회 관계자들도 이 행사에 깊은 감사를 표하며 자국의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꼭 대회를 이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저녁 만찬에는 김범일 대구광역시장(왼쪽 사진)도 참석했다. "한,중,일 바둑 동호인들이 교류전을 벌이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행사준비에 수고한 관계자들께 시를 대표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 대구를 방문하신 손님들도 모두 환영하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가셨으면 좋겠다."라며 중국과 일본 참가자들에게 대구 시민을 상징하는 '컬러플 대구' 배지를 달아주어 대회의 열기를 고조시켰다.
2007 대구 국제 바둑 교류전은 민간 바둑교류의 초석을 다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참가자들은 입을 모아 "바둑을 통해 친분을 쌓고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너무 멋진 추억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시상식이 끝난 후에도 선물을 교환하고 기념촬영을 하며 헤어짐의 아쉬움을 달랬다.
▲ 사진 왼쪽부터 리우 쿤얀 칭다오 바둑협회 회장, 린 용 닝보시 바둑협회 회장, 아사히 테루아키 히로시마 일한친선협회 사무국장, 김범일 대구광역시장, 이데미츠 유타카 후쿠오카 국제교류바둑우호협회 회장, 이재윤 대구바둑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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