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결혼했다, 그래도 바둑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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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결혼했다, 그래도 바둑이 좋다!?
작가 박현욱 인터뷰
| 김상우 2009-01-25 오후 08:13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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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수 감독의 ‘아내가 결혼했다’는 많은 관객들에게 발칙한 영화로 소문이 자자하다. 한번 결혼한 아내가 다른 남자와 또다시 결혼을 하고 아내는 두 집 살림을 멋들어지게 해치운다는 스토리는 우리 사회의 통념, 남성 우월주의 제도에 당돌한 반기를 들고 있다.
 이미 영화를 본 대다수의 관객들은 이 영화가 인기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는 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제2회 세계문학상 당선작이기도 한 ‘아내가 결혼했다’는 박현욱 씨의 세 번째 소설로 그에게 고정 팬을 거느린 스타작가의 가능성을 열어준 작품이다.
제목부터 파격적인 이 소설은 독자들의 호기심을 유발시키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는데 각 일간지 인터뷰를 통해 베일에 가려졌던 박현욱 씨의 신상이 하나, 둘 알려질 때 기자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그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 최근 그가 선보인 단편 ‘이무기’가 한국기원 연구생을 소재로 한 작품이고, 실제 대단한 바둑 애호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제13회 삼성화재배 결승2국이 열린 삼성화재 본사에서 만난 박현욱 씨는 도착하자마자 연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검토에 열중하고 있는 프로기사들을 보면서 동경의 대상들을 직접 대면하는 즐거움에 취한 듯 얼굴 가득 해맑은 웃음을 담고 있었다.
7급 언저리에 머물던 대학교 4학년시절에서 오로 왕별 7단을 두는 고수로 뛰어오른 기력 향상의 비급, 바둑과 문학에 대한 그의 생각들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어본다.
7급에서 7단까지 가파른 승단의 사연
김상우(이하 김)- 안녕하세요. 작가님 소설을 참 재미있게 읽었는데요. 이렇게 직접 만나게 되니 정말 반갑습니다. 예전 일간지 인터뷰에 작가님이 굉장한 바둑팬이라고 소개됐는데요. 월간바둑을 10년 동안 정기구독하셨다면서요?
박현욱(이하 박)- 에이, 아니에요. 그건 일간지 기자님이 잘못 이해하신 것 같아요. 10년 동안은 봤는데 정기구독은 안했죠. 보통 잡지 정기구독은 일반 서점에서 나오는 것보다 시간이 조금 늦잖아요. 저는 그 시간을 참지 못해 직접 서점에서 사보는 경우가 많았어요.
김- 대단하신데요. 그 정도 열정이라면 바둑도 상당한 고수일 것 같습니다. 온라인 바둑도 자주 두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혹시 사이버오로에서도 바둑을 두시는지, 그렇다면 몇 단이나 두시는지요?
박- 고수는 아니고요. 허접한 7단입니다(웃음). 7단에서 왕별 7단을 오르락내리락하는데 왕별 7단 올라가면 몇 판 못 두고 바로 추락합니다.
김- 이야, 대단하네요. 왕별이 붙는다는 것 자체가 어딘데요. 왕별은 바티즌(인터넷으로 바둑두는 사람들의 통칭)들의 선망의 대상인 걸요. 바둑은 언제부터 배우신 거예요?
박- 배운 건 상당히 오래됐어요. 아버님이 바둑을 가르쳐주셨죠. 지금 생각해보면 아버님은 기력이 매우 낮으셨는데 어깨너머로 배운 바둑을 아들에게 가르친 것 같아요. 바둑을 정말 열심히 두고 좋아했던 시기는 대학교 4학년 때였습니다. 그 시기에 바둑을 제대로 배우고 공부도 제법했죠.
김- 대학교 4학년 때면 바둑이 아닌 취업이라든가 청춘사업이라든가 여러 가지 고민거리가 많은 시기인데요. 그런 시기에 바둑에 열정을 쏟았던 남다른 이유라도 있나요?
박- 특별한 사연은 없어요. 대학교 졸업하고서 1년 동안 백수생활을 했습니다. 이것저것 생각도 하면서 1년 동안은 여유 있는 삶을 즐기고 싶었어요. 무슨 이유 때문이었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시기에는 그냥 바둑이 좋았습니다. 연대 근처에 자주 가는 기원 하나가 있었는데 정말 원없이 뒀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땐 월간바둑 기자가 되는 게 꿈이었죠(웃음).
김- 당시 기력은 얼마나 되셨죠?
박- 7급이었습니다.
김- 7급이요? 우와~ 대단하네요. 7급에서 오로 왕별 7단까지 올라가셨다니! 기력 비급을 안 물어볼 수가 없겠는데요? 실력 상승의 비결을 공개해도 될까요?
박- 저 같은 하수가 고수 행세를 하려니 좀 부끄럽습니다(웃음). 별다른 건 없어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많이 두는 것. 제 경험상 실전보다 훌륭한 스승은 없는 것 같습니다. 기원에서 날고 기는 고수들에게 수없이 얻어터지다보니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면역력이 생기더군요.
김- 바둑은 많이 두세요?
박- 요즘은 기원이 많이 죽어서 대부분 온라인바둑으로 둡니다. 이젠 실력이 더 이상 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이전보다 승부에 대한 욕심이 많이 사라졌어요. 악착같이 둬서 이기려 하는 것보다 한 수 한 수 편안하게 두려 합니다.
바둑, 문학 소재의 어려움
김- ‘아내가 결혼했다’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면서 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더불어 많은 독자들에게 작가님의 다른 작품도 어필할 수 있게 됐는데요. 유명작가가 되고 나니 그 전하고 어떤 점이 다릅니까?
박- 달라진 거라…. 글쎄요. 달라진 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예전보다 여러 언론매체에서 인터뷰 요청이 오는 정도? 평소처럼 친구들 만나 술 한 잔도 하고 바둑도 두고 글도 쓰면서 여유 있게 지냅니다.
김- ‘아내가 결혼했다’를 발표하신 이후 ‘그 여자의 침대’를 발표하셨습니다. 등단 8년 만에 내놓은 첫 단편소설집인데요. 그 중 한국기원 연구생을 소재로 한 ‘이무기’가 상당히 인상 깊었습니다. 일간지 인터뷰 중 ‘지금까지 바둑에 들인 공을 생각한다면 장편소설을 써도 모자라지만 이렇게 단편소설이나마 내놓을 수 있어서 마음의 짐을 덜은 것 같다’고 얘기하셨는데 바둑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 계획은 없으신가요?
박- 없습니다. ‘이무기’를 쓸 때도 상당히 어려웠어요. 바둑 수에 대한 묘사를 일반인들도 알아볼 수 있게 쓴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기보를 게재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바둑을 소재로 한 소설을 언젠가 꼭 한번 써보겠단 욕심이 있었지만 막상 소재에 대한 제한성 때문에 쉽지 않다는 걸 절실하게 느꼈어요. ‘이무기’도 많은 고심 끝에 얻어낸 소재인데 장편은 엄두가 나지 않네요. 나중에 번뜩이는 소잿거리가 생겨난다면 도전해 보겠습니다.
김- 그런 어려움 때문인가요? 바둑을 소재로 한 소설은 외국은 물론이고 프로바둑이 존재하는 한중일 3국의 경우에도 보기 어렵습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명인’이라든지 샨사의 ‘바둑 두는 여자’ 정도가 그래도 독자들에게 잘 알려진 소설인데요. 바둑소설이 이처럼 드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박- 소재가 가장 어려운 점일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발표된 바둑소설 대부분은 내기바둑이 주류를 이루고 있죠. 내기바둑이나 승부와 관련된 것, 이 범주에서 머물러 있는 것만 보더라도 작가들에게 바둑을 매개로 한 다양한 소재의 접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소재의 미흡성도 그렇지만 독자들에게 바둑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도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바둑이 문화적인 요소라든가 게임적인 요소 등 다양한 속성을 내포하고 있지만 승패를 겨룬다는 가장 근본적인 특성이 소재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의 여주인공 인아 역을 맡은 손예진.
김- ‘이무기’에선 입단의 좌절과 행복이 동시에 투영되고 있습니다. 독자들에게 어필하고 싶었던 부분은 어느 것이었는지 궁금해요.
박- 소설의 판단은 독자들이 하는 겁니다. 다시 말하면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얘기에요. 한 개인의 성장기나 목표좌절기로 볼 수 있고 아니면 바둑에 대한 아름다움과 승부에 대한 철학 같은 것을 말할 수도 있고…. 화두는 제가 던졌지만 독자들의 감상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겠죠.
김- 작가 신경림 씨는 ‘바둑은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고 대단한 그 무엇이 들어있다고 생각하면 또 목숨을 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작가님에게 바둑은 승패를 가르는 것 외에 다른 어떤 요소가 있다고 보는가요?
박-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다양한 요소가 들어있는 것이 바둑입니다. 이기고 지는 것을 포함해 예술적인 부분이라든지 철학적인 부분, 문화적인 부분까지 포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둑은 어디까지나 승패를 겨루는 게임입니다. 그 이상의 것을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 부분에 국한될 수밖에 없는 사물이죠.
김- 젊은 층의 바둑 인구가 예전보다 많이 줄었어요. 몇 십년 후엔 바둑이 실버세대의 전유물로 남을지 모른다는 얘기까지 있습니다. 바둑을 좋아하는 팬으로서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대중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없는 바둑만의 한계라 생각 하십니까?
박- 바둑은 진입장벽이 참 높아요. 어떤 특별한 계기가 없는 이상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배우기에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다시 말하면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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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fk |
｜ 2009-02-12 오후 8:28: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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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및 외모가 Steven Seagal 닮았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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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요한돌 |
｜ 2009-02-03 오후 5:58: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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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바둑 배운지 6년만에 오로 2단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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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룬솔 |
｜ 2009-02-03 오전 1:08: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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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가 안갑니다. 이세돌 바둑을 좋아하고 이창호바둑이 어렵다뇨.. 이창호바둑보다 이세돌바둑이 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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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KARI |
｜ 2009-01-28 오후 7:24: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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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욱작가님의 바둑소설도 기다리고
좋은 인터뷰. 영양가 가득한 인터뷰글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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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K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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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도 예쁘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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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익는향기 |
｜ 2009-01-27 오전 12:01: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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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김상우 기자...
인터뷰 대상 선정도 잘했지만 인터뷰하기위해 그작가의 소설을 4권 읽었다는 대목에서 박수 를 보낼수밖에 없다. 이게 바로 프로 정신 아니겠는가?
요즘 인터뷰 한번 하기위해 이정도 준비하는 기자 어디 있습니까?
김상우기자는 글쟁이로서 대성할것같은 예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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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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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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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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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라는 총에 사진이라는 총. 쌍권총을 가지고 계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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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익는향기 |
｜ 2009-01-26 오후 11:20: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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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욱...흠...읽어야할책이 또 늘었네...
위에 소개된 책 3권 이외에도 <새는> 이란 책도 있군요.
그런데 가장 관심이 가는 <이무기> 란 단편집은 책방에 없네요. 절판인가요?
어디서 구하셨는지 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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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의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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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기는 [그여자의 침대]라는 단편집에 수록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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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익는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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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감사합니다. 오늘인터넷으로 오더 때렸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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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neway1 |
｜ 2009-01-26 오전 12:28: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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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왕별이 무슨 동네왕별인줄아시나...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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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선공팔 |
｜ 2009-01-25 오후 11:14:00 [동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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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때 7급이 오로 왕별을 달을 수 있을려나?
엄청난 기재가 있었나보네요. 아니면 올인이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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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잿빛늑대 |
｜ 2009-01-25 오후 10:07:00 [동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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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작가분이 바둑팬이시군요..
왠지 반갑다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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