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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감독 "새싹은 밟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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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감독 "새싹은 밟아라"
감독열전 4/ '태풍의 눈' 티브로드 이상훈 감독, "초식의 얼굴한 육식성 감독"
| 오로IN 2013-04-20 오전 10:08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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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훈 감독, 웃음 속에서 선량함이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올핸 그 선량함을 독기로 바꾸겠다 선언한다. |
2004년 10월 중국에서였다. '이상훈'의 어떤 '모습'을 본 것은 말이다. 그의 성격을 드러내 준 것은 중국음식이었다. 그것이 혐오 식품이 됐든 혹은 향료 냄새가 고약한 뭐가 됐든 그는 아무런 사심도 없고 근심도 없이 그것을 입에 넣어보고 우물거리고 씹어보고 삼켜본 다음 맛을 평가했다. 걱정스레 자신을 쳐다보는 주위를 둘러보며 '맛있어~' 하곤 팍 웃었다. 조용조용하지만 유머가 있고, 천연덕스러움에 더해 웬만한 상황에도 결코 화를 내지 않을 것 같은 여유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이미지를 가진 '이상훈' 9단(73년생 89년입단)은 2012년 티브로드 감독이 됐고, 2013년 2년차 감독으로써 팀을 이끌고 있다.
4월 18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에서 만난 이상훈 감독도 당시 '중국 우한'에서의 일들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상황을 기억하며 기자에게 한 마디.
"지저분한 것중에 맛있는 게 많다. 겉만 보고 평가하면 안된다."
이상훈 감독은 바둑계에 그야말로 선량하고 순한 사람으로 소문나 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선량한 이미지' 속에 어떤 '독'함을 지니고 있을지는 모른다. 개인으로서의 이상훈 9단은 한없이 선량하지만 감독으로서의 이상훈은 다를지 모른다. 그의 말 그대로 겉만보고 평가하면 안된다.
○● 2013 KB바둑리그 티브로드팀 구성 - 지명순
1부 : 조한승, 이지현, 안국현, 김세동, 이원도
2부 : 김현찬, 류수항, 김성진, 김혜민
▲ 티브로드 팀의 이상훈 감독, 1승을 거둔 후라 여유와 자신이 있다.
- 지난 주 4월 14일, 리그 1라운드에서 넷마블을 4-1로 꺾어 대승을 거뒀다. '락스타(2부리거)' 류수항을 쓴 용병술과 함께 1회전 승리가 빛났다. 5지명도 있는 상황이고 2부에서도 류수항은 1지명이 아닌데도 썼다.
"상대선수와의 전적, 그리고 기풍을 봐서 그에 맞는 선수를 내보냈다. 넷마블은 이창호와 박영훈 팀이다. 류수항은 안정감있는 바둑을 두는 편이다. 가령 김현찬 이원도는 힘바둑에 강한 기풍이라, 이세돌, 김지석, 이영구 등의 팀칼러를 가진 팀들에게 맞는 바둑이다. 작년 초반 팀이 1승 3패의 성적을 거두며 힘들어졌었다. 이벤엔 꼭 좀 이겨달라 선수들에게 부탁했다. "
- 1라운드부터 2부선수를 기용했다. 매 라운드 9명중에 다섯명을 내보낸다. '팀내 선수 선발전을 굳게 지키는' 호랑이 감독인가?
"전혀 아니다. 원래 싫은 소리는 잘 못하는 스타일이다. 어떻게 하면 기세와 개성을 잘 살려줄까, 편안하게 바둑을 두게 해줄까 하는 생각이다. 이번 1라운드에는 팀내 선발전 없이 내보냈다. 작년에 처음 감독을 하면서 어떻게 할까, 어떻게 공정하게 할까, 어떻게 공평한 기회를 줄까를 고민했었다. 팀내 선발전에 단점도 있는 것을 지금은 충분히 알고 있다. 이게 팀내 4,5지명과 락스타선수들, 특히 5지명 선수의 부담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이상훈 감독은 공식적으로 '팀내 선발전'을 하겠다고 밝힌 거의 유일한 감독이기도 하다. 물론 그것을 100% 고집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팀내 선발전이 가능할 땐 하고, 그렇지 않으면 감독의 라운드별 선수 지명을 혼용할 생각이다.
 바둑리그 감독들은 온화한 초식성 감독과 공격적인 육식성 감독의 두가지 성향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초식성은 화를 잘 안내고, 팀내 보상에서 있어서도 '1/N방식'을 선호하며 팀내 단합을 매우 중요시한다. 육식성 감독은 감정의 티를 그야말로 '팍팍' 내주고, 성적에 따른 차등분배를 합리적이라 여기며, 팀내 선발전도 혹독하게 운용하는 측면이 있다. 보통은 육식성 보다는 초식성에 가까운 감독이 많다. 일단 겉보기엔 그렇다. 대표적인 육식성 감독의 예론 포스코의 김성룡 감독을 생각하면 된다. 이런 성향은 혼재되어 있다. 작년 오로 팀을 맡았고 올해 넷마블을 맡은 한종진 감독은 감정표현은 육식성 감독에 가깝지만 지향하는 바는 초식성 감독이라 할 수 있다.
이상훈 감독은 어떨까? 대표적인 초식성 감독처럼도 보이는데 혹시 육식성인가? - 팀내 선발전을 강하게 운용했던 것과 팀내 성과급이 존재하고, 2부리거에 대한 상금도 일부 챙겨주는 등 초식성의 모습 속에 육식성의 모습도 같이 보인다.
성향이 약간 드러나는 대답이 나왔다. 신민준과 신진서 같은 나이어린 영재프로들에 대한 질문이었다. 신진서(포스코)는 첫 라운드에서 행운의 승리를 거둬 크게 조명을 받았고, 신민준은 14일 밤 이상훈 감독의 '날선 칼' 안국현에게 심하게 당했다.
- 두 팀이 똑같이 락스타 류수항과 락스타 신민준을 썼는데 류수항은 이기고 신민준은 졌다. 감독으로서 첫회전부터 5지명을 빼고 쓰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첫 회전쯤엔 5지명을 그래도 써야하는 건 아닐까?
"누구를 써서 이기고 지고, 누구를 잘 썼고 하는 그런 것은 그냥 결과론이다. 5지명을 끝까지 믿는 것도 감독의 용기고 락스타를 선발해 쓰는 것도 감독의 용기다."
- 선수 선발에서 나이 어린 프로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상대팀에 나이어린 영재기사가 있으면 이를 상대하는 선수들은 좀 부담이 될 것 같다. 선수들에겐 어떤 주문을 하나?
"프로들의 실력이 얼마나 차이 나겠나. 그러나 새싹은 밟아줘야 하는 것이다. (신민준을 상대한) 안국현에게 그렇게 주문했다. 독하게 두라고 했다. '신진서'나 '신민준'을 만나는 선수들에겐 그런 주문을 할 것이다. 1라운드에서 기특하게도 안국현이 정말 독하게 뒀다. 유리한 상황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괴롭혔다. 신예들은 그러면서 크는 것이다. 최선을 다해 밟아 주는 것, 그게 키워주는 것이다. 그들의 미래를 위해서도 그렇다."
이 부분 상당히 공격적이다. 그래도 그들을 위한 격려도 빼놓지 않는다. '초식'의 얼굴을 한 '육식'의 취향이 보인다.
 "지금 신진서에 비해 신민준이 상황이 안 좋다. 그 전엔 신민준의 기세가 좋았다. 계속 얻어맞으면 정신을 못 차린다. 지금은 신민준이 그런 것 같다. 그래도 때가 찾아 온다. 운명같은 거가 찾아 온다. 반집 승부에서 행운의 장면들이 그들을 찾아 오기도 하고 그런다. 물론 그들도 그런 행운을 받아들일 그런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어야 한다."
-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구멍이 없는 균일한' 팀을 만들었다. 선수들이 감독을 닮아 전부 선량함이 콸콸 넘치는 것 같은데 '김세동'선수가 팀의 반항아 역할을 맡은 것처럼도 보인다.
"보호선수로 조한승과 이지현을 지명하고 그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내 의견을 그들이 검수했다고나 할까. 과거 양재호 도장 시절의 제자인 김세동, 김현찬을 뽑을 수 있어 행운이었다. 작년 8승 6패를 기록한 세동이가 4지명까지 올 줄 몰랐다. 세동이한테 기대를 많이 해서 최소 '9승'을 거두라 명령(!)했다. 세동이가 말도 툭툭 던지고 기질이 강해 보이는데 겉보기에만 그렇다. 남들 모두 연구실을 떠났을 때도 혼자서 남아 방을 다 정리하고 가는 스타일이다. 팀원들이 다들 친하고 호흡이 잘 맞는다. (주장에 이어 원투 펀치를 날릴)안국현-이지현은 같은 도장 출신으로 서로 친하다. 그러고보니 티브로드는 장도장(장수영 도장) 아이들을 많이 뽑은 편이다. 성격도 좋고 실력도 좋아 만족한다."
아 그렇다. 이상훈 감독 또한 도장사범 출신의 감독이었다. 과거 충암도장으로 합병되기 전 양재호 도장의 실전지도사범이었이고, 재재작년까지는 충암도장에서 지도사범으로 있었다. 숨겨진 도장사범 출신 감독이었던 셈이다.
- 티브로드 하면 '조한승'이다. 느낌이 그렇다. 조한승은 주장일 때도 있고 2장일때도 있었지만 이전 감독들도 조한승을 항시 티브로드 팀으로 데리고 있었던 느낌이다. 팀에서 유독 조한승을 아끼는 이유가 있나?.
"이전 감독이셨던 서명인(서봉수 9단)님도 좋아했었고, 단장님도 좋아했었다. 제가 맡아서는 순번도 그렇고 나랑 잘 맞아서 뽑았다. 티브로드는 나름의 선수들에 대한 선호도가 강한 팀이었다. 티브로드가 좋아했던 이전 선수들은 목진석, 안조영, 최명훈 등이 있다"
이상훈 감독에게는 뼈 아픈 기억을 들춰냈다. 작년 개인승수가 많았던 티브로드팀은 이상하게도 결정력이 약했다. 올해도 선수 구성은 구멍이 없지만 승리를 쟁취하는 골 결정력은 어떨까?
- 작년 티브로드의 팀 개인승수가 52승이었다. 그러나 개인승수 44승에 불과한 오로팀이 정규 리그 3위를 차지했다. 티브로드는 4-1. 5-0 승리가 많았으나 2-3패배가 많았던 팀이다. 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결정적 한방이 없는 '팀구성'이라는 생각은 안 드나? 가령 이세돌, 박정환 혹은 김지석 같은 강력한 주장의 부재가 느껴지지 않았나? 작년에 마지막 회전에서 정규리그 3위가 될 수 있었는데, 2-3으로 아깝게 지면서 그냥 6위로 내려앉고 말았었다.
 "조한승이 주장끼리 붙었을 때 밀리는 느낌이 있나? 나랑 닮아 독기가 없어 보이나? 훗,선수들로부터 신망이 높아 플러스 요인이 크고, 약자나 강자 모두에게 골고루 강하다. 이미지상 워낙 착하게 보여서 약해 보일 수도 있지만 안정감이 강한 주장이다. "
조한승 주장에 대한 믿음을 피력하더니 금세 입술을 질끈 문다.
"내 잘못이다. 작년에 그렇게 선수들이 잘 했는데 포스트시즌에 못 올라간 것은 오더실수였다. 작년 5-0으로 두 번이나 이긴 기록이 있지만 2-3으로 질 때도 많았다. 다시 보면 제 실수였다. 반성을 많이 했다. 실수를 거울 삼도록 하겠다.
○● 만만하게 보이는 팀은 계속 밟힌다
- 감독 일 때와 선수 일 때의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이제 2년차 감독이다. 왜 이런 말을 물어보냐면 선수로 활동할 때 이상훈 감독은 일상에서도 '선'하기 그지없는 그런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이창호-조훈현'의 결승대결에서 풍기는 그런 '독기'라고는 찾아 볼 수 없었다. 뭐랄까 주장인 조한승도 그렇고 감독도 그렇고 '승부보다는 선량함이 콸콸 흘러내리는 사람들'같다.
" 결정적일 때 독기가 부족했던 것 같다. 그래서 올해는 좀 더 타이트해지려고 한다. 선수들에게 공정하게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년보다는 승부에 더 중점을 두려고 한다. 분명 작년보다 성적 욕심이 있다. 팀대결에선 절대 만만하게 보이면 안된다. 그런 팀은 상대에게 계속 밟히게 된다. 다른 팀도 그런 팀은 반드시 이기고 가야하는 것으로 생각하면서 임하기 때문이다. 부담이 많지만 지금이야말로 (연승을 거둘) 좋은 기회다."
숨겨왔던 감독의 '결기'가 조금씩 드러난다. 모든 감독들에게 해당하는 한 가지 질문, 팀내 선수들의 중국리그 참가문제다. 이상훈 감독은 이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인 대처를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작년 같은경우 조한승은 한국리그를 좀 더 우선시하더라. 올해는 하루에 끝나는 팀대결이 아니고 이틀에 걸쳐 팀 대결이 열린다. 한국리그를 작년보다 더 우위에 놓을 수 있다. 일정이 겹치지만 꼭 중국에 가야만 하는 그런 경우엔, 일단 여기서 리그를 '두고 가라!'고 지시했다. 오더는 9명중 5명을 꼽는 것이고, 컨디션 좋은 선수를 데려다 쓰는 것이라 정해놓기는 힘들다. 그래도 1,2,3지명 까지는 웬만하면 모든 대국에 내보낼 것이다."
음? 싫은 소리를 입밖에 잘 못내는 초식형 스타일이라 하면서 사람좋게 웃더니 실제론 싫은 소리도 할만큼은 하고 있다. 이상훈 스타일이다. 이상훈 감독은 감독과 조한승 주장으로 이어지는 '선량한 이미지'는 고정관념이라는 주장도 한다. 이상훈 특유의 짧은 유머가 터진다.
 "우리 팀이 이런 이미지 때문에 '과소평가'되었다. 티브로드는 국수(國手)가 '2명' 있는 팀이다. 국수 타이틀 보유자 조한승과 여류 국수 김혜민이 모두 우리팀이다."
◀ "올해는 더 타이트해질 것이다"
- 작년 팀내 2지명 허영호의 군입대도 공백이 느껴지는데 감독의 생각은?
" 그렇지 않다. 현재 팀내의 이지현은 미래의 주장감이다. 아주 신뢰하고 있다. 저는 이지현을 조한승 급의 2장이라 생각한다. 작년에 그 생각을 굳혔다. 이지현이 바둑을 두고 있는 것을 보면 마음이 편안한다. 김승재와 동갑이다. 승재가 지금처럼 성장한 것을 봐라. 이지현도 그렇다. 둘이 같이 가는 것이고 지금은 승재가 조금 더 빠른 것이다. 이지현은 전투바둑, 힘바둑에 아주 강하다. 두텁게 두고 계산도 정확한데 단 포석부분이 조금 미약하다. 언제든 한단계 도약이 가능한 선수다."
- 1승을 거뒀으니 하는 질문이다. 감독의 오더제출은 약간 뜬 구름 잡기라는 생각도 든다. 어떤 점을 고려하나.
"올해 장고대국이 들어갔다. 장고대국에 누가 들어갈까를 결정하고 상대의 패를 예상한다. 상대팀과 우리 팀의 예선 시합, 공식 시합을 연구하고 일정을 체크한다. 갑조리그도 항시 체크한다. 오더에 관한 여러사항과 요인들을 연구하면, 연구 한 만큼의 효과가 있다. 8개팀의 전력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9명중에 5을 내보내는 방식으로 바뀌었기에) 감독들의 오더가 특히 중요해졌다. 물론 운도 있다. 이번 1회전서 우리가 이긴 거는 운이다. 이원영-박영훈의 컨디션이 아주 않 좋았는데, 그럴 때 우리가 만나서 이겼다. "
- 중국리그와 한국리그가 비교를 많이 당한다. 어쩔 수 없다. 중국갑조에 한국의 바둑리그 주장급 선수들이 다수 출전하니까 더욱 그렇다. 감독의 입장에서 중국에서의 한국 바둑용병에 관한 의견 이나 전망이 있다면.
"중국 리그의 대우가 매우 좋다. 너무 좋다보니 현지 중국 기사들이 큰 불만을 갖는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한국프로용병에 대해 몇 가지 제한을 하겠다는 소문도 있다. 그래도 한국 프로기사들의 'TOP'은 현재처럼 그 대우를 비슷하게 받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하의 용병선수들은 현실적인 조정을 받을 것 같다. 중국과 한국의 리그방식의 차이는 서로의 시장규모의 차이가 아닐까한다. 중국은 바둑인기가 아직도 불 붙고 있는 상황이고. 여기 한국은 바둑열풍이 절정기를 지난 상황이다. 바둑의 인기가 굉장히 좋아야 중국과 비슷하게 갈 수 있다. 우리도 어떻게든 잘 만들어가야하는 상황이다."
- 도깨비팀 하나(!)를 추천한다면!
"KIXX다. KIXX 5지명 이희성의 존재가 무섭다. 5지명이 강한 팀, 그런 팀을 만나면 괴롭다. 장고바둑 특기자가 3인이나 된다. 작년 오로팀과 비슷한 구성이다(김승재,이영구,안조영이 같은 팀). 작년 티브로드가 오로를 두 번 만나서 다 졌다. 그런 '트라우마'가 제 속에 있어서 도깨비팀 하면 KIXX다."
역시나 입술을 질끈 깨문다. 이상훈 감독은 "8개팀 모두 전력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관건은 팀워크이며 한마음으로 해보겠다는 단결력이 강팀의 조건"이라고 힘줘 말했다. 소속팀 선수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인지도 모른다.
▲ 티브로드팀, 맨앞 왼쪽에서 2번째가 조한승 주장, 3번째는 여류국수 김혜민, 5번째가 이상훈 감독, 6번째는 김현찬, 뒷줄 왼쪽 첫 번째 류수항, 두 번째 이지현, 세 번째 이원도, 네 번째 안국현, 다섯 번째 김성진, 여섯 번째가 반항아 이미지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 김세동 선수.
- 티브로드 선수들에게 격려 한마디!
"올해는 티브로드 대표님까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분위기다. 감독 입장에서는 고맙기도 하지만 어깨가 무겁다. 팀워크 얘기도 했지만 단체전이다보니 희생정신도 필요하다. 5명 밖에 출전 못하니까 말이다. 오더에 못 들어간 선수가 참여선수를 응원할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시기와 질투보다는 더 잘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말이다. 오더에 든 선수는 못 들어간 4명의 몫까지 다하겠다는 그런 책임감이 또한 필요하다. 기회는 반드시 오니까, 모두 열심히 준비해줬으면 한다."
- '초식성 감독? 필요할 땐 육식성'
- 바둑리그 등을 통해 한국바둑이 지나치게 '속기'편향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한편으론 현재 프로기전의 속기화는 피할 수 없는 '추세'라는 주장도 있다. 이상훈 감독 정도의 나이대면 장고바둑(3시간 이상 바둑, 1분 초읽기)이 보편적인 때와 속기바둑(1시간 이하, 40초 초읽기이하)이 대세일 때를 모두 경험했다. 감독의 의견은 어떤가?
"시대의 흐름이랄까, 그런 게 있다. 다만 너무 한 쪽으로만 가는 게 조금 걱정이 된다. 약간의 밸런스는 필요하다. 바둑리그에서 2판의 장고가 있어도 좋을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기전에서 장고바둑을 더 요구하는 것은 시대의 추세는 아닌 것 같다."
이상훈 감독은 하호정 프로와 결혼하면서 프로기사 부부 2호를 기록한 영원한 바둑인이다.군대를 일찍 다녀온 것으로 아는데 요즘 프로들은 군대를 늦게 간다. 어떤 게 좋을까. 또 결혼하면 승부에 도움이 된다는 소리도 많은데 정말 그럴까. 프로기사부부인 이상훈 감독의 의견을 들었다.
 "하하. 전 애 키우면서부터 승부에서 완전히 멀어졌다. 군대보다는 그때가 고비였다. 애 태어나고 2~3년의 시기말이다. 잠을 잘 못자기 때문같다. 목진석이 애를 키우며 고전하고 있고. 이창호도 애가 태어났던 작년에 고전했다. 올해는 여유가 있을 것이다. 이세돌은 워낙 특출한 프로라 그런 영향을 안 받은 거 같다. 프로 바둑의 승부사에겐 '군입대'와 '결혼 후 육아'가 고비다.
"저 때엔 입단이 빨랐고 군대도 될 수 있는대로 빨리 다녀왔다. 요즘엔 입단이 늦어지면서 군입대도 늦어진다. 입단하고 나면 기세가 치솟는데 입단하고 나서 바로 가는 것은 손해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기세가 오를 때 성적을 좀 더 내고 군대에 가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빠른 군입대와 늦은 군입대중 어느 것이 좋다고는 말하기 힘들다)"
- 감독제의를 받았을 때 어땠는지
"작년이었다. 도장사범을 그만두고 쉬고 있었다. 그런데 감독제의 연락이 왔다. '앗, 왜? 왜 나지? 했다. (미리 언질을 준 사람도 없어서)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었는데, 아마도 제 나이 때에서 사람을 고르다보니 연락이 온 것 같다. 운명이 아닐까 했다. 마치 '반집승부'의 행운처럼 감독 제의가 찾아왔다. 마침 쉬고 있었는데 제의가 왔다. '기회다. 더구나 티브도로드 같은 팀이면 정말 해볼만하다.' 그렇게 생각했다."
- 이상훈 감독에게 바둑이란, 혹은 감독이란, 멀리 나아가 인생이란.
"참 어렵다. 어렸을 때는 그냥 이길려고만 공부를 했던 것 같다. 다른 생각없이 이기기위해서만 공부했다. 지금은 승부에서 한발 물러선 상태다. 이렇게 물러서서 보니까 바둑이 더 재밌어진다. 저의 승부때문에 공부를 하는 게 아니고 강의를 위해서 공부를 하게 된다.(명지대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기쁘다. 바둑이 그래서 더 재미있어졌다. 요즘엔 어떻게 하면 잘 가르칠 수 있을까가 고민이다. 바둑은 그래서 이제는 제게 숙제가 되었다. '어떻게 하면 이 좋은 게임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을까'란 숙제다. 바둑은 이제 인생의 화두다. "
이상훈 감독은 '조용조용'하다. 태풍의 눈처럼 고요하다. 감독이 중심을 이루고 선수들은 감독이 가는대로 휘몰아친다. 티브로드 폭풍은 계속해서 휘몰아칠 수 있을까. 태풍의 눈 이상훈 감독은 분명 '그렇다'고 말한다.
[취재 | 최병준, 박주성]
▲ 2013 KB바둑리그 8개팀 선수,감독
2013 KB바둑리그는 8개팀이 참여한다. 정규리그는 14라운드로 총 4위팀까지 포스트시즌에 참가한다. 1위 상금은 3억원, 2위 상금은 2억원, 3위 1억, 4위 5천만원으로 2012년과 상금규모는 같다.바둑리그는 매주 목금토일에 바둑TV에서 생중계로 진행하고 사이버오로에서 인터넷 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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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ngssin |
｜ 2013-04-20 오후 1:18: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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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좋은성적 거두세요.
또한 장수하는 감독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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