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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의 공방, 그리고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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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의 공방, 그리고 욕심
결승2국 집중조명
| 데일리오로 2011-06-30 오후 02:07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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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국은 허무했다. 팬들은 1국에 이어 내심 2국마저 몰아쳐주길 기대했지만 단 한 번의 실수는 판 전체를 망가뜨릴 만큼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다.
결승국에서 신수를 들고 나왔다는 것. 결과 여하를 떠나 자신의 의문에 해답을 구하려 했다는 자체엔 큰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러나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시되는 프로의 세계에서 검증되지 않은 신수를 등장시킨 건 조금 아쉬운 대목이 아니었을까?
그동안의 흐름으로 봤을 때 두 기사 모두 최종국의 해답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실리에 집착하지 않고 전판을 관조하는 독수리의 눈을 가질 수 있느냐, 없느냐. 춘란의 첫 월계관은 누구의 눈이 얼마나 더 멀리 내다보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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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춘란배 결승 2국
●씨에허 7단(中) ○ 이세돌 9단
장소: 중국 충칭 크라운홀리데이 호텔
날짜: 2011년 6월 29일
결과: 195수 흑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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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1(신수 등장)
백1의 날일자 달림에 흑2의 역협공은 이 배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패턴이다. 여기서 백5로 찝어간 수가 평소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선택이었으며, 이어진 백11의 마늘모는 모든 이들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든 깜짝 신수였다.
참고도1(사라진 정석)
보통 이 모양은 백1로 두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나 흑2부터 6까지 백이 꽁꽁 싸발리는 모양이라 백이 좋지 않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폐기처분된 정석이라 봐도 무방하다.
실전진행1(기세의 진행)
신수의 등장은 판을 시작부터 험악하게 만들었다. 흑1의 웅크림은 당연한 선택이었고 흑3의 뻗음은 간명책을 택하지 않겠단 의사표시였다. 이하 백14까지 일단락됐는데 과연 이 변화가 최선의 진행이었을까?
참고도2(실리가 크다)
먼저 백2로 젖혔을 때의 변화다. 백2로 젖힌다면 흑13까지 1선을 4번이나 기게 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기분이 좋다. 그러나 흑17까지 우상귀 백을 살릴 수가 없다. 아무래도 백의 두터움보다 흑의 실리가 월등한 결과다.
참고도3(간명책)
흑3의 날일자 달림이 가장 간명한 변화였다. 백4의 붙임이 준비된 최강수라면 흑5로 지체 없이 변신하는 것이 좋다. 변신하는 과정에서 흑7과 9의 잽이 기분 좋은 활용이다. 이 변화는 흑이 조금 좋은 결과다.
참고도4(그냥 잡는 건 싫다)
흑 한 점을 그냥 잡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하지만 흑13의 끊음이 기분 나쁘다. 흑 한 점을 빵따냄했지만 두터움이라 부르기에 뭔가 민망한 모양이다.
참고도5(귀를 죽이고 둔다)
실전에도 나오지만 실전진행1의 백14는 위험성이 내포된 수다. 언제라도 축머리를 이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도처럼 흑 한 점을 장문으로 잡은 뒤 우상귀를 사석으로 활용하는 구상은 어땠을까?
실전진행2(엄청난 바꿔치기)
이어진 실전진행에서 이세돌 9단은 엄청난 변화를 구했다. 흑7의 축머리를 본체만체하고 백10의 치중으로 응수타진을 한다. 당장의 시한폭탄을 눈앞에 두고 여유를 부리는 저 두둑한 배짱은 뭐라 표현해야할까? 흑17까지 각자의 길을 가게 됐지만 이 진행은 백의 실리보다 흑의 두터움이 돋보이는 결과다. 아무래도 백10의 치중은 성급했다.
참고도6(귀의 뒷맛)
백2로 막은 것은 귀의 뒷맛을 노린 수로 백4의 치중이 굉장히 따끔한 수가 된다. 흑이 조금의 손해도 보지 않겠다고 욕심을 부리면 이하 백10까지 큰 수가 나게 된다.
참고도7(중앙을 중시했어야)
귀의 뒷맛이 너무 아까웠을까? 실전진행은 뭔가 일관성이 결여돼 보인다. 축머리와 상관없이 백은 무조건 1로 밀고나갔어야 했다. 흑2로 나가면 백△를 아낌없이 버린다. 흑의 실리가 굉장히 커 보이지만 축머리로 쓴 흑▲를 악수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선수까지 잡았다. 백3의 씌움으로 중앙 백모양 역시 무척 두텁다.
참고도8(한 박자 늦출 수도)
참고도7의 진행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한 박자 늦추는 수도 있다. A로 끊는 것이 아니라 먼저 백1로 밀어가 흑의 동태를 살피는 것이다. 흑4로 잡아준다면 백5의 단수를 기분 좋게 치고 백7의 절호점을 차지한다. 귀는 차후 백B의 패가 남는다.
장면2(타이밍 좋은 응수타진)
백1의 뛰어듦은 형세가 좋지 않다고 본 이세돌 9단의 승부수다. 백1의 뛰어듦에 아랑곳하지 않고 흑2, 4로 쭉쭉 밀어간 것은 씨에허 7단이 두터움을 얼마나 선호하는지 잘 알게 해주는 수다. 흑10까지 밀어놓고 12로 둬 백의 응수를 물어 본 타이밍이 기막혔다.
실전진행3(역으로 꼬부리다)
“역시 이세돌 9단이네요.”
흑▲의 응수타진에 손을 뺀 백1의 꼬부림은 경악할만한 수다. 이 바둑을 해설한 모든 프로기사들은 백1의 꼬부림에 하나 같이 경의를 표한다. 30집의 실리를 버리고 백1의 꼬부림을 선택할 기사가 과연 몇이나 될까?
귀를 살리지 않고 흑10으로 둔 수 역시 이해하기 힘든 수다. 그러나 이 수는 씨에허 7단의 안목이 굉장히 넓다는 것을 증명한 승착이 됐다.
참고도9(탄력적인 모양)
당장 흑2로 공격하는 건 별 효력이 없다. 이하 백3, 5의 가벼운 활용을 거친 후 백7로 뛰어나가면 크게 공격당할 돌이 아니란 걸 잘 알 수 있다.
참고도10(귀를 살릴 수 있었지만)
좌상귀는 쉽게 살 수가 있다. 이하 흑14의 수순까지 완생할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흑은 후수를 잡아야만 한다. 백이 선수를 잡고 15자리를 두는 것이 싫다는 얘기다.
실전진행4(흑의 선택이 옳았다)
좌상귀를 살리지 않은 건 흑의 올바른 선택이었다. 뒷맛이 찝찝한 백은 1, 3으로 붙여 늘어 확실한 문단속을 해놓아야만 했었다. 다시 선수를 잡은 흑은 4로 보강해 백△의 준동을 확실히 방지했다. 백5로 깊숙이 삭감하는 승부수를 던져보지만 씨에허 7단은 전혀 급할 것이 없다는 듯 흑20까지 천천히 공격한다.
이 바둑은 초반의 변화 이후 마땅한 승부처가 없을 정도로 흑의 완급조절이 탁월했다고 평해야겠다. 씨에허 7단처럼 두터움의 이해도가 완벽한 기사에겐 중용을 지키는 것만이 이기는 길이란 걸 잘 설명해주고 있다.
참고도11(보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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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flight |
｜ 2011-06-30 오후 11:32: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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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에 신수를 둔다는건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있단 소리죠.
일국에서 붙어보니 야 이건 뭐 요리할 수 있겠구나말이죠.
위빈에게 한 마디 해주고 싶네요.
바람이 산허리로 흐르는 것은 산에 가로 막혀서일뿐
절대 산의 자리를 차지할 수는 없는 것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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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f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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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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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f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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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는 (엉터리지만) The wind only blows around a mountain because it cannot push to take the place of the moun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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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f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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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는 風不占山而迂廻? 아 이건 좀 아닌건 같네요. 잘 하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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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極熊 |
｜ 2011-06-30 오후 5:22:00 [동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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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야 항상 검증되지 않지요. 그래야 신수지요.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상대방 헷갈리게 하는것...배를 타고 살아 돌아올 지 알수없는 대항해 무작정 가보는 목숨건항해 그것이 신천지, 신대륙의 발견에 귀착된게 아닐까요? 새로운 신기록이라는 신천지개척을 위해서라면 그러한 모험이 ..바둑도...검증된수는 이미 대처법도 다나와있으니 옛날고수들이 안통하는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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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極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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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이긴다에 100% 이번에 믿음이 있었어요. 며칠전 꿈에 이번춘란배 이세돌9단 우승 사진 촬영하는것 보였거든요.100만원 이9단 이긴다에 걸려고하다 어떻게 거는지 몰라서 못걸었어요.누구는 여가 어떻게 연락해서 거는 방법이 있다던데...누가 좀 살짝알려주세요. 조금씩 걸어보게요.더 스릴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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