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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 둘 가진 자와 하나 가진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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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 둘 가진 자와 하나 가진 자
| 한창규 2005-06-02 오전 10:45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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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를 움직이는 집중력. 더욱이 정신스포츠에서는 승부와 집중력의 관계가 한층 밀접해진다.
최종국까지 간 통합챔프전은 뜻밖에도 엉뚱한 부분에서 승자와 패자의 희비를 갈라놓았다. 승부를 가른 건 집중력의 차이. 박영훈은 돋보이는 기량으로 몰아치고 위협했으나 중요한 순간에 목표물을 비켜 갔다. 풍족한 상황이 정신을 흐려놓았다. 반면 마지막 남은 화살 하나로 허점을 노려 오던 구리는 상대방의 방심을 틈타 급소를 명중시켰다. 그것으로 승부끝이었다.
제8회 한중신인왕전 제3국
○구리 7단(중국) ●박영훈 9단(한국)
- 장소 : 중국 황산
- 날짜 : 2005. 05. 27
- 결과 : 198수끝, 백불계승
장면 (불각의 습격)
최종국은 초반부터 힘싸움. 그 과정에서 무게중심이 흑쪽으로 기울었다. 신나게 공격하며 우승 일보직전까지 다가선 박영훈. 그런데 긴요한 수순 하나를 빠뜨리고 만다.
흑1이 불찰의 방향전환. 그 찰나 청천벽력 같은 백2의 습격을 받았다. 눈앞이 깜깜해진 박영훈은 한동안 응수를 못했다.
참고도1 (절단 불가피)
△를 얻어맞은 백은 대책이 전무하다시피 한 실정이다. 절단을 피할 수 없다.
흑1은 4까지 대마 전멸. 흑1로 2에 받아도 백A, 흑1, 백B로 역시 몸체가 끊긴다.
참고도2 (흑의 의도)
▲로 어깨짚은 수는 A의 곳 약점을 돌보기 위한 뜻. 백A로 절단할 때의 축머리가 되는 것이다.
만일 백1로 받아준다면 흑2 등으로 기대어 가며 △들을 통째로 수중에 넣겠다는 일방적인 생각이었다.
참고도3 (선수로 방비)
선수로 단점을 방비할 수 있었기에 더욱 애석하다. 흑1, 3이 우하 백에 대한 선수 행사. 그런 다음 A가 아니라 흑5가 튼튼한 손질.
국후 구리가 ‘덤을 15집 정도 받아야 해볼 만한 형세’라고 토로했을 만큼 흑이 국면을 압도해 나갔을 것이다.
참고도4 (욕심)
단점을 선수로 방비하고 난 후 실전처럼 5에 두는 것은 욕심. 백6으로 끊는 수가 성가시다.
흑7로 축으로 몰면 다시 백8로 끊는다. 흑이 빵따냄을 얻었지만 백12로 잡은 모습이 두텁다. 또 흑9로 10에 따내는 것도 백9로 석점이 잡혀서 좋지 않다.
실전진행 (1수늘어진 패)
차단당하는 수를 일류기사 박영훈이 못 봤다는 건 불가사의한 일이다.
연결할 수 없을뿐더러 안에서 사는 수단도 없는 흑. 유일한 대책이라면 1 이하로 패를 내는 그림이다. 그러나 1수늘어진 패. 방금 전까지 멀쩡하던 스무 개가 넘는 흑돌의 운명을 늘어진 패에 의존해야 한다는 현실은 무대책이나 다름없다.
참고도5 (싸움 불가)
실전에서 우변 흑대마는 결국 백의 수중에 들어갔다. 눈 깜짝할 사이에 입은 참상.
외곽의 백과 싸우는 이 그림은 흑이 곳곳에 흠집을 지니고 있어 도저히 안 된다.
안타깝고 허망한 패배가 되고 말았다. 반면 딜레마에 빠져 있던 구리는 단 한번의 찬스를 부여잡으며 한중천원전에서 두 번, 한중신인왕전에서 두 번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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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지7 |
｜ 2005-06-02 오전 11:07: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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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려일실~! 호사다마라 할까...박영훈같은 고수가 손바람 신바람에 다 잡은 대어를 놓쳤구나~! 이를 계기로 바둑이 한층 더 성숙해지기를..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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