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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칫상 걷어찬 무한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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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칫상 걷어찬 무한 욕심
| 한창규 2005-01-19 오후 00:30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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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의 최대악, 욕심. 욕심의 끝자락은 언제나 파국이다. 과욕은 모든 것을 원하지만 결국은 모든 것을 잃는다.
2연승으로 냅다 달리던 쉬잉. 기세가 여전했으나 끝내는 자기 몸을 주체하지 못했다. 채워지지 않은 욕심의 잔을 마냥 들이키다 파국의 바다로 빠져들었다.
박지은은 용궁에 다녀왔다. 혼쭐나며 끈기로 진흙탕에서 보석을 찾았다. 우승까지 앞으로 2승!
제3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 제12국
○박지은 5단(한국) ●쉬잉 5단(중국)
장소 : 상하이 왕바오허 호텔
날짜 : 2005. 01. 18
결과 : 284수끝, 백8집반승
장면 (비극의 시작)
불리한 판세에다 경황없는 초읽기 속에 대완착마저 범해 형세는 백에게 비관적이다. 바둑 잡는 초읽기.
간단명료한 마무리로 상황을 종결시킬 수 있는 쉬잉, 슬며서 욕심이 발동했다. 그러나 1분 안에 모든 것을 판단해야 하는 급박한 판국에 가급적 변화를 피하는 게 현명한 처사일 것.
몇번이고 주저하다 욕망을 주체하지 못했는지 쉬잉은 흑1부터 기어코 잡으러 갔다. 비극의 시작이었다.
참고도1 (흑승)
사실 이맘 때만 하더라도 중국측은 시상식 준비와 잔칫상 차리기에 분주했다.
흑이 스스로 폭탄을 짊어지고 불속으로 뛰어들지 않는한 필승 태세. 흑1로 한점을 잡고 백2로 연결을 강요한 다음 흑3으로 지켰으면 기쁜 마음으로 우승컵에 입맞춤할 수 있었다.
실전진행1(눈먼 대마사냥)
사실 쉬잉의 판단이 그리 잘못된 바는 아니었다. 백이 집을 낼 수 있는 공간은 상변과 우상 일대. 그것도 흑의 엷음을 최대한 비집어야 겨우 두눈이 확보될까 말까일 정도다.
흑4로 행여 생길지도 모를 눈을 없애고, 연결고리를 간접적으로 차단한 흑8은 선수. 흑10을 둘 때도 확신에 찼을 것이다.
그러나 흑12에서 쉬잉은 대마사냥에 눈이 멀고 만다. 통쾌한 승리로 고조된 잔치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참고도2 (풍전등화)
사실 백대마는 매우 위험했다. 중앙쪽에서는 눈을 장만할 공간이 부족하다.
백1은 선수가 되지만 그 다음이 이어지지 않는다. 〈실전진행1〉 흑8은 백1마저 선수로 당해주지 않겠다는 강경함이다.
참고도3 (살려주어도)
〈실전진행1〉 흑10도 단단한 보강. ‘이렇게 오랏줄을 튼튼히 해놓는데 어디서 살겠느냐’ 하는 투이다.
흑1로 공격할 수도 있을 법한데 백2로 붙여올 경우 만일의 불상사를 방비한 뜻으로 해석된다. 흑3으로 차단하는 것은 백8까지 삶. A의 곳 엷음이 신경쓰여 흑3으로 7에 두어 잡으러 가기가 껄끄럽다면 백을 살려주어도 흑이 나쁘지 않다.
참고도4 (우변사수)
한사코 끝장을 내겠노라고 덤빈 〈실전진행1〉 흑12는 귀신에 홀렸다고 할 수밖에.
정수는 흑1. 집을 지키면서 위협했더라면 백도 오래 버티지는 못했을 것이다. 백2부터 연결을 도모해야 하는데 흑은 패로 차단하는 노림이 즐거움이다.
실전진행2 (절름발이 신세)
△로 뚫린 순간 대마포획의 꿈은 물건너 갔다. 도리어 우상 흑이 살아야 하는 형편. 처지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우상 흑집은 4집. 오히려 휘청거렸던 백이 두눈 만들고 산 집보다 적다.
흑11도 그치지 않는 난조.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한심스럽다. 우변이 뚫기고 상변도 쪼그라들고 들고 하중앙 두점도 잡혔다. 온동네가 거덜났다.
참고도5 (올바른 처리)
백이 살고 난 후 우하쪽은 흑1로 잇는 것이 올바른 처리. 백2로 연결할 때 흑3으로 집을 확보하면서 안정할 수 있다.
‘쉬잉이 사람 잡는다’는 탄식이 메아리치며 시상식과 잔칫상을 준비하던 중국측은 부랴부랴 판을 걷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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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글선 |
｜ 2005-01-19 오후 7:41: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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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보니 이렇게 재민는 판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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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흥개밥 |
｜ 2005-01-19 오후 1:09: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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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싸....1등은 아름다워.....ㅊㅋㅊ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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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