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혁 9단이 왕위전 리그 5패끝에 1승을 안았다. 그리고 '1장'남은 차기 대회 시드 확보전에 미묘한 바람이 불게 됐다.
7월 7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38기 왕위전 본선 26국에서 유창혁 9단이 안달훈 5단을 180수만에 불계로 꺾고 리그 첫 승점을 안았다.
3승 3패의 시점에서 마지막 판을 맞았던 안달훈 5단은 이 판을 꼭 이겨야만 차기 본선시드를 바라 볼 수 있었던 입장. 따라서 시드 확보가 달려있던 안달훈 5단보다는 아무런 기대가 없는 유 9단이 홀가분했을 것이다.
백을 잡은 유 9단은 지킬 곳은 지키고 삭감할 곳은 삭감하면서 유연한 바둑을 두어 승리를 잡았다. 덕분에 3승 4패로 리그를 마감한 안달훈 5단은 시드 완전 탈락. 왕위전 시드는 같은 승패일때 리그 서열에 따라 시드를 배분하기 때문. 안 5단은 리그 서열의 막내였다.
한편 2승 4패를 마크중인 조 9단은 유 9단과 본인의 활약에 따라 시드 확보의 갸날픈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유창혁 9단이 마지막판에서 조한승 7단(현 3승 3패)을 잡아주고, 조 9단이 이세돌 9단을 이긴다면 3승 4패의 동률로 리그 서열 1위인 조훈현 9단이 1장남은 차기 시드를 거머쥐게 된다.
유 9단 본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유 9단의 손끝에 따라 두사람의 희비가 엇갈리 수 있게 된 것. 특히 조훈현 9단은 유 9단이 패배하면 시드확보에 실패하기 때문에 본인 판 뿐 아니라 유 9단의 대국에 더욱 관심이 갈 수도 있을 듯하다.
현 6승 무패의 이세돌 9단은 조훈현 9단과의 남은 1판에 상관없이 도전권을 가지고 있다. 5승 2패의 안조영 8단과 김주호 5단이 차기 시드를 확보.
조훈현 9단과 이세돌 9단, 유창혁 9단과 조한승 7단의 마지막 왕위전 리그는 7월 9일 한국기원에서 동시에 열린다. 대국결과가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 이세돌 9단과 유창혁 9단이 좀 느긋하다면, 조훈현 9단과 조한승 7단의 표정은 좀 심각하지 않을까? 7월 9일 대국자의 입장에 따른 4명 기사의 표정이 궁금한 대목이다.
이창호 왕위(王位)와 이세돌 도전자는 16일 제주에서 첫 대결을 펼친다.(사이버오로 중계) 왕위 타이틀 보유자인 이창호 9단은 제30기 대회에서 유창혁 9단을 4 : 2로 완파하고 타이틀을 획득한 이래 8연패를 달성 중이다. 중앙일보가 주최하고 삼성생명이 후원하는 왕위전의 우승상금은 3천5백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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