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막식에서 문경민 전무가 선수들에게 덕담했다.

"가장 오랜 역사와 최고 귄위의 국수전, 그리고 이 대회를 빛내는 프로기사 여러분과 함께하는 것은 저희 하림의 영광이자 자랑이다. 대회가 늘 한여름에 시작되지만, 올 무더위와 집중호우는 유난한 듯하다. 지구 생태계가 교란된 탓이라고 한다.이로 인한 두려움으로 요즘 세계 모든 국가들과 기업들은 ESG에 많은 노력과 비용을 들이고 있다.

ESG는 환경, 사회적 책임, 협치, 이런 얘기인데 쉽게 말하자면 인류의 과도한 욕심으로 파괴된 지구 생태계를 자연의 원리대로 되돌려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저는 매년 국수전이 다가오면 바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겉으로 보면 단순하기 짝이 없는 바둑이 인류문명의 흥망성쇠나 산업화 정보화를 겪으면서도 면면히 그 가치를 이어오는 것일까. 흔히 말하는 두뇌 발달에 좋아서, 전략 전술을 배울 수 있어서일까. 그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에어컨, 선풍기, 심지어 손풍기가 어디에나 보급되어 있지만 많은 기사분들은 여전히 손부채를 좋아한다. 나도 상대도 자극하지 않는 순하고 조화로운, 자연의 바람이기 때문일 것이다.여기에 나무로 만든 바둑판, 돌로 만든 바둑돌, 그리고 돌 하나하나의 가치와 균형을 유지해야 승리할 수 있는 규칙, 바둑을 이루는 모든 것들은 자연과 자연의 질서를 말해준다.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며 경쟁하고 ,상호작용을 통해 조화와 균형을 이뤄야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지혜를 알려준다. 이것이 바둑의 진정한 가치일 것이다.

산업화된 현대 문명에서 디지털과 인공지능의 세상을 뒤흔드는 듯하지만, 바둑은 마침내 승자가 되어 불멸의 가치를 면면히 이어갈 것이라 생각한다. 국수전에 참가하신 것만으로, 이미 승자이신 모든 기사 여러분, 여러분의 아름답고 치열하며, 정정당당한 경쟁을 응원한다. 28기 국수전을 준비해주신 양재호 사무총장님을 비롯한 한국기원 관계자 여러분, 개회식을 빛내주신 한종진 기사회장님, 여성연맹 이광순 회장님, 참가해주신 프로기사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

▲ 제28기 하림배 프로여자국수전 예선전이 시작됐다. 예선전에는 한국기원 소속 여자프로기사 37명과 아마여자국수전에서 입상한 3명의 아마추어가 출전해 이틀에 걸쳐 12장의 본선 티켓을 놓고 대결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