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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룡, 독일 함부르크의 잠 못 이루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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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룡, 독일 함부르크의 잠 못 이루는 밤
김성룡, 제2회 기도컵 바둑대회, 잠 못 이루는 참관기
| 데일리오로 2010-09-20 오전 10:26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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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룡 9단, 체코 선수단과 함께 |
김성룡, 독일 함부르크의 잠 못 이루는 밤
제2회 기도컵 바둑대회 참관기
프롤로그
독일 함부르크에서는 9월18일-19일 이틀간 기도컵 바둑대회가 열립니다.
기도컵은 한국에서 기도산업 회장으로 계시는 박장희 회장님이 독일 함부르크에서 바둑 보급을 하고 있는 윤영선 사범을 도와주기 위해 만든 대회입니다.
지난해 이어 올해는 참가인원이 많이 늘어 230명이 된다고 하네요. 참고로 유럽에서 가장 큰 대회는 유럽바둑대회입니다. 지역에 따라 인원 수가 크게 달라지지만 500-1000명정도 참가합니다.
유럽바둑대회는 2주간 벌어지는 캠프 형식으로 주로 휴가나 방학시즌에 열리기 때문에 참가인원은 다른 일반 대회와 비교하긴 힘듭니다. 그 다음으로 큰 대회는 3월에 열리는 파리 대회이고 기도컵은 유럽에서 3번째로 큰 대회가 되었습니다.
윤영선 사범은 독일 청년과 결혼을 했죠. 이제 결혼한지 3년이 지났다고 하죠 현재 우리나라엔 이민진 패밀리가 여자바둑계의 새로운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그전엔 박지은, 조혜연이 아닌 바로 윤영선 패밀리가 있었습니다. 누가 여자들을 모래알 같다고 했을까요 윤영선 패밀리의 끈끈함은 전혀 그것과는 달라보이는 군요 이번에도 김민희, 하호정 윤영선 시스터즈가 출동을 했습니다.
기도산업 지도사범을 하신 백성호9단, 쌍둥이 자매 같은 문도원, 김혜림 양도 함께 갑니다.
그러고 보니 저와 헝가리에서 바둑보급중인 이영신, 고주연까지 이거 너무 많네요. 일찌기 이런 해외대회에 프로기사의 대이동은 없었죠. 오해의 소지가 생길 여지가 생겼습니다. 방법은 하나밖에 없네요 그런점을 불식시키는 길은 열심히 대회기간 최선을 다해 한국 프로기사의 우수성과 성실함을 알려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9월15일 D-3
프로기사들의 인원이 많아서인지 비행기 티켓이 거의 다 다르게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아시아나, 핀에어, 네델란드 항공, 헝가리항공, 타이항공 각양각색입니다.
전 다른 일행과 달리 하루 늦게 도착하는 타이항공 비행기를 탑승했습니다. 각오는 했지만 경유,경유,경유, 경유를 3번 하니까 32시간이 걸리네요. 아무리 체력 좋은 저도 이건 만만치 않네요.
5시간30분 걸려 방콕공항에서의 일입니다. 프랑크 푸르트 경유를 하기 위해 10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받으니 베트남 호치민에 있는 이강욱 사범입니다.
"강욱이 어쩐일이야"
"사범님 혹시 베트남 도와주실 분 좀 없을까요"
"뭐가 제일 급한데"
"세가지인데요. 첫 번째는 한 1000달러 정도면 100명정도 참가하는 바둑대회를 만들 수 있는데요
도와주실 수 있나 하고요.
두 번째는 여기 바둑판은 있는데 바둑알이 부족합니다.
세 번째는 아시안게임에 선수등록을 했는데, 비행기값이 없어서 선수들이 대회 참가가 어렵습니다.
어떻게 후원해 주실분 없을까요"
제가 태국에서 독일로 간다는 이야기를 하고, 알아봐 준다고 얘기하고는 일단 전화를 마쳤습니다.
다른 보급하러 간 프로기사와는 달리 '오지'라는 표현은 그렇지만 유일하게 형편이 어려운 나라로 가서인지 더 도와주고 싶은 기사가 바로 이강욱 사범입니다. 유럽이나 미국 호주는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에 가야하니 정부 보조금으로는 기본 생활이 안되는 단점이 있는 반면 돈을 내고 바둑을 배우는 사람은 있습니다. 반대로 베트남 같은 경우는 생활비는 적게 들지만 오히려 자기 돈을 들여서 배워달라고 해야 할판입니다.
'누구를 더 도와줘야 할까요'라고 한다면 양쪽 모두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 문제는 바둑을 사랑하시는 바둑팬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출발할 때 한국에선 긴팔, 태국에선 반팔, 프랑크푸르트에선 긴팔, 다시 북쪽인 함부르크에선 두꺼운 잠바를 꺼내입게 되니 지구를 한바퀴 다 돈 느낌입니다. 몸은 점점 꽝이 되어 가고 있지만 저에게는 처음인 유럽은 뭔가 마음 속에 품었던 동화 같은 느낌이길 바랬습니다.
함부르크 도착은 현지시각 9월16일 오전 10시20분 날씨 맑음이었습니다.
 ▲ 윤영선 8단의 독일 제자, 애엄마이시네요. 윤영선 8단은 독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9월16일 D-2
함부르크 공항에 도착하니 핸드폰에 문자가 하나 와 있네요. 택시20분 30유로, 지하철30분 발신인은 김민희군요. '혼자서 잘 찾아와' 하고 달랑 이메일에 호텔 약도 보냈길래, 그래도 나와 주겠지 했는데 김민희양의 약속은 칼 같군요. 혼자서 지하철을 타게 되었네요. 상식적으로 20분에 30유로고 30분에 2.75유로라면 선택은 지하철이 아닐까요. 생각해보니 '선택을 잘했어' 라기보다는 '지하철이 4000원이 넘네' 라는 생각이 들면서 물가가 정말 비싸다는 느낌 먼저 듭니다. 10 정거장 지나 함부르크 중앙역 호텔을 물어 보려고 했더니 그럴 필요가 없네요. 코 앞에 호텔이 보입니다.
로비엔 반가운 문도원 김혜림이 있네요. 나 체크인 하고 짐 놓고 올테니까 기다려 해놓고 두 후배를 30분도 넘게 기다리게 했습니다. 제 방은 4층인데 로비를 찾을 수가 없네요 1층에서 이리 헤매고 저리헤매고 지하에도 가 봤더니 풀장만 있고, 30분 헤매다가 직원에게 물었더니 로비는 0층이랍니다. 세상에 0층이 있나요 F나 L로 표기하는 건 봤어도 0층이 있다는 건 유럽와서 처음 알았습니다. 30 몇 시간을 단 하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달려왔는데 0층을 몰라 1층에서 30분을 헤메고 보니 세상은 역시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는걸 느끼게 되네요.
그동안 이름만 들었지 잘 알지 못한 문도원, 김혜림 두 후배랑 생수사러 가기 위한 1시간동안의 대화는,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오후 윤영선 사범이 간단한 함부르크 시청사 관광을 안내하네요. 저녁엔 어머니가 아프셔서 병문안 갔다 온 윤영선의 남편 라스무스도 왔습니다
시차적응을 위해 가장 중요한 밤은 역시 잠이 안오는 군요. 새벽3시 이글을 쓰고 있습니다.
어떻게 함부르크 기도컵에 대해 알릴까 고민입니다. 이제 자야겠네요. 내일 헝가리에서 오는 이영신 고주연을 제가 픽업하기로 했거든요. 세상에, 처음 유럽에 온 그것도 만 하루도 안된 제가 가이드를 맡게 된 사연은 내일 올리겠습니다.
 ▲ 어린이 대회, 삐삐 닮은 어린이는 진지하기만하고, 동생인 듯한 어린이는 카메라를 발견하고 웃는다
9월17일 D-1
9월17일은 기도컵 전야제가 오후에 열리게 됩니다. 그리고 헝가리에 있는 이영신, 고주연이 도착합니다. 전날 와인바에서 갑자기 박회장님이 "영선인 내일 대회 준비하고 힘들테니까 헝가리애들 픽업은 가지마"라고 하시는게 아니겠어요. 그러자 윤영선 왈 "데리러 가기로 했는데요"
박회장님은 '넌 피곤할테니 다른 사람이 데리러 가면' 된다고 하시네요. 그럼 누가 데리러 가야할까요. 백성호 사범님은 당연 아니시고 김민희, 아님 저네요. 유일하게 픽업 못 받은 제가 픽업가기로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박회장님이 미안하신지 같이 가자고 하시는 군요
하루만에 다시 함부르크 공항엘 갑니다.
9시20분 도착하기로 한 헝가리팀은 연착으로 1시간 늦은 10시30분에 도착하네요 .
당연히 2명 오는 줄 알았더니, 한국에서 바둑을 배웠던 루카라는 슬로베니아 130킬로 거구가 동행을 했습니다. 돌아가는 길은 4명은 벤츠 택시, 전 다시 지하철. 이런 걸 뭐라고 해야하죠 (XX, XXX)
하지만 지하철서 이 글을 쓰는 이 순간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군요. 한국기원에서 만날 때의 후배들과는 다르네요. 바둑보급 하겠다고 고생하는 이들에 비하면 전 행복한 거죠. 이 친구들을 어떻게 잘해줘야 할까요. 지하철을 내려야 할 시간입니다. 시간 날 때마다 함부르크 소식을 계속 올리겠습니다.
윤영선과 이영신
제가 아는 윤영선과 이영신의 관계는 라이벌이 겪는 불편함이랄까.
나이는 같지만 학교는 이영신이 1년위입니다. 생일이 빠르죠. 그래서 이영신과 전 친구. 윤영선과 전 오빠 동생. 윤영선과 이영신은 친구. 이렇습니다.
가장 선배인 남치형 교수가 바둑을 포기한 사이 90년초 여자 바둑계는 이영신과 윤영선의 라이벌전이 시작됩니다. 다른 여자기사들 보다는 월등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라이벌이 되었습니다. 바둑을 배운 곳도 서로 다르고 해서인지 여자기사들도 친하게 진해지는 것이 윤영선을 중심으로 하는 쪽과 이영신을 중심으로 하는 쪽으로 나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은 루이 9단이 한국에 오면서 변하게 되었죠. 박지은, 조혜연의 시대로 바뀌게 되구요. 윤영선의 독일 진출로 둘 사이의 관계가 더 이상의 진전이나 별다른 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는 서먹서먹한 관계가 되지 않나요.
그런데 호텔에서 서로 사진 찍자고 하는 모습을 보,고 내가 완전히 둘 사이를 잘못 알고 있었나 하는 생각까지 드네요. 백성호 사범님 얘기를 들으니 박장희 회장님이 주선해 둘 사이를 풀어 놓으셨다는 군요. 이젠 승부를 겨루는 사이가 아닌데 승부의 감정을 다른 부분으로 풀 필요는 없겠죠.
같이 외국에서 고생하는 두 기사가 친해진 모습을 보니 이것 또한 기분이 좋네요.
 ▲ 정말 술 좋아하실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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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과순리 |
｜ 2010-09-20 오후 12:54: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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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보급은 어느 나라나 역시 지식층에서부터 시작하는게 좋지 않을까요? 유명대학교나 공대교수클럽 유명 공과대학 학생들부터 타겟으로 해서 배우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머리도 어느정도 있어서 바둑 가르치기도 좋고 수학적인 머리들이 좋아서 오래 수를 읽는 능력도 갖췄고요. 바둑이뭔지도 모르는데 우리나라같은 어린이 바둑영재학원 이런게 먹힐리가 없지요. 유럽바둑인들로 하여금 공원에서 바둑두기등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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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라파고스 |
｜ 2010-09-20 오후 12:44: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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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성이 춤추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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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sana |
｜ 2010-09-20 오후 12:23: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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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생동감있게 잘 보았습니다. 文筆과 정성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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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산야 |
｜ 2010-09-20 오전 11:52:00 [동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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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보급의 어려움을 새삼 느끼네요 한국기원의 고충을 조금 이해 할 것 같습니다. 열심히 자세히 글을 써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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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비 |
｜ 2010-09-20 오전 11:51: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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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공감이 가는 글 잘 읽었습니다. 이렇게 솔직하게 느끼고 들을 걸 말할 수 있는 분은 김성룡 사범님밖에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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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싱6 |
｜ 2010-09-20 오전 11:46: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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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 꼭 독일에 갔다온 기분입니다 그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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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라1 |
｜ 2010-09-20 오전 11:01: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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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읽었습니다....해설처럼 글 쓰는 재주도 좋으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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