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기원 1층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3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결승5번기 최종국에서 이세돌 9단이 중국 구리 9단을 상대로 207수 만에 흑으로 불계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3-2로 최종 우승을 결정지었다.
83년생 동갑내기 대결 한ㆍ중 정상 라이벌 대결로 관심을 끌었던 이번 결승 시리즈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이 9단은 1국에서 힘없이 밀렸지만 심기일전해 2국과 3국에서 연승했다. 특히 3국에서 절대 불리했던 바둑을 이기면서 우승 인연이 이 9단을 빨리 찾아온 게 아닌가 하는 관측도 있었으나 4국에서 구리 9단이 오뚝이처럼 일어나 반격하면서 최종 승부는 5국으로 미뤄졌다.
세기의 대결에서 승자는 결국 최종국에서 가려지게 된 것. 이 9단은 이 대국에서 보기 드문 초반 우세를 보였다. 늘 이 9단은 중반 이후 운영 능력이 아주 강한 반면 초반이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한데 이번만은 달랐다. 반면 구리 9단은 중반 흔들렸다. 작전의 일관성을 살리지 못하고 중반 주도권을 완전히 상대에게 내줬다.
하지만 바둑이 바로 끝난 것은 아니었다. 저력의 구리 9단이 중반 바짝 따라붙었다. 하지만 결론은 ‘수읽기의 제왕’ ‘반상의 마법사’로 불리는 이 9단이었다. 이 9단은 막바지로 접어들수록 집중력을 잃지 않고 더 강력한 수법으로 승기를 틀어쥐었다. 끝내기에서 정확한 마무리 솜씨로 보였다. 구리 9단은 아킬레스건이던 종반운영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이 9단이 중앙에서 백의 책동을 원천봉쇄하자 구리 9단은 하릴없이 돌을 거뒀다.
이 9단은 이번 비씨카드배 우승으로 타이틀 획득수를 35개로 늘렸다. 국제기전에선만 14차례 획득이다. 이 9단과 구리 9단은 동갑인 데다 입단시기(1995년)도 같고, 구리 9단이 중국 랭킹 1위는 아니지만 둘 간 대결은 체감상 한 중 정상 대결의 성격이 짙 초미의 관심을 모았었다. 라이벌 구리 9단과의 상대전적은 8승 10패가 되면서 차이를 좁혔고 비공식으로는 14승 13패로 한발 앞섰다.
세계 최초의 컷오프 상금제를 도입한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의 우승상금은 3억이며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초읽기 1분 3회.
▲ 세기의 대결을 보기 위해 관계자들과 보도진이 두 대국자 주위로 몰려들었다.
▲ 이세돌 9단이 가뿐한 기분으로 바둑TV와 인터뷰 하고 있다.
바둑TV인터뷰/ 우승, '딸의 힘으로'
- 결승 최종국답게 치열한 승부였다. 오늘은 승리 소감 아닌 우승소감을 듣게 됐다.
"우승이라 기뻐야 하는데 아주 만족스럽진 못하다(내용 때문인듯). 마지막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구리 9단이 긴장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구리 9단의 착오가 있었다.
- 오늘 대국 총평을 해본다면?
"중반부터 엎치락 뒤치락하다가 마지막에 내가 기회를 잡았다."
- 가장 인상깊었던 대국은?
"3국이 가장 생각난다. 도저히 이기기 힘든 바둑이었다. 그 바둑을 이겼기 때문에 우승까지 가능했던 것 같다."
- 이기는 자가 강자라는 말이 있다. 이세돌 9단은 어떻게 생각하나?
"이기는 게 나쁠리야 없지만 좋은 바둑을 두는 게 내 목표다."
- 우승을 결정 지은 순간 누가 가장 먼저 생각났나 ?
"역시 딸아이가 생각났다. (부인이 나와 계신데 생각나지 않았나) (이세돌 웃음) 당연히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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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기의 대결을 보기 위해 관계자들과 보도진이 두 대국자 주위로 몰려들었다. 
▲ 이세돌 9단이 가뿐한 기분으로 바둑TV와 인터뷰 하고 있다. 
▲ 이세돌 9단의 부인 김현진 씨가 이세돌 9단의 인터뷰를 즐겁게 보고 있다. 
▲ 이세돌 9단의 부인 김현진 씨가 대국장을 찾아 우승의 기쁨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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