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의 비밀

“이건 마방진(魔方陣)이죠. 중국의 하나라 우왕(B.C.4000년경) 때 황하가 범람하는 걸 막기 위해 치수공사(제방공사)를 한 모양입니다. 자주 물이 넘쳐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어느 날 강 속에서 등에 문양이 새겨진 거북이가 나타나 사람들이 이상하게 여겼답니다. 중국인들은 그게 뭘까  여러 가지로 생각하다 아끼꼬 씨가 남긴 1부터 9가 쓰인 아홉 개의 칸 속의 숫자를 만든 거죠. 바로 위 그림입니다.”

위의 그림은 가로 세로의 합이 모두 15다. 신비로운 무늬의 그림은 하늘이 거북이를 시켜  내려준 것이라고 믿었기에 이것을 ‘낙서(洛書)’라 하여 귀하게 여겼다. 이후 이 숫자의 배열은 ‘마법을 가진 수’로 여겨 점(占)을 치는 도구로 활용했으나 1세기 경, 폼페이 유적에서 마방진이 발견됨에 따라 유끼꼬는 1부터 9가 쓰인 ‘3-3 방진’에 대한 연구를 했던 것으로 보였다.

그녀의 주장은 거북이 등에 숫자가 쓰인 채 발견되었다는 ‘3-3의 마방진’, 즉 3방진은 후대에 누군가가 꾸민 것에 불과하다는 주장이었다. 그녀가 남긴 기록에 의하면, ‘마방진’은 종교적 상징으로 나타났다. 서양의 학자들은, 마방진에 사용된 단어가 SATOR, AREPO, TENET, OPERA, 그리고 ROTAS로 이루어진 ‘SATOR 마방진’이라 지적했다.
위의 단어들을 가로 세로로 배열하면 인간들이 헤아릴 수 없는 단어, 십자가인 TENET가 나타난다.

S	A	T	O	R
A	R	E	P	O
T	E	N	E	T
O	P	E	R	A
R	O	T	A	S

유끼꼬는 십자가를 이루는 단어(TENET)에 대해 자신만의 설명을 붙였다. TEN은 완성된 수 ‘열’을 나타내고 NET은 ‘남이 알 수 없는 행동을 한다’는 것으로, 기독교 사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반 대중들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가 인간들의 죄를 대신 지고 죽었다는 의미를 모른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마방진(魔方陣)의 수는 낙서(洛書)에서 나온 게 아니라 예수님이 인간들의 죄를 대속하신 십자가를 의미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렇다면 중국인들은 무엇 때문에 거북이가 등에 그림을 그리고 나온 ‘마법의 수’라고 왜곡시켰을까.

과연 거북이 등에 그려진 아홉 개의 숫자는 무엇인가. 유끼꼬는 그냥 ‘방진(方陣)’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방진은 홀수와 짝수로 나뉘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먼저 정사각형을 다음과 같이 만든다.

그 다음 1부터 9까지의 수를 빗금 친 화살표 방향으로 배열하면, 다음의 그림과 같이 이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숫자에서 중앙을 중심으로 위와 아래, 좌와 우를 바꾼다. 즉, 1과 9, 7과 3을 바꾸면 중앙에 5를 놓은 전후좌우가 15로 이루어진다. 이것이 홀수 방진이다.

그러면 짝수방진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그것 역시 어렵지 않다. 짝수 방진은 4-4, 6-6, 8-8을 말한다.
4-4방진은 칸이 열여섯 개이므로 1부터 16까지 사용한다. 이 숫자들을 배열하기 위해선 일단 칸을 열여섯 개를 만들고 대각선을 긋는다. 그런 다음 대각선이 지나간 자리에 알파벳 A부터 H까지 적는다. 알파벳 A가 있는 자리는 1이 들어가야 할 자리므로 적지 않고 그 다음 칸에 2를 집어넣는다. 이번엔 알파벳을 지우고 숫자를 적어 넣는다. 이때 주의 할 것은 1이 아니라 거꾸로 16부터 적어야 한다.

그러므로 유끼꼬는 3방진이든 4방진이든 이러한 방진은 얼마든지 변형해 만들 수 있으며, 거북이가 등에 이상한 그림을 그린 채 나왔다는 건 조작되었다는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왜 유끼꼬가 이러한 방진에 깊이 몰두해 있었는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