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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다，연속 반집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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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기 패왕전이 끝났다.안조영 7단에 대한 이창호 9단의 3대0 승리.언뜻 일방적인 승부건만 안7단은 안타까움이 많았다.안7단은 제1국과 2국을 유리하게 이끌었건만 끝내기에서 실족,연속해서 반(半)집을 졌던 것이다.
얼마나 충격이 클까!연속해서 반집패를 당할 확률부터 계산해 보자.
필자의 자료에 의하면 기사들이 - 지난 5년 동안 본선 이상의 승부를 표본으로 할 때 - 이창호에게 반집패로 지는 경우는 100국 중에서 약 9국이 발생한다.즉 확률은 약 9%이다.그러면 두 번 연속하여 반집패 당할 확률은 - 독립된 사건이 연속하여 일어날 확률은 그 곱에 의해 표현된다 - (9/100)뻂(9/100)=81/10000,즉 0.81%의 확률이다.그러니까 안7단이 승부를 놓칠 확률은 1%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얼마나 가슴 아플까!
오래 전부터 전해오는 이야기로,프로의 승부에서 반집은 운에 달렸다고 한다.그러나 어찌 운에 그치랴!반집승이냐 반집패냐 하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차이를 가져온다.
안7단의 경우 충격은 끝내기에서 ‘실수’하여 반집을 연속으로 진 것.이 경험은 앞으로 안7단의 심리를 대단히 위축시킬 것이다.반상이 종반으로 갈수록 자신감이 추락해 심리가 불안해진다.그 점을 의식하여 안7단은 초반에 더욱 적극적으로 두고 싶어할 것이다.그러나 초반의 위험감수(risk-acceptant) 심리는 종반이 다가올수록 위험회피(risk-averse) 심리로 변한다.위험회피 심리는 소극적인 사고를 갖는 경향이 있으므로 역시 종반은 위축된다.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답이 있을까?원론적인 격려에만 그칠 답이라도 있을까?모든 것은 마음에 달렸다고,극복하라고.그렇게 무책임하게?
여하튼,이창호의 종반은 과연 세심하다.기보를 보자.제1국인데 백A가 실수.이창호의 흑B가 정교.다음 흑D,백E,흑C의 패를 노린 것이다.따라서 백C는 절대.문제는 이 다음.우하귀는 백F,흑H,백G까지 후절수가 된다.백의 이득은 불과 3집.다시 말하여 후수 3집 끝내기로 흑▲의 큰 자리를 놓친 것이다.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실수.역시 승부는 운인가!
(문용직 프로4단 2002.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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