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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스타일 차이는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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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정보화시대에 살고 있다는 그 사실 하나가 우리에게 결론을 하나 심어준 것이 있다.정보의 쉬운 교환으로 한국과 중국,일본의 바둑은 이제 그 차이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물론 이와 달리 한국과 중국의 바둑은 일본에 비해서 실전적이라는 주장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기도 하다.
현실은 어떠한가.아무리 정보화가 진행되어도 현실은 공간의 한계 속에 갇혀 있다.그리고 민족성의 차이 또한 없지 않다.경제와 문화가 시장경제 속으로 진입한다 해도 여전히 지역별로 특성이 없지 않다.
다음 기보를 보자. 상변에서 흑12,백13의 교환을 눈여겨보자.그 교환 하나로 A의 단수를 남겨 두었기에 B의 젖힘을 흑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그리곤 손을 빼서 우상귀 흑14가 큰 곳이다.흑이 발빠른 포석이되 백은 두터운 모양이다.이제 하변을 보자.흑▲로 가만히 내려선 점에 유의하자.흑C,백D의 교환을 백을 굳혀준 악수로 보고 가만히 내려선 것이다.그 대가로 흑은 백에게 발빠른 걸침(백□)을 허용한다.
그런데 여기에 한국과 중국의 차이가 있다.한국의 기사들은 상변을,중국기사들은 하변을 선호한다.거의 절대적이라 할 만큼 그렇게 둔다.왜 중국과 한국은 이 모양에 대해서만은 그렇게 자신들의 안목에 집착할까? 상변과 하변의 차이를 아느니만큼 어느 하나가 더 낫다는 판단을 내릴 법도 한데.
어디에 그 이유가 있을까? 일본과 달리 한국과 중국은 집단적으로 연구하고 결과를 공유하는 풍토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한국 젊은이들의 연구회인 소소회(笑笑會)가 그 대표적인 것.바로 그 집단성이 영향을 주는 것일까?
개인은 집단 속에서 가장 연약한 인간이 된다.집단 속에서 자신의 존재성을 찾고 삶의 한계를 긋는다.정치의 세계(예를 들면 지역주의)가 그 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자신이 믿고자 하는 것,그것이 현실을 규정한다.현실은 그렇게 구성되고.
바둑의 세계도 그런 인식의 한계를 피할 수 없는 것일까.아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상상력의 세계마저 그러하다면 우리는 무엇이 되겠는가.
(문용직 프로4단 2002.05.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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