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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130수…프로들의 놀라운 수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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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들은 수읽기를 어느 정도 빨리,그리고 멀리 할 수 있을까?
일본에서는 1907년 12월 2일 다무라(田村 保壽)와 이시이(石井 千治)간의 대국에서 백148을 8시간의 장고 끝에 둔 예가 있었다.수도하는 자세로 8시간을！그 8시간에 대해서는 - 277수까지 간 그 판의 나머지 수를 다 읽고 - 한 집 이기는 수순을 확인하고 둔 수라는 설(說)이 떠돌았다.그렇다면 적어도 130수 정도를 읽었다고 볼 수 있겠다.
사실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명인(名人)급이라면 그 정도는 읽을 수 있으리라고 여겨진다.자,그렇다면 프로들은 수읽기를 어느 정도 빨리 할 수 있을까?
다음 기보를 보자.지난 2월 21일에 두어진 제1기 KT배 마스터스 프로기전 결승 2국이다.흑은 조훈현 9단,백은 최철한 4단.50세와 16살의 대결이기도 하여 관심을 모았는데 더욱 주의를 끈 것은 두 기사의 수읽기 능력.
흑진 속에 수가 있었다.백1이 바로 그것.흑A로 받으면 백B 이하 백F까지 중앙 흑이 죽는다.흑G의 축도 H의 축도 안되며,I와 J의 장문도 성립되지 않는다.이 정도를 읽고 난 다음 조9단은 백1이 오기 전에 E로 젖혀 지켰는데,과연 깊은 수읽기！
그런데 이 정도의 수읽기를 하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렸을까? 불과 30초,단지 30초였다.정녕코 놀라운 일? 백1의 맥점을 발견하는 그 감각도 놀랍고 그 이후 읽어 제낀 수상전도 놀랍고.그것도 초읽기에 몰린 30초 만에.
프로들의 수읽기는 이 정도로 무섭다.물론 솔직히 고백하면 같은 프로라도 명인급과 필자 같은 하수와는 차이가 크다.그러나 하나 더 놀랄 일은 백1의 맥점을 두 기사가 똑 같이 보고 있었다는 점이다.최4단은 불과 16살,조9단은 50살.어린 소년의 수읽기가 뛰어난 것도 놀랄 일이지만 50살 장년에 접어든 조9단의 집중력은 더욱 놀랍다.
프로들의 세계,그 집중력！필자는 프로이기에 놀라움은 더하다.
(문용직 프로4단 2002.02.28)
●... 관련기보는 제1회 KT배 결승2국의 기보. 클릭하면 총 수순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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