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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天元)의 의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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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는 물론이고 프로에게도 천원(天元)은 외경의 대상이다．그래서인가．최근 일본의 신예토너먼트 결승전에서 다카오 신지(高尾紳路) 6단을 맞은 야마시타 게이고(山下敬吾) 6단(白)이 백2를 천원에 둔 것에 대하여 프로는 말을 잊는다．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이창호 9단도 말을 않는다．재촉하니 겨우 나오는 대답은 고개를 젖는 것．백2를 둔 이상 백은 실리에서의 불리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다음 흑이 A에 두었다고 가정하면 B와 C는 맞보기가 되어,흑이 3개의 귀를 차지한 데 반해 백은 겨우 1개．
야마시타 6단은 어떤 이론에 의거해 백2를 천원에 두었을까? 만약 이론이 없는 실험이라면 실험 없는 이론 보다도 못할 결과를 가지리라．바둑의 모형으로 추론되기도 한 천문점성(天文占星)에 근거한 것일까．1670년 일본의 천문학자 야스이 산테쯔(安井算哲)는 당대의 명인 도우사쿠(道策)를 상대로 첫수를 천원에 두는 바둑을 시도한다．태극(北極星)은 하늘의 중심이요 천원은 반상의 중심이라,천문을 바둑의 모형으로 이해해 첫수를 천원에 둔 것이다．그러나 무참히 패배한 그는 다시는 첫수를 천원에 두지 않고 천문학에 전념,1684년 일본 최초의 역(曆)인 정향력(貞享曆)을 완성한다．
그후 259년이 지난 1929년,역사상 최초의 흉내바둑을 시도하기 위해 오청원은 첫수를 천원에 둔 다음 63수까지 흉내를 시도한다．결과는 3집 패배였지만 그 발상의 참신함은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된다．
그러나 천원은 여전히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일본에서 1960년부터 1995년까지 첫수를 천원에 둔 바둑은 총 3만3735국 중 불과 22국으로 12승 10패를 기록한다．백2를 천원에 둔 것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89년 NHK전에서 요다(依田) 7단이 시도했는데 9집을 진 기록이 남아 있다．
다행히 이번에 이기기는 했지만 야마시타 6단은 어떠한 이론적 근거에서 백2를 두었을까．김영삼 5단은 그가 포석에 약하고 중반 이후 싸움에 강한 바둑이기에 ‘에라,모르겠다!’ 하고,기세로 한번 둔 것 아닐까하고 추론하는데…．독자 여러분은 짐작하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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