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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구조，바둑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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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20세기 초까지 2000년 동안 돌을 먼저 배치한 사전치석제(事前置石制)를 고수했다. 조선은 그와 비슷하게 순장(巡將) 바둑(기보는 순장바둑의 돌 배치를 보여주는데 △와 ▲만을 먼저 놓고 시작하는 것은 중국 법도)을 붙잡았고….
일본은? 자료를 보면 1253년에 사전치석제로 둔 바둑이 하나 있다. 그리고 1582년 이후는 돌의 사전 배치를 제거한 자유치석제(自由置石制)만이 남는다. 그 사이 330년 동안의 변화는 어둡기만 하고.
여기서 하나의 의문이 남는다. 왜 동양 3국의 바둑이 저마다 달랐을까? 문화의 교류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2000년 동안 중국의 사전치석제가 바뀌지 않았던 데에서 유추하는 것이긴 하지만,바둑이란 게임은 사회의 지배적인 가치체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게 아니었을까.
중국은 한(漢)나라 이후 유교적 가치체계가 사회질서를 지배했다. 논어에 나오는 ‘제 자리에 자리 잡은 북극성을 여러 별들이 존중한다’(北辰居其所而衆星共之)라는 그 체계, 신분 질서 체계 말이다.
그렇다. 유교적 질서가 좀더 엄격했던 조선에서 순장바둑은 흑1을 절대적인 착점으로 한다. 바로 북극성,즉 왕의 자리다. 주변 돌은 밤에 궁성을 순찰하는 순장(巡將)들이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일본은 자유치석으로 돌아섰는가? 16세기에 그 변천이 있었다고 가정하자. 16세기 전국시대의 혼란기에서 기존의 질서는 무너지고 신분상승은 매우 유동적이었다. 전국을 통일했던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바로 최하층의 신분 아니었던가. 어찌 사전치석제를 인정할 수 있었겠는가.
통일 후 일본은 선(禪)사상과 무사도(武士道)를 결합시킨 가치체계를 지배 이데올로기로 삼았다. 일본의 다(茶) 문화와 정원 문화가 그 대표적인 표현양식. 정원의 경우 비어있는 공간이 나무나 돌의 배치보다 우선시된다. 돌은 정원의 우주를 살리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바둑으로 비유하면 돌보다 돌의 간격. 아니,돌이 존재하지 않는 태초(太初)의 중시. 20세기 초 신포석의 시대에서 일본인 기타니가 공간 중심의 대세력을 우선시한데 비해 중국인 오청원이 돌 중심의 사고를 앞세운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으리라.
(문용직 프로5단 2003-07-24 사이버오로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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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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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斯文亂賊 |
｜ 2003-07-29 오후 12:51: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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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제 황당무계한 공상입니다만, 계가방식의 차이 때문이라 봅니다. 일본식으로는 공배를 메우지 않아도 계가할 수 있으니 종국에 이르는 수수가 가장 짧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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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斯文亂賊 |
｜ 2003-07-29 오후 12:53: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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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견에 한마디 |
중국식으로는 공배를 메워야 하지만 한 쪽만 계가하면 승패를 알 수 있으니 중간이고, 순장바둑에서는 공배를 베운 다음 계가를 위해 돌을 들어내야 하니 가장 길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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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斯文亂賊 |
｜ 2003-07-29 오후 12:57: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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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견에 한마디 |
그래서 순장바둑에서는 16점(맞나요?), 중국에서는 4점을 미리 놓고 시작했으며 일본에서는 사전치석 없이 시작했으리라고 봐요. 이상 순진한 아마츄어의 황동한 공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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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이 자유치석제를 가장 먼저 도입했다는 것은 3국가운데 일본인들이 바둑에 가장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진지하게 연구하였다는 것을 반영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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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의 보드게임에 대한 태도는 바둑 뿐 아니라 장기, 오목(연주)등에도 잘 나타납니다. 체스를 포함한 다른 장기종목은 선수가 유리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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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에 따르면 현재의 일본장기는 선후수간의 차이를 줄이려는 연구를 통해 탄생한 것이라고 합니다. 현대의 바둑도 게임에 대한 일본인들의 진지한 자세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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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3국 가운데 우리나라가 바둑을 가장 낮게 평가하였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기술이나 룰의 발전도 가장 뒤떨어졌으며 전래된 원형(순장?)이 오래 유지되지 않았나 추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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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장의 형태는 조선이전에도 있었던 것으로 추측됩니다(정창원 바둑판, 티벳(시킴?)의 바둑 등). 따라서 유교와 순장점을 연결짓는 것은 좀 무리한(?) 추론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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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이 새로운 형태의 게임을 개발하고 있을 때 우리의 사대부들은 가벼운 여흥수단으로서 즐기려고만 했지 게임의 발전에는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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