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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동호회의 어제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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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이전과 이후를 비교할 때 가장 특징적인 사회적 변화는 무엇일까? 어느 학자는 다양한 조직의 등장과 확산을 꼽는다. 기업과 정당,노동조합,이익집단,학교,비정부단체 등. 19세기 이후 역사는 바로 이들의 등장과 활동에 의해 이끌어졌기 때문이다.
바둑의 세계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 바둑의 산실인 일본기원의 탄생은 시장경제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하며,동네 기원의 확산은 도시화와 무관하지 않다. 그 기원은 바둑의 전파에 큰 영향을 미쳤고.
그러나 기원은 이제 인터넷의 영향으로 사라져간다. 정보화의 혁명으로 시간은 손에 잡혀지고 공간적 거리는 없어지니 안타깝지만 피할 수 없는 일. 다행히 우리는 다른 형태의 기원을 오늘날 바라본다. 인터넷에 등장하는 수많은 동호회. 200개가 넘는 동호회가 활동하는 사이트도 있으며,회원의 수는 보통 150명을 넘는다. 이들의 활동은 오프라인에서도 활발하다.
인터넷은 바둑 공동체를 확산시킬 것인가? 그렇다. 긍정적으로 보고 싶다. 홍윤표 님이 소장한 군산 바둑 동호회지 ‘위기(圍碁)’(1947)의 기우(棋友)명감에 의하면 군산에는 당시 1급부터 15급까지 137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었다. 약국 주인,기자,실업가,경찰서장 등 직업은 매우 다양했지만 당시 산업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일반 농민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바둑이 시간과 생활에 여유있는 사람들의 즐거움이었던 것을 알 수 있겠다. 바로 그 점이다. 앞으로 보다 다양한 바둑 공동체가 탄생하리라는 희망의 배경은.
동호회지 ‘위기’ 창간의 사(辭)도 그 희망을 피력했던가.
“자네집에 술잇거던 부듸날 부르시소/초당에 꼿피거던 나도 자네 청혀옴세/ 뵉년-덧 시름없을일을 의논코져 하노라”
132쪽 문고본 크기의 그 책에는 묘수풀이도 87쪽에 걸쳐서 실렸다. 활방지부(活方之部) 첫 문제를 보자. 상변이 문제. 흑a로 우상귀를 살리면 백b 이하 백f까지 좌측 흑이 죽는다. 어떤 묘수로 좌우를 살릴 수 있을까? 하변 흑1이 묘수. 백A는 흑B 이하 흑H까지. 흑1에 대해 백H는 흑A로 C와 F를 맞보아 그만이고.
(문용직 프로5단 사이버오로 자문위원 2003-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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