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반상 아줌마의 힘!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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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반상 아줌마의 힘! (上)
2008-01-23     프린트스크랩
▲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주인공, 핸드볼계의 억척 아줌마 승부사들.


프로기사에게 결혼은 약일까, 독일까?
스포츠 같은 분야의 예에서 보듯 남성에게는 확실히 약인 듯하다. 가정을 이루면 아무래도 총각 때보다 생활이 안정될 테고 이것이 곧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지니까. 조훈현 9단이나 이세돌 9단의 간증(?)이 이를 입증한다.

조훈현 9단과 나눈 월간바둑 2월호 신년대담(2월 24일 발간) 한 토막을 소개한다.

(구기호 편집장) 이세돌 9단이 결혼을 하면서 성적이 부쩍 좋아졌습니다. 결혼이 프로기사 생활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조훈현) 농담 삼아 두 가지 타입이 있다고들 하는데, 내가 보기엔 다 마누라 할 요량이야. 다른 스포츠 분야의 통계를 봐도 결혼하면 좋아지는 쪽이 많잖아요. 나빠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죠. 아무래도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생기고 생활에 절제가 가능해지고…. 쉽게 이야기해서 정신을 차리고 올바른 생활로 돌아가게 된다 이 말이지.

(구기호) 조국수님도 결혼하시고 성적이 좋아지지 않았습니까? 그럼 조국수님도 사모님 덕을 많이 보셨네요.

(조훈현) 무슨 소리야? 내 경우는 그 반대지. 저 사람(부인 정미화 씨)을 만났기 때문에 이 정도밖에 못한 거지. 하하.

(구기호) 그 말씀 그대로 내보내도 되죠? 후환이 두렵지 않으신 거죠?

(조훈현) 허어~ 왜 이러시나, 길거리로 나앉는 꼴 보고 싶다 이거지? 농담도 못하나?


이세돌 9단은 결혼 후 눈에 띄게 좋은 성적을 올렸다. 1월 11일 2007한국바둑리그 시상식에서 결혼과 성적의 상관관계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어려운 질문입니다만…, 하나일 때보다는 (아내가 가세한) 둘이 더 강하고 둘보다는 아이가 생겨 셋이 되면 더 강하다. 아무래도 가정을 갖고 안정되면 책임감도 강해지고 바둑에도 집중할 수 있지 않겠느냐."


결혼은 남성 프로기사에게 플러스 요인이 됨은 알겠다. 그렇다면 여성기사에게는?

꼭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스포츠, 예술 분야를 망라해 여성에게 결혼은 남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씨의 줄리어드 음대의 스승 갈라미언도 제자의 결혼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한다. 가정을 갖고 아이를 낳고 양육에 신경 쓰다 보면 인생의 깊이는 더 깊어질지 모르겠으나 아무래도 예기(銳氣)와 집중력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런 면에서 바둑은 좀 나은 듯하다. 남자바둑세계의 ‘짱'으로 군림하던 '돌부처‘ 이창호 9단은 흔들리고 있어도 여자바둑세계의 ‘짱'으로 군림하던 루이 나이웨이 9단은 아줌마가 된 뒤 더 진가를 보인 것을 보면…. 박지은 9단, 조혜연 7단의 양협공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으나 여전히 국내 여성바둑 타이틀을 독식하고 있잖은가. (루이 9단은 처녀 적부터 워낙 실력이 출중했기에 그 실력이 ‘결혼' 이후에도 유지되는 것일 뿐 ‘결혼적인 변수'와는 하등 상관없다고 반박할 수도 있겠지만. ^^;;)


‘한국여성바둑의 대모' 조영숙 3단 이후 1990년부터 재개된 여류입단대회에서 입단한 여자기사 39명 가운데 결혼한 사람을 꼽아보니 모두 8명이다. 이 가운데 김영삼 7단-현미진 4단, 이상훈 9단-하호정 3단 두 쌍의 부부기사도 탄생했다. (이들 대부분은 필자가 일선기자로 뛸 때 바둑꿈나무로 ‘떡잎'을 펼치던 기재들이라 감회가 새롭다. ^^;;)



국내 부부기사 1호 김영삼 7단-현미진 4단 커플. 한화갑 한국기원 총재(당시)가 주례를 설 정도로 화제였다. 2004. 12. 27

국내 부부기사 2호 이상훈 9단-하호정 3단 커플. 결혼 발표는 이들이 먼저 했으나 김영삼-현미진 커플의 '새치기(?)'에 1호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2005. 3. 12

권갑용 7단-권효진 5단은 국내 첫 부녀기사다. 그런데 권효진 5단이 중국의 위예랑(岳亮)  4단과  2005년 4월 국제결혼함으로써 첫 한중 부부기사가 되었고, 동시에 장인-사위 기사가 탄생했다. 위예량 4단은 2007년 4월부터 한국기원 객원기사로 활동하고 있다.


독일의 라스무스 부흐만 씨(아마2단)와 국제결혼을 올린 윤영선 5단. 님도 보고 뽕도 따고(^^) 아예 사랑을 좇아 해외 바둑보급에 나섰다.

올해 첫 웨딩마치를 울린 윤영민 2단. 동갑내기 김지운 씨와 화촉을 밝혔다. 시집갈 때 웃으면 딸을 낳는다던데... 마냥 흐뭇~


국내 부부기사 1호인 김영삼 7단-현미진 4단은 같은 직업을 가진 부부로서 장단점을 묻는 질문에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은 것 같다며 “일단 같이 공부도 하고  승부사의 아픔을 이해해 줄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하지만 점점 세월이 가면서 ‘왕언니' 루이 9단을 제외하고는 ‘아줌마 부대'가 힘을 내지 못하는 듯하여 안타깝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억척 핸드볼 아줌마들처럼 올해는 반상 아줌마들의 파이팅을 기대해 보며. 아자! 아자!  


아래 만화는 1998년 월간바둑가이드 11월호에 연재했던 ‘반상 미시족'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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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부처쎈돌 |  2008-01-23 오후 7:37:3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참 맛갈나게 읽었습니다.
루이는 워낙 출중하다해도
박지은이 곧 여류바둑계를 평정하길 기대해 봅니다.
만화도 잘 그리시고 글도 잘 쓰시고 어째 그리 재주가 많으신지요?^^  
돌부처쎈돌 아참, 오늘 포인트 떨어져 오로볼 50개 구매했습니다. 잘했죠^^*?
운영자55 하이고~ 만화는 제가 그린 게 아니라 스토리만 썼습니다. 그림은 김정택 화백이 그렸습니다...
돌부처쎈돌 쿵~^^* 하이구, 김정택 화백님께 이런 실수를.......어설픈 초보이니 용서하시겠죠? ㅎㅎㅎ지송하옵나이다!!!
소라네 |  2008-01-24 오후 12:00:2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윤영선프로 결혼사진이 보기좋습니다^^ 하호정프로도 물론이고요. 강승희프로도 독일에 가있다고 하던데요 바둑계의 가십들을 오로에서 다뤄주는것은 어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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