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좀 이상하게 생겼어.”

에톰이 빈정대듯 말하였다.

“우리 학교에서 공부할 때 사용했던 지구의 하고 비슷하게 생겼네.”

하나가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단순한 집은 아닌 것 같애. 필시 사연이 있을 것 같거든.

로보킹이 건조한 목소리로 차분하게 말했다.

“벌써 놈들이 날아오고 있어. 거대한 독수리군.”

집채만 한 독수리가 날아오자 코스모가 그 크기에 혀를 내둘렀다.

이글제트는 입에서 불을 뿜었다. 불길이 소년들에게 바짝 다가 왔다.

“나 예언자 탈레스야 너희들은 나의 손아귀에 있어. 마법의 거울이 있는 한 너희들이 숨을 곳은 지구 어디에도 없어. 으하하 통닭으로 만들어주마.”

예언자 탈레스가 비행사모자와 안경을 낀 채 조종석에 앉아있었다.

“급해! 에어커텐을 벗겨 볼 테니까 천장으로 바짝 붙여줘.”

에톰이 로보킹에게 부탁을 하였다.

로보킹이 몸을 에어커텐에 갖다 대자 에톰이 주문을 외었다.

“원자들아 과거의 내 모습으로 돌아가렴. 산소와 질소는 잠시 떨어져다오.”

에어커텐이 하얀 연기를 내며 산소와 질소로 분리되자 길이 뚫렸다. 소년들이 잽싸게 밖으로 탈출했다. 잠시 후 에어커텐들은 분자상태로 견고하게 돌아갔다. 이글제트가 내뿜던 불이 에어커텐에 부딪치자 불길은 이글제트에 도리어 옮겨 붙었다.

“끼아악.”

화상을 입은 이글제트가 비명을 지르며 지상으로 추락하였다.

탈레스가 거꾸로 처박힌 이글제트로부터 몸을 빼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을음으로 새까매진 탈레스가 모자로 얼굴을 닦으며 조종석 문을 열고 겨우 밖으로 나왔다.

겨우 몸을 추스린 탈레스 영감은 부랴부랴 세수를 한 뒤 마법의 거울을 보았다.

“큰일이야 끔찍한 일이 일어 날거야. 어린 소년들이 재앙을 막아야하다니... 히든은 당대에 꿈꾸는 사업을 다 이루지 못해...쯧. 히든이 남겨놓은 피붙이들이 서로 싸우며 왕국을 파괴하다니.. 권력은 나누지 못하나..아아 히든의 왕국도...”

예언자 탈레스는 마법의 거울을 보면서 애통해하고 있었다.

“국가수호대 위원들은 지금 즉시 미로의 방으로 모여라.”

국가 비상사태 사이렌이 울리며 방송이 흘러나왔다.

“다 모였는가.”

음침한 저음의 기계음이 히든의 아랫배에서 새어나왔다. 히든의 얼굴은 흑 가면으로 가려져있고 검은 안경으로 마음의 창인 눈마저 가리고 있었다. 중키에 50중반의 당당한 체격이었다. 히든이 중심에 앉고 블랙야크가 오른쪽 예언자 탈레스가 왼쪽에 앉았다.

히든의 죽은 아들 복제인간 알렉스1~7들이 서열대로 앉았는데, 얼굴은 하나같이 비슷했고 몸집은 당당한 청년들이었다.

히든이 고개를 들어 한 명씩 바라보면 이들은 오금이 저린 듯 몸서리를 쳤다.

“크르르”

출입문 옆에서 보초를 서고 있던 독머신 한 마리가 그만 소리를 내면서 침묵을 깨고 말았다.

“건방진 녀석! 내 말에 대답을 할 때만 입을 연다는 규칙을 어겼군.”

독머신이 금방 꼬리를 내리고 얼굴을 땅에 파묻었지만 소용없었다. 히든이 손을 들어 밑으로 내리자 독머신은 그 자리에서 한 줌의 물로 변해버렸다. 히든의 왕국에 거주하는 모든 동식물은 본부 생채인식 컴퓨터에 연결되어 있어서 히든이 제거 명령을 내리는 순간 한줌의 재나 물로 사라졌다. 히든의 왕국에 생존하는 모든 것들은 태어나면서 몸속에 칩이 내장되어 있었다.

“아직 1명도 외부 침입자를 허용하지 않았고, 아무리 강력한 폭탄으로도 뚫리지 않았던 우리의 왕국이 이번에 허물어졌다. 그들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다시 들어올 수 있단 말이다. 겨우 소년 세 명과 로봇 1대에 뚫리다니..”

“죄송합니다. 히든님! 모든 불찰은 저에게 있습니다. 국가수호대 제1위원직을 사직하겠습니다.”

블랙야크가 고개를 숙이며 무릎을 끊었다.

“아직은 아니야! 알렉스들이 지금당장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기는 어려워. 대책을 세워야 해. 외부에 우리의 존재가 알려지면 별로 좋을 게 없거든. 우선 놈들을 어떻게 하든 제거해.”

“지금 그들은 어디 있나? 예언자 탈레스! 내말이 들리지 않는가?”

마법 거울을 보고 있던 탈레스가 소년들의 행방을 즉시 보고 한다.

“몽골고원 북위 35도 부근 사막에 텐트를 치고 거주하고 있습니다.”

“블랙야크! 이번에는 눈에 보이는 독머신이나 이글제트는 사용하지 말고, 눈에 띄지 않도록 로보두더쥐를 사용 해보라구.”

“네 히든님! 로보두더쥐가 동식물의 몸에 붙으면 이내 용해되어 독을 퍼트리죠. 두더쥐의 독 때문에 24시간 안에 사망합니다.”

“즉시 실행해라 이번에는 실수 없도록.”

히든이 블랙야크를 응시하자 그는 순간 몸 전체가 얼어붙는 전율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