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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회/ 19로 탄(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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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회/ 19로 탄(嘆)
2010-07-10 조회 5934    프린트스크랩

 

사희경(柶戱經)을 써 고대의 윷놀이의 출처를 가늠하게 해준 '심익운'이 받은 죄는 패륜죄였다. 심익운의 아버지가 어려서 양자로 입적된 사실이 있는데 심익운이 과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런 기족관계를 정확하게 하지 않아 강상을 문란시켰다는 것이다. 심익운은 다산 정약용조차도 대여섯 번을 떨어진 과거에 장원으로 급제를 한 수재였다.

심익운은 문장 또한 탁월하여 당대의 문인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그러나 심익운은 군왕 정조와 대척점에 선 집안 내력(?)이 빌미가 되어 자신의 역량을 펼치지 못하고 흑산도 제주도 등 유배지를 떠돌다 죽음을 맞는다. 심익운의 형이 세자시절의 정조를 공격한 경력이 문제였다.

봄날 대밭에 죽순 자라 듯 인재가 출현하던 정조시대에도 비운의 삶을 살던 인물들이 많다. 김려(金鑢)도 그중 한 사람이다. 김려는 서학 신봉자를 친구로 두었다는 죄로 함경도 부령과 경상도 진해땅에서 10여년을 유배 살면서 어느날 그리운 고향을 그리는 시 한편을 쓴다.

 

내 고향  '여릉'이 생각나네.

초가삼칸 산과 물이 만나는 곳에 있었네.

빼어난 소나무는 고개를 향해 뻗어 있고

나무다리 건너면 밤나무 울타리 삼은 곳.

마루에서 바둑두고 거문고 뜯으면

저절로 시 한수 얻었고

비오면 병든 아내 베를 짜고 어린 자식들은 글을 읽었지.

 

역사가 성군이라 칭하는 정조시대에도 심익운, 김려, 이옥, 이학규 등 엄청난 재능의 소유자들이 자신의 의지와 관계 없이 전혀 능력을 펼쳐보지 못하고 고통 속에 살다간 것을 보면 역사와 보폭을 함께하는 인간살이의 모습이 결코 간단치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7월9일. 비.
누가 공주의 밀초를 나라안의 으뜸이라 했나? 시장에서 구해 불을 밝히고 책을 보려니 어리어리 하고 전혀 밝지를 못하다. 소문은 믿을 것이 못된다. 술을 마시고 비애조의 노래를 한 곡조 읊고 잤다.


지남규는 갑자기 밀초타령을 한다. 공주산 밀초가 좋다는 소리를 듣고 시장에서 구해 사용해 보니 불량품이라고 한다. 필자는 공주(公州)를 조금 안다 할 수 있다. 그러나 밀초가 공주의 특산물이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박제가의 시에서 갑사 종이, 공주 먹이 좋다는 기록은 보았어도 밀초는 처음 듣는다. 지남규의 일기에서 또 한가지 정보를 얻는다.

지남규는 자작으로 술을 마신 후 슬픈 노래를 한곡 부르고 잤다고 했다. 변징(變徵 )은 장절(壯節)의 반대말로 슬픈 곡조를 말한다. 이 대목에서 필자는 지남규가 그 노래 몇 소절이라도 기록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갑오년 그 여름 비오는 밤에 지남규가 읊조린 슬픈 노래는 과연 어떤 노래였을까. 필자는 그 노래를 떠올리며 "19로 탄(嘆)"을 생각한다.

다음주부터 소설 '19로 탄(嘆)'을 바둑의 노래와 함께 연재한다. 김려와 정조의 친필 명반(銘盤)을 둘러싼 바둑과 바둑문화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싶다.

 

정조임금의 바둑명이 기록된 바둑판 '홍제명기반(弘齊銘碁盤)'의 출현과 그 바둑판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조선의 한많은 문인의 일대사가 과거와 현대의 교차를 통해 오늘에 살아난다. 필자는 이 소설이 끝날 무렵  홍제기반의 전모를 세상에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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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11 |  2010-07-10 오전 6:15:2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뉴스를 보면 하수상한 시대 한마디로 몰상식과 무뢰배들의 시대인듯 합니다. 목포에선 스님이 경기도 어딘가에선 목사가 토막살인에 나서는 세상 절로 한탄스럽습니다. 바둑으로 한 세상 잊고 잘 삽시다.  
op11 |  2010-07-10 오전 6:16:3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19로 탄?
바둑을 노래하다와 같은 말인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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