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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회/ 조선 최고의 고수는 풍기(豊基)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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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회/ 조선 최고의 고수는 풍기(豊基)다
2010-07-30 조회 5794    프린트스크랩

 

오랜 바둑친구 김(金)을 잃고 그 과정에서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하류인간 서(徐)의 시달림을 받은 지남규는 바람이라도 쏘이듯 한양길에 나선다. 지남규는 제중원에 들러 아내의 약을 구입하고 한양에 사는 친지들을 만나본 후 자유를 만끽한다.

 

7월23일. 맑음.
제중원에서 약을 15냥어치 구입하고 사촌들을 만났다. 여관에서 상개와 술을 마시고 잤다.

7월24일. 맑음.
한양 구경을 했다. 진고개 종로 육의전을 돌아보고 물건을 몇가지 샀다. 등불을 밝힌 야경이 볼만하다.

7월25일. 맑음.
북촌으로 '조'를 찾아갔다. 집 사랑에 바둑을 두는 사람들이 있었다. 조가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두 사람과 바둑을 두었는데 두 명이 다 나와 동수였다. 조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한양에서 조가 제일 고수냐 묻자 풍기(豊基)가 고수라 한다. 아 하늘 위에 하늘이 있다는 말인가. (晴. 趙往北村之 家內有對局者 余歡接異二人對局 同手也 其不在時 何問京中善碁耶 豊基也 嗚 天外有天乎)

 

지남규는 한양 상가의 야경에 놀란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한양 상가들이 밤에 등불을 내거는 풍습이 있었던 모양이다. 1898년 2월, 미국신문 '디 인디팬던트'지는 다음과 같이 전한다. 구한말의 조선의 풍경을 기록한 자료들은 의외로 많다. 그러나 이 자료들은 조선인들의 기록이 아니라 외국인인 경우가 많다. 너무도 가까운 것은 귀한 것이 아니란 인식 때문일까.

-서울시내의 대로변의 야경은 훌룡하다. 도시의 모든 상점이 점포 앞에 램프를 설치하여 해가질 때부터 새벽까지 밤을 밝힌다. 우리는 서울시장에게 감사한다.


지남규는 북촌에 사는 '조'를 찾아간다. 조의 집 사랑방에는 기객(碁客)들이 찾아와 바둑을 두고 있었다. 지남규는 조와 대국을 하는 대신 다른 사람들과 바둑을 둔다. 모두 지남규와 동수일 정도로 고수다. 경외심에 젖은 지남규는 기회를 봐 조가 자리를 잠깐 뜨자 주변사람들에게 살짝 묻는다. 한양에서 조가 가장 실력자냐고. 그러나 대답이 의외다.

'풍기(豊基)'다.

지남규의 일기 속에 스치듯 지나가는 이 사람 '풍기'가 주목된다. 구한말의 최고수 백남규보다 두점이 강했다고 복수의 기록자가 증언하는 바로 그 사람이다. 바둑인이라면 누구나 안다. 바둑에서 두점 치수가 얼마나 큰 간격임을.  당대의 고수 백남규보다 두점이 강한 조선인이 있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런 사람이 있었다.

구한말의 미스터리의 고수 '유풍기' 바로 그 사람의 실마리를 지남규가 전해주고 있다. 다음회에 쓸 '유풍기고(考)'를 기대해 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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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pan |  2010-07-30 오전 7:01:5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군계 일학..  
棧道 |  2010-07-30 오전 7:05:3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제천 바둑인들 모임에 갑니다^^;;
1박2일 ㅎㅎ  
棧道 |  2010-07-30 오전 7:06:3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김만수 백남규는 권경언 사범 책에서 보앗지만 풍기라는 분은 이름이 조금 거시기하군요.  
테크노홍 |  2010-07-30 오전 10:07:3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더위에 건강하세요.고서를 풀이하시면 세월이 거꾸로가지요.일기를보고 그 뒤에있는주인공에 마음까지 헤아리시느라고 복잡하시겟지요.좋은일 하시는것입니다.강령하세요.
 
양촌마사 |  2010-07-30 오전 11:19:2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귀한 글 잘 보고 갑니다.건필을!  
박타령 |  2010-07-30 오후 1:35:3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晴. 趙往北村之 家內有對局者 余歡接異人對局 同手也 其不在時 何問京中善碁耶 豊基也 嗚 天外有天乎

---- 역시 한문 읽는 건 한글 읽는 것과 기분이 다릅니다. 시각적으로 의미가 들어오니 명확합니다. 그러면서도 압축미가 풍부합니다.

그런데 해석에서 두 군데가 미씸쩍습니다. 1) '趙往北村之'는 "趙가 가니 (나도 따라) 북촌으로 갔다" 같습니다. 2) '異人'은 '다른 사람'인데 '두 사람'이라니 의아합니다.  
李靑 맞네요. 다른 두명은 異二人이고요. 감사합니다.
李靑 나중 책으로 묶을때 참고하겠습니다. 원문사진과 탈초문 그리고 번역문을 한권으로 출간하려 합니다.
박타령 이청 님은 참 독보적인 분입니다. 역사에 남을 일을 하고 계십니다. 고생하셔도 보람은 남을 것입니다. 광주 화정치과 원장님이 이청 님 말씀을 하셔서 듣고 알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노사모11 동감.
은행정 |  2010-07-31 오전 9:59:4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감사!...감사!...감사!....늘 튼튼하시고 맑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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