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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傳 6회/ 천년유혼-지독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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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傳 6회/ 천년유혼-지독한 사랑
2007-08-09     프린트스크랩

 

사람들은 오해와 편견 속에 세상을 산다. 오해와 편견은 세상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 속에도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역사 속의 편견 하나가 조선여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다. 우리는 조선의 여성들은 질곡 속에서 숨도 쉬지 못하고 살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실록 속의 여성들의 활동상은 활발하다. 여성들은 사회에서 차별대우를 받지 않았고 오히려 남자들과 동등한 대접을 받는다. 여성들은 재산 분배 과정에서 남자들과 동등했고 능력이 있다면 딸이 자신의 친부모의 제사를 모시기도 했다.


여자의 집이 능력이 있으면 남자가 여자의 집으로 장가를 가는 것은 공공연하다. 남자가 여자의 집으로 들어가 아이 낳고 기르며 사는 것이다. 이런 생활은 당시 아무런 문제도 안 되는 일이었고 자연스런 일이었다.


이런 자유로운 풍속 아래에서 당시의 오락에 여성들이 빠졌던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조선 실록에서 바둑과 연관된 최초의 여자가 유씨부인이다. 이름은 전하지 않는다. 세종 5년 10월의 어느날이다. 한 여인의 간통 사건이 조정을 떠들썩하게 한다.


전 관찰사 이귀산의 아내 유씨를 참형에 처하고 지신사 조서로를 영일에 귀양 보낸 사건은 쇼킹하다. 유씨와 조서로는 먼 인척간이었다는 것이다. 유씨는 어릴 적에 부모를 잃고 절에 맡겨져 비구니로 살면서 조서로의 집을 왕래하다가 자신보다 어린 조서로와 정분이 나 조서로가 14세가 된 때부터 사통을 했다는 것이다. 사통은 계속되다가 조서로의 어머니에게 발각되어 혼쭐이 났고, 어찌하다 유씨가 관원 이귀산의 후처로 시집을 가면서 사통 관계가 계속 되었다는 것이다.


이귀산은 유씨를 몹시 사랑했고 덕분에 먼 인척(?)되는 조서로는 무상으로 이귀산의 집을 출입하고 또 이귀산의 후원을 받아 많은 혜택을 입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유씨가 바둑과 글자를 아는 탓에 이귀산, 유씨, 조서로는 바둑 두고 술 마시고 노닥거리며 즐겁게 지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씨와 조서로가 바둑을 두는 장면에서 암호를 주고받으며 밀회를 약속하고 실천하다가 드디어 사헌부에 발각이 되었다는 것이다. 세종은 강상죄를 물어 유씨를 참형에 처하고 조서로를 귀양 보내는 것으로 매듭을 짓는다.



(命斬前觀察使李貴山妻柳氏, 流知申事趙瑞老于迎日。 初, 柳氏, 瑞老遠族也。 早孤爲尼, 出入瑞老母家, 瑞老年十四, 遂私焉。 母知之, 甚惡之, 柳自是不得復往。 後長髮歸貴山, 瑞老數訪貴山第, 貴山年老, 甚愛其妻。 以瑞老爲妻親厚待, 或迎入寢室置酒, 使妻行酒, 贈以良馬。 柳稍解文字博奕, 潛通手書於瑞老, 相與爲約曰: “幸會木卜之家, 以寫鬱結之情。” 木卜卽朴字, 乃瑞老姊子朴東文也。 自年前九月始通焉。 至是, 憲司具獄以啓, 上曰: “吾東方以禮義爲國, 其來尙矣, 世族之家, 無有如此之行也。 知申事職掌出納, 其任至重, 今乃罪犯綱常, 然功臣嫡長, 不可加刑。 柳氏以大臣之妻, 敢行淫奔, 可大懲以戒後人。” 遂立市三日斬之。세종실록)



유씨는 조서로와 어린 시절부터 인연이 있었고 서로 간에 사랑하는 사이였다. 그러나 운명은 두 사람의 사랑을 아름답게 꽃 피우지를 못하고 이런 치졸하고도 비참한 모습으로 변화 시킨다. 성군 세종도 이 사건만큼은 용서가 되지 않았던지 유씨를 효수하여 저자에 3일간 세워두었다가 목을 벤다. 사랑에 목숨을 건 여자가 조선에 있었던 것이다. 세종은 유씨보다 한 수 더한 감동도 죽이지 않고 울산으로 내친 바 있다. 유씨가 어우동보다 과중한 죄를 받은 것은 순전이 사대부란 이유다.


유씨가 바둑을 둘 줄 안다고 했다. 실록의 기록이 여자가 바둑을 두는 것을 이상히 여겨 기록한 것은 아니다. 당 시대에 바둑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모두 둘 줄 알던 놀이이자 취미인 까닭이다.


유씨가 바둑을 약간 해득할 줄 안다는 내용으로 보아 그녀의 기력은 7급 정도 된 모양이다.

끊고 젖히고 이단젖힐 줄 알면 7급이다. 유씨는 바둑은 조금 약했지만 사랑은 9단의 실력이다.


우리는 이 대목에서 한가지 시사를 받는다. 오늘날 고관대작의 아내들 중 바둑을 둘 줄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가. 바둑과 연관이 된 여자들 외 바둑을 아는 자가 몇 명이나 될 것인가.
필자는 한 국립대학의 금년도 기우회 신입 회원이 3명인 걸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여학생은 한명도 없었다. 그런데 이 조선의 간통녀는 바둑을 안다고 했다. 유교를 국가 통치의 근본으로 삼았던 조선 조정은 이 사건으로 충격을 받는다. 사건의 전말을 채집한 의금부의 보고와 세종의 일처리가 일사천리다.


이 사건은 친족 간에 벌어진 치졸한 간통사건으로 일단락되지만 내용을 들어다 보면 참으로 깊은 연원이 있다.


유씨는 이미 어려서부터 조서로를 알았고 두 사람은 이미 그때부터 은애하는 사이였다. 유씨는 가난한 집에서 그것도 고아로 태어나 비구니로 산속으로 들어갔다가 나와 친족 간의 왕래가 있던 조서로와 다시 인연을 맺은 것이다.


유씨가 어떤 경로로 관찰사 이귀산의 처가 되었는지는 자세하지는 않다. 그러나 유씨가 반가의 핏줄인 탓에 이귀산의 죽은 정실 자리를 차지하고 후실이 된 듯하다. 이귀산이 관찰사의 신분이니 둘 사이에 나이 차가 많았을 것이다. 유씨는 이때 조서로를 집으로 끌어들인다.


이미 친족 간이고 유씨를 아끼고 사랑하던 이귀산이 젊은 관원인 조서로의 뒤를 봐 준 것은 자명한 일이다. 뒤끝은 비참하게 끝났지만 유씨와 조서로의 사랑은 위험하고 뜨겁다. 그들의 사랑은 도덕률을 묻는 시대적 관념과 사상을 훌쩍 뛰어 넘는다.

유씨는 바둑을 둘 줄 알았다. 그녀는 바둑으로 이귀산의 사랑을 더욱 받았고 남편과 정부가 함께 있는 자리에서 목점의 재치로 정부에게 만날 장소와 시간을 알려 주는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 준다.


조선여인의 바둑을 전하는 기록 중 유성룡의 종사관으로 임진난을 헤쳐나간 '이시발'의 아내가 있다. 이시발은 이몽학의 난을 평정했던 토포군이기도 했다. 당시는 충청어사였다. 그의 유문에 전하는 서찰 한 통을 보면 당시의 바둑의 실태가 잘 전한다. 그는 일찍 죽은 아내 대신 젊은 여인 이씨를 측실로 맞았는데 그녀 또한 10여년 만에 죽어 이를 슬퍼하며 제측실문(祭側室文)을 짓는다.


-내가 오랫동안 외직을 떠돌아 그대는 참으로 고생이 많았다. 나보다 어린 연배로 내가 먼저 죽으면  그대 혼자 어이할까 걱정이 많았는데 그대가 먼저 가버리니 나는 어찌하란 말인가.

매양 그대가 사랑스러웠던 이유는 그대의 아름다운 미모만이 아니었다. 글 잘하고 바둑 잘 두며 자수
에도 능하니….

아, 내가 그대를 선산에 묻고 묘지 앞에 향불을 피우고 3년을 꺼지지 않게 하리라.


젊고 아름답고 거기다 글 잘하고 바둑까지 잘 둔다니 이시발이 아니라도 어떤 남자가 사랑 하지 않았으랴. 이시발의 망부가(忘婦歌)가 압권이다. 묘지 앞에 향을 피우고 3년을 꺼지지 않게 하겠단다. 여자 알기를 뭐(?)같이 알던 조선의 사대부의 또 다른 모습이 숙연하다.


선조 때 현감이 가마 안에서 며느리와 바둑을 두다 탄핵을 받은 기록은 앞에서 살펴본 바 있다. 이처럼 조선여인의 바둑 기록은 실록에 몇 건 더 나타나다 선조 이후부터 사라진다. 그러면서 실록 외 개인 문집에 다수 등장하기 시작한다. 허초희 같은 반가의 여류나 황진이 같은 기생들을 가리지 않고 나타난다. 

조선시대는 여자들도 남자들과 구별하지 않고 바둑을 배우고 즐겼다는 것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다. 유씨부인의 바둑에 얽힌 사랑은 천녀유혼이라 하겠다. 그들이 진정한 사랑을 했다면 지금쯤은 천국에서 숱한 대국을 했을 것이다.


바둑을 난가(爛柯)니 규중지락(橘中之樂)이니 한 말이 실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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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돼지 |  2007-08-09 오전 11:01: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잘보고 갑니다...............감사 합니다.  
나무등지고 |  2007-08-09 오후 2:13: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2등^^  
검은휘파람 바둑판 머니는 챙기셨나염?
나무등지고 어제 사카닭베팅에서 홀라당~~~ ㅠㅠ
나무등지고 |  2007-08-09 오후 2:20: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재미있고 추천 꾸욱~~~할 때가 없네...그럼 그냥 직접 ♡ 만들어드림~  
나무등지고 ♡♡♡♡♡ ♡♡♡♡♡ ♡♡♡♡♡ ♡♡♡♡♡
검은휘파람 크흐 베팅은 내가 사부... ㅋㅋㅋ 5억을 바라보당. 쩝!
검은휘파람 이세돌 이영구 홍성지 이분들만 즐기차게 베팅 하다 보면 만사 오케이!
나무등지고 바둑실력도 사부로 인정해드립니다. 비록 고무줄이시긴 하지만... ㅋㅋ
검은휘파람 근데 이거 누가 쓰는지 재미 되지게 없긴 없네여??
나무등지고 |  2007-08-09 오후 2:37: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재미있구만요. 이 정도면 오로 최강의 실력인디요. 저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 정도 흉내도 안되는디요. 안타까움이 있다면 판타지바둑무협 적었으면 인기가 많을텐데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검은휘파람님이 한번 폭풍과 같은 바람을 한번 일으켜보시지요^^ 후다닥  
나무등지고 그리고 까만안경으로 유행도 뒤지지 않고... 장동건은 안되도 김동건은 넘었는데요. 사진이 조금 연출되기는 했지만 연출해도 안되는 사람도 있잖아요 흠흠,, 참고로 저는 장동건임.ㅋ
검은휘파람 마피아? 쩝!
소라네 |  2007-08-23 오전 10:36: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흑후 님은 진작 읽으신것을 저는 이제사 알앗네요^^  
노을강 |  2007-08-23 오전 10:42: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여자의 사랑은 무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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