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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정원(13)/ 물러설 때를 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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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정원(13)/ 물러설 때를 안다는 것
2008-11-24     프린트스크랩

 

평생을 관리로 산 사람이 있다. 어려서는 부모의 사랑 속에 학문을 닦고 청년시절에 과거를 통해 입신을 하여 끝내 우의정에 이른 사람이면 성공한 사람이다. 조선시대 관원의 길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맹목적인 이념의 시대를 살아가는 관원은 답답하고 융통성 없는 지독한 당쟁의 소용돌이를 함께 극복해야 했다.

오윤겸(吳允謙 1559-1636)은 임진왜란의 파고를 거친 선조와 광해군 시대를 관리로 살면서 여러차례 유배와 해직을 당하면서도 주어진 관원의 길에 충실했다. 오윤겸은 임진왜란이 끝난 후 조선-일본 간에 벌어진 전쟁의 마무리와 포로 송환 등의 임무를 맡아 조-일 간의 국교를 재개하는 한편 강원도 관찰사 등을 역임하며 나름 국가의 재건을 위한 많은 공을 들인다.

오윤겸은 일본을 다녀온 기록을 '동사일록'으로 남겨 당시대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좋은 자료를 남겨준다. 오윤겸은 만 리 길 바닷길을 나서며 두려움과 국록을 먹는 관원의 소회를 남긴다.


나라에 의탁한 몸
꿈속에서도 돌아가지 못하리
돛배는 바람 맞아 떠나니
일본 가는 만리길 파도만 이네.

(己將身許國. 無復夢還家.直掛風帆去.扶桑萬里派)


당시 바다를 건넌다는 것은 거의 죽음(?)이던 시대다. 튼실하지 못한 배와 불확실한 일기(日氣) 예측을 뚫고 일본 중국을 배편으로 왕래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기도 했다. 실제로 광해군시대 황해를 건너 중국을 가던 사신단이 몰살을 한 사건도 있었다.

오윤겸은 일본여행 중에 일본인들이 구슬놀이와 바둑에 빠져 부모상도 등한시한다는 언급을 한다. 당대의 일본의 바둑붐을 간접 증거하는 기록일 것이다. 오윤겸은 바둑을 잘 이해했다. 조선의 바둑의 유행도 일본에 못지 않았으나 예를 중요시하는 조선의 기풍에 배치하는 일본의 모습에 뜨악했던 모양이다.

오윤겸은 좌의정을 끝으로 사직서를 낸다. 인조반정의 공신들의 배려로 영의정 자리가 눈앞에 있었으나 그는 은퇴를 결심한다. 나라는 임진년과 정유년의 두번의 전란으로 바둑돌을 포개놓은 듯 위태로웠고 반정을 통한 인조의 등극이 부른 정치적 불안까지 오윤겸 같은 노회한 정치인이 필요했지만 그는 오히려 은퇴를 결단한다.

오윤겸은 모든 것을 한 사람이 할 수 없고 오직 나만이 적임이라는 정치인들의 망상을 깬다. 새로운 국체를 만들어 가는 인조에게도 새로운 인재를 뽑아 새로운 사회를 만들 것을 바란다. 새로운 사회기풍과 정치기풍 없이는 누란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고 새로운 나라도 만들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오윤겸은 인사를 만사라 말한다. 정치판에서 사람을 잘못 쓰면 바둑판 위에서 한수를 잘못둔 것과 같아 고치기 힘들다 말한다.

적당히 멈출 수 있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특히나 정치판의 사람들을 보면 더욱 그렇다. 지난 대선 때 한 늙은이의 면모를 본 적이 있다. 평생을 유력 관리로 정치인으로 살고도 80 노구를 이끌고 시골 장판을 다니며 누군가를 찍을 것을 호소하는 모습을 보며 오윤겸의 사퇴의 변이 생각났었다.

 

(승정원일기) 인조4년 10월5일.

新除授右議政臣吳允謙, 伏以臣, 於病伏昏憒之中, 祗受下諭, 不意新命, 出於輿望之外, 心神驚震, 久而靡定, 瞻聆錯愕, 遠邇疑怪, 豈獨臣之不幸, 實國家之羞也。臣得侍經筵最久, 殿下亦歷試臣旣多, 臣之百拙無能, 不足任用之狀, 殿下已知之矣, 臣不敢自列也。當今元勳重望, 老成先進, 歷數朝列, 未爲無人, 以臣之愚, 反居其上, 臣雖無恥, 何敢承當, 置相得失, 關國安危, 比之於, 失一緊着, 便是敗, 臣知異時, 聖明必悔, 殿下深惟軍國之計, 審察興替之機, 五字缺□收成命, 改卜賢德之臣, 以慰朝野之望, 臣無任悶迫祈懇之至。取進止。已上燼餘日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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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만석 |  2008-11-24 오후 5:37:4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음 오윤겸은 스스로를 아는 훌륭한 사람이군요...  
후지산 |  2008-11-25 오후 12:12:2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제이피를 말하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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