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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정원(7)/ 바둑판 위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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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정원(7)/ 바둑판 위의 시간
2008-06-29     프린트스크랩

그 시절 그 사람들

 

혜경궁홍씨는 사도세자의 아내로, 정조의 생모로 영욕의 삶을 산 보기 드문 여인이다. 혜경궁은 자신의 저서 '한중록'에 사도세자를 떠올리며 아픈 기억을 토로한다.

-소저가 나의 방으로 들어와 욕을 퍼붓고 바둑판을 던져 나의 얼굴이 상했다.

사도는 부왕 영조의 전권으로 죽기 전의 모습은 거의 광인에 다름아니다. 온갖 기행은 물론 사도의 직접 처단에 의해 내시 궁녀 등이 수명이 죽었고 심지어 자신의 애첩을 살해하는 등 이미 사람노릇하기 힘든 지경이었다. 혜경궁의 방에 바둑판이 있었다. 혜경궁은 사도와 동갑으로 십대 초반에 혼인을 한 사이로 바둑 쌍륙 등으로 즐거운 때도 있었으나 사도의 정신병(?)으로 그녀의 젊은날은 고통과 불안의 나날이다.

혜경궁은 한중록에 사도를 좋게 기록하지 않는다. 남편을 둘러싸고 벌이는 인간군상들의 가차없는 폄하는 때로 아들 정조를 향하기도 한다. 한중록에는 한다하는 당대의 명사들이 총망라된다. 그중 정조의 총신 홍국영에 대한 언급도 있다.

-얼굴이 계집처럼 생긴 것이 요물이다. 세상의 온갖 허접한 것을 모두 세손에게 전달하고 온갖 사악한 말로 국본을 혼동시킨다.

홍국영은 모략가로 이름이 난 사람이다. 정조초기 홍국영의 기여는 절대적이었다. 정조는 홍국영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정적들을 모두 쓸어냈다. 이 정적들 중에 헤경궁의 친정이 박살난다. 홍국영은 술과 재담 그리고 바둑을 좋아하고 잘 두었다고 한다. 이 기록은 '심낙수'의 문집 '은파산고'에 나온다.

심낙수는 정조시대 정조의 총신들을 결사적으로 탄핵한 강단 있는 사람이다. 정조도 정치인이기에 자신의 측근을 중용할 수밖에 없었고 선비정신에 충실한 심낙수는 좌충우돌한다. 정조는 자신의 측근들을 끊임없이 공격하는 심낙수를 핏발선 눈으로 질타하고 저주에 가까운 독한 말을 하기도 한다.

-지난번 소본(疏本)을 살펴보고 나서는 지금껏 의아스럽고 기이한 마음이 가슴속에 엇갈려 그 취지를 알 수가 없다. 종이에 가득히 비난하는 말들은 오로지 강력히 공격하는 것을 일삼고 있었는데, 잘은 모르겠으나 심낙수(沈樂洙)가 이른바 골머리를 앓는다는 것은 무슨 일이며 마음이 아프다는 것은 무슨 연고인가? 다만 전편(全篇)의 의도를 곰곰이 생각해 보건대, 처음에는 사류(士流)들을 흉역(凶逆)을 돕는 도구(道具)로 귀결시켰고, 끝에는 사류를 종기를 빨면서 아부하는 비열한 사람들로 일컬었다. 아! 세도(世道)가 경박·패려스럽고 인심이 나쁜 풍속에 빠진 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지금의 시대를 살펴보건대, 심낙수가 이른바 사류라고 한 자들 가운데 남아있는 자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내가 듣건대, 나라에 사류가 있는 것은 사람에게 혈맥(血脈)이 있는 것과 같아서 사람으로서 이것이 없으면 죽게 되고 나라로서 이것이 없으면 망하게 된다고 하였다. 대개 명분과 실상이 서로 부합하는 것은 우선 그만두고서라도 ‘사류’라는 두 글자가 일세(一世)의 표방(標榜)이 되고 있으니 속류(俗流)들에게 견주어 어찌 서로 반대된다는 정도뿐이겠는가? (승정원일기)

정조는 백마역(白馬驛)을 운운하며 심낙수를 공박한다. 백마역은 황하(黃河) 강가에 있는 역(驛)인데, 당(唐)나라 소선제(昭宣帝) 때 주전충(朱全忠)이 당시의 명사(名士)인 배추(裵樞) 등 수십 명을 살해하여 그 시체를 탁한 황하에 던져넣고 이제 황하가 맑아졌습니다,라고 한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한마디로 입으로 청류를 부르짖는 사이비(?)한 선비를 조롱하는 것으로 심낙수를 가장 저급한 인물로 결단낸 말이다. 임금은 부모이자 스승이다. 심낙수는 부모며 스승인 정조에게 이런 대접을 받는다.

심낙수는 정조의 추방으로 더이상 벼슬을 하지 못하고 은퇴를 한다. 비범한 정조의 치세에도 이런 바른말을 하는 올곧은 인물은 버림(?)을 받게 마련이다. 정조는 효자다. 사도세자와 혜경궁에게 다한 효심은 유가의 모범이 되고도 남는다.

사도, 혜경궁, 홍국영, 심낙수, 정조는 같은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다. 서로간에 인과의 끈이 있는 듯 없는 듯 아슬아슬하다. 그러나 이들의 삶에는 동시대의 문화가 있다. 그것은 바둑이다. 한시대 바둑은 그 시대인의 공통 문화였던 때가 있었다. 아래 자료는 장석각에 있는 석인(石印)으로 선비의 네가지 즐거움 속에 바둑이 들어 있음을 말하고있다. 산우의혁기십자(山寓意奕棋十者)가 보인다.

 

(원문)

승정원일기 정조5년 5월29일 .

(蓋名與實之相符, 姑舍是, 以士流二字, 被一世標榜, 視俗流奚翅相反, 今復惡士流之稱, 而謀所以劓殄滅之, 彼東京白馬之禍, 豈非燭照之龜鑑也哉? 藉令眞如樂洙之所云云, 士類皆爲龜柱之所招誘而假飾者, 予以爲不然。在龜柱罪惡未著之前, 雖使古士流處之, 嘉其向善之心, 必當容而接之, 且使龜柱, 不陷于辟, 能遂初服, 則綽可爲靑陽·驪陽, 豈可以此勒成箝殺之斷案乎? 至于罪惡旣著之後, 無論士流俗流, 孰不絶棄, 若將浼焉乎? 唉哉, 樂洙之言, 胡乃彼僻之甚也? 且爲今日北面者, 凡於討賊攻逆之際, 豈可一論一否? 樂洙之齗齗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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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선달 |  2008-06-29 오후 7:03:3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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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만석 |  2008-06-30 오후 10:50:2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으음...........홍국영..그친구 헉 친구가 아니라 그 옛 사람....ㅎㅎㅎ 재사였는지 모사였는지 하여간 정치꾼이였다는 사실....  
클린뽀이 |  2008-07-19 오후 9:32:3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카메라의 앵글각도에따라 영상은달리 찍히기마련....이선악/ 올고그름등은 그가서있거나 처해있는 입장에 의하여 달라지는것을...누가 단정적으로 역사를 말해버린다면..그는 이미 역사를 오도하고 있는것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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