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형태는 사내가 여인의 곡실(穀實)을 공격하는 것으로 느릿한 행위를 통해 깊은 삽입을 나타내는 모양이다. 이렇게 하는 것은 평소 의기소침했던 사내의 시들한 상징물이 발딱 원기를 되찾아 세차고 딱딱하게 생기가 넘친 모양이다.

용번무는 체위의 기본형이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샅이 바닥에 가려지는 형태라 함은 사내가 여인의 두 다리 사이에 진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체위는 비만증 환자가 사용할 때는 여간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운동량을 비롯하여 대뇌의 성 중추의 신경적 흥분이 적기 때문에 이 체위는 권장할만하지 않다.

사내가 상위, 여성이 하위로 엮어지는 이 체위는 양팔을 짚어 상대를 밀착해야 하는 상태면, 용번무처럼 범위를 좁혀 단조로운 리듬으로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

합금(合衾)의 리듬이란 게 뭔가. 그것은 상하운동과 마찰운동으로 이루어진다. 그렇기에 ‘팔천이심(八淺二深)’과 ‘우입좌출(右入左出)’ 그리고 ‘사왕생환(死往生還)’의 삼각묘법이 서로 잇대어진다. 여덟 번은 얕게 두 번은 깊게, 또는 오른쪽으로 들어가 왼쪽으로 나오거나, 죽어서 들어가 살아서 나오는 것은 합금의 묘미지만 도화원에서 열리는 ‘남도의 연회’는 방중행위를 응용한 집단 성희(性戱)였다. 물론 용번무는 그 시작이었다.

다음으로 전개되는 게 호보무(虎步舞)였다. 이것은 동쪽을 나타내는 용(龍)과는 달리 서쪽을 나타내는 호랑이를 상징한다. 여인을 엎드리게 하여 고개를 낮게 하는데 사내는 그 뒤쪽에서 다리를 세워 꿇은 채 한가운데 중극(中極)을 노리고 서서히 진입한다. 이게 춤이 아닌 방중행위에 있어선 운동속도를 40여 회 정도 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하다 보면 저절로 자연적인 속도로 전환돼 여인의 음문이 열리며 사랑맞이의 징표가 흐르게 된다. 여기에서 일단 한 호흡을 끊어 쉬게 되는데 이 체위를 사용하는 것만으로 몸의 약한 곳을 틈탄 백가지 병이 물러간다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방중행위에 있어 호보의 행법은 사내의 상징물이 단소하거나 여성의 질(膣)이 깊을 경우 만족할만한 환희를 느낀다. 남녀의 선천적인 구조 차이에서 오는 것을 색다르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예를 들어 사내의 머리통(龜頭)이 몸통보다 큰 경우 출몰 도중에 공기가 주입돼 내부가 고무공처럼 팽창된 경우가 있다. 적당한 시기에 이 공기가 빠져나오는데 소리가 너무 요란해 당사자는 물론 주위를 놀라게 하는 위험이 있다.

이러한 공기 팽창을 조정시켜 나가면서 즐기는 게 좋을 것이다. 다음은 구법의 세 번째에 해당하는 ‘원숭이 나무타기’의 모습인 원박(猿搏)인데 춤은 어느새 북쪽을 상징하는 구등(龜藤)으로 넘어가 있었다. 춤의 형태는 북방의 신으로 알려진 거북이가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이다.

방중체위에 있어 이 형태는 여인을 바로 눕히고 양 무릎을 꺾어 위로 쳐들게 해 다리를 유방쪽까지 앞으로 굽혀 진입하는 체위다. 그러나 구등무(龜藤舞)에선 거북이가 느릿느릿 행진하며 좌우를 살피며 걷는 모습뿐이어서 약간은 단조로운 면이 있었다. 그 뒤를 잇는 게 숫봉이 나르는 봉상(鳳翔)이었다.

체위가 바뀔 때마다 북소리는 간격을 달리해 진폭을 달리했다. 여인을 바로 눕히고 여인의 힘으로 다리를 든다. 방중체위에 있어서는 샅 사이에 무릎을 꿇고 두 팔을 짚은 채 몸을 내민다. 사내의 심벌은 그렇게 진입시킨다. 과녁은 대전정선(昆石)이다.

사내의 상징물은 딱딱하고 열기가 있는 채 격앙시킨 몸을 상대한다. 여인으로 하여금 3×8=24로 세 번씩 여덟 번을 움직이게 한다. 봉상무(鳳翔舞)는 두 팔을 짚은 모습을 사내가 취하면 여인은 좌우로 엉덩이를 절도 있게 여덟 번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이것은 남녀의 행렬이 첫 번째 행진에서 취하는 것으로 네 개의 형태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용번무에선 북소리의 탬포가 느긋하게 울렸지만 갈수록 소리의 진폭은 변화를 가져와 봉상에 이르렀을 때엔 행진을 인도하는 향도자(嚮道者)의 움직임이 새처럼 훨훨 날아오르는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연회를 이끄는 자와 그것을 따르는 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다 중간에 남녀가 교대를 한다는 사실이었다.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도화원에 마련된 신라주(新羅酒)를 마시기 위해서였다. 이 술은 연화주(蓮花酒)라고도 하는데 제 철에 피기 시작한 연꽃 속에 미약이 섞인 신라주를 넣어 밀봉한 채 일주일을 넣어 둬 좋은 술을 만들어낸다. 사내의 기력을 높이고 상징물을 딱딱하게 하는 것으로 여느 술보다 빼어난 맛매가 있다.

그러나 이 술을 마시면 물이었던 술은 어느새 광음수(狂飮水)로 바뀌어 사내의 혼을 빼앗아 버린다. 한마디로 이성을 상실한 것이다. 역시 그런 징조가 나타났다. 연회가 깊어져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 악곡은 어느새 ‘북리의 무(舞)와 미미의 악(樂)’으로 변해 있었다.

▲곡실(穀實) ; 크리토리스의 끝. 흔히 이 부분을 유서(兪鼠) 또는 얼서(臬鼠)라 하는데 사내에겐 귀두 부분에 해당한다.

▲중극(中極) ; 옥문 터널의 중심부

▲합금(合衾) ; 섹스

▲북리의 무와 미미의 악 ; 중원에서 유행한 음탕한 춤과 음악. 일설엔 은(殷)나라를 망하게 한 음악이라고 전한다. 진나라의 제왕 진숙보는 이 음곡에 맞춰 옥수후정화를 만들었다.

▲진나라 미인 ; 아름다운 진(陳)나라 여인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