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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놓치면 내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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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의 발견(2)』 초고(草稿)를 탈고했다. 『바둑의 발견』을 쓴지 7년이 넘은 오늘, 그 책을 뒤이은 책을 끝냈다. 내용은 어떤 걸까. 바둑의 성립, 변천, 반상의 심층구조, …, 그런 것들이 안팎을 이룬다.
읽을 만할까. 그에 대한 답을 찾다가 나는 놀랐다. 지나간 7년 동안 내가 읽은 책이라는 것이 너무나 빈약했던 것이다. 멀리 했다고는 생각지 않았는데, 겨우 30여 권 읽었을까. 두어 달에 한 권 본 셈이다. 하, 그 참!
한 권으로 한 달을 보낸 적도 있었다. 외워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런 종류의 책은 극히 드물었다. 그런데도 7년 동안에 불과 30 권. 바둑을 설명하려면 바둑을 넘어서는 눈이 있어야만 한다. 그런데 과연 나는 넘어서는 눈을 가진 걸까. 겨우 그 정도 더 읽고 후속편을 쓴다? … 그래, 걱정말자. 책이 말해주리. 자신의 수준을 넘어서는 책은 절대로 쓰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아쉽지만, 그냥 마무리하는 기분을 중시하자.
사실 3년 전부터 약간은 써두었다. 그래서인가, 탈고한다는 것이 그토록이나 힘들었다. 마치 지난 밤에 써둔 편지와 같아서 아침에 일어나니 영 손질을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저번에 수법의 발견 시리즈 열 권을 한 달에 마친 것과는 대조적이었던 것이다. 그런가보다. 한 번 쓸 때 그냥 집중해서 써야지, 미련으로 남겨두면 별로 좋은 글을 얻지 못하는가보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눈에 잡혔다. 1980년 이후 출생한 후배기사들의 승률을 잠깐 보니, 2003년과 2004년은 0.45, 2004년과 2005년은 0.34의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는데, 2003년과 2005년은 0.17일 뿐만 아니라 유의미하지도 않았던 것이다.
표본의 한계가 없지 않지만, 나는 놀랐다. 바둑의 승부란 것이 그토록이나 일관성을 유지하기 힘들 정도로, 경쟁이 심한가. 오늘 공부 놓치면 내일 당장 성적이 무너지는 것인가.
놀라움에 반상을 바라본다. 백5! 선악을 뿌리치고 저런 착상을 한 번 힘껏 질러봐야만 할 것인가. 삶을 저런 기백 없이 견딜 수 있을 것인가. 그렇구나. 이제 알겠다. 내…, 책 내는 두려움에 이런 저런 생각이 무너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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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강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