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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시간, 그리고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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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의 일상(日常). 그건 어떤 그림인가.
내 얘기만 해 보겠다. 나는 1970년대의 자식이다. 그 때가 내 바둑의 한 때였기에, 나의 프로 정신은 그 시점에 멈춰서 있다. 따라서 1980년대 이후 입단한 후배들의 생활은 잘 모른다. 1970년대 중반 이후 약 10년. 나의 프로생활은 술과의 전투라고 할 정도로 잔해(殘骸)가 적지 않다. 20대 나이 탓일까.
이런 이유도 있다. 바둑의 프로는 매일 출근하지 않는다는 바로 그 사실. 시합 때만 대국장에 나타나면 된다. 물론 이기면 좋고, 또 이기려고 하기에 시합이 없는 때도 공부를 열심히 하곤 한다. 그러나 그건 실로 어려운 일. 모든 프로들이 공부에만 몰두하지 않는다. 나도 그랬다. 공부할 때도 있었고, 아니 할 때도 있었다. 문제는 바로 그 때 등장한다. 지겨운 바로 그 때, 시간이 남으면서 주제로 등장한다.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
취미가 있는 프로는 그래도 괜찮다. 등산이나 탁구, 당구 같은 것도 좋은 시절이었다. 그런데 나는 별다른 관심 영역이 없는 사람이었다. 바둑이 취미였건만, 그만 바둑을 직업으로 삼고 말았다. 직업을 취미로 할 수야 없는 일.
바로 그 때 술이 등장했다. 몸은 술을 그런대로 잘 받는 체질. 남아도는 시간을 주체 못해 두려워할 때, 술로써 시간을 잊고, 술로써 청년과 우울에 항거한다. 바로 그랬다. 술과 청춘과 바둑은 나에게 그랬다.
술로써 미래에 저항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나의 청춘에서 장래에 대한 질서 있는 계획은 없었다. 인생의 포석이 없었던 것이다.
바둑에서 포석이 등장한 때는 언제일까? 천년도 넘은 고대의 바둑을 보면, 포석에 대한 관념이 매우 약한 것을 알 수 있다. 왜 그랬을까. 그 이유 하나는, 반상을 통제해야 한다는 의식이 약했기 때문이다. 내 청춘 시절에 내 젊은 시간을 통제하기 힘든 것과 비슷한 한계를 당시는 앓았던 것이다.
기보에서 좌하귀는 고대 중국의 바둑 스타일. 우상귀는 현대의 스타일. 시대의 눈으로 포석을 하는 것이다. 그 눈을 평상시 갖는 인생에의 안목으로 대체하면, 나의 술과 바둑과 포석이 잘 들어맞는다. 조각으로 이뤄진 그림처럼 맞아 들어간다. 그런 것이었다. 내 20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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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버스를 탈 때 월간 바둑의 얇은 부록을 호주머니에 넣고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수의 기보해설을 보면 많은 곳을 지적하고도 결국 한집반, 두집반의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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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의 의미가 큰 포석의 경우.... 무척이나 중요한 초반 엄청난 실수를 하고 거의 모든 수가 지적사항일 아마추어의 바둑을 제 인생에 비유하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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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보
호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