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지난 19일 국수전 3국 이전에 써 둔 것이다. 굳이 고치지 않고 있음을 밝힌다.
요즘 이창호가 예전 같지 않다 한다. 지난 한 달 도전기 2패, 국제대회 2패는 그 단적인 증거인 듯도 하다. 그러고 보니 지난 1년 후배에게 잃은 타이틀의 숫자도 적지 않고 세계대회 성적 또한 저조했다.
이창호의 부진을 나이 탓이라고 돌리는 경향이 있다. 얼마 전 중국의 기재(棋才) 마요춘도 어느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창호가 20대일 때 자신은 30대였다고. 실력도 실력이지만 자신의 패배에 운도 따르지 않았다고. 30대는 집중력에서 밀린다고.
그런 듯도 하다. 그러나 거기에서 무너지면 그건 우리가 무너지는 것이 아닐까. 나는 약 7년 전에 이창호와 함께 나누었던 얘기를 떠올린다. “상대적 시간은 이 국수(國手)만의 문제는 아닌데….” 그가 말했다. “상대가 빨리 두면 나도 빨리 두게 됩니다. 상대가 진지해지면 나도 진지하게 되고….”
시간소비가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사실이다. 필자가 조사한 91년부터 97년까지의 자료에 따르면 이창호는 조훈현에 비해서는 약 3분을 적게 생각했으나, 서봉수와 유창혁에 대해서는 각각 10분과 37분을 더 생각했다. 물론 서봉수와 유창혁을 대하는 것이 더 어려웠다고 할 수는 없고, 유창혁이나 서봉수가 이창호를 가볍게 대했다고 보기도 지나치다.
그래도 하나는 분명하다. 이창호는 말했었다. 상대가 빨리 두면 나도 빨리 두게 된다. 상대가 진지해지면 나도 따라 진지해진다.
그렇다면 이창호야말로 현재의 부진을 벗어나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 자신의 시간과 자신의 바둑을 갖는 것이다. 이창호는 자신의 바둑을 두지 않았던가? 두었다. 그러나 능동적인 변화는 부족했다. 나는 그리 봤다.
최철한은 이창호를 만나면 반상을 두텁게 이끌어간다. 왜냐? 싸움에 자신 있는 그는, 엷게 두면 이창호를 싸움에 끌어 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기보는 1월 10일 제48기 국수전 1국. 흑3 흑5가 최철한의 두터운 수법.
나는 이창호가 자신을 가다듬어갈 바탕에 더욱 관심가져야 한다고 믿는다. 돌아보자. 오청원도 45세까지는 정상이었다. 이창호는 30세. 바둑에 전념한다면 이제 겨우 30을 넘었다고 하겠다. 바둑에만 전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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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돌
곰날다
삼천리강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