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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법의 개념적 지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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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의문을 하나 가지고 있다. 감각과 맥에 대한 또 하나의 의문.
먼저 기보를 보자. 좌상귀 흑1은 옛날부터 전해져온 급소. 저 흑1을 당하면 백이 불리하다고 수백 년간 알려져 왔다. 우하귀를 보자. 백6은 버림돌이다. 우상귀에 흑 세력이 있다면 백4 백6의 수단은 대단히 유력하다.
그 다음은 어찌 되는가? 좌상귀도 우하귀도 A 이하 E까지. 그것이 가장 무난한 수순이다. 이제 글의 의도를 아실 것이다. 좌상귀와 우하귀는 수순만 하나 다르지 돌의 형태는 전혀 다르지 않다. 그 어느 것이나 예리하기 이를 데 없는 수법이되 형태를 파악하면 별로 어렵지 않게 활용할 수 있다.
돌의 형태가 같다면, 수순이 약간 다르더라도 그건 같은 맥이 활용될 것으로 보아도 좋다. 그러나 좌상귀와 우하귀의 형태에 유의해서 그 변화와 활용법을 하나의 주제로 다루는 연구는 없었다. 반상을 표현하는 서술적 어휘에는 주의해도 수법의 개념 작성에는 노력하지 않았던 것이다.
좌하귀를 보자. 백8 백10이 흑을 잡는 유일한 방법. 무엇이 눈에 들어오시는지? 백(△)과 흑(▲), 그리고 백3. 바로 이것이다. 무엇과 닮았는가? 좌상귀와 우하귀, 바로 그 형태와 맥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우리가 돌의 형태를 주목하고, 수순을 고려하면서 형태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분류한다면, 그건 곧 수법의 개념적 지도 작성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물론 프로들은 굳이 개념을 갖지 않더라도 이미 다른 방식으로 안다. 그 방식을 일러 감각이라 한다. 오늘 제시한 감각은 누구나 지니고 있다.
그러나 말이다. 프로의 수준이 되기 이전에, 바로 이 감각을 몸에 익히기 위해 고생했던 바를 생각해보라. 그 얼마나 힘들었던가. 실로 여기 보이는 이 감각이야말로, 이 맥이야말로 가장 얻기 힘든 것 중의 하나가 아니었던가.
설명을 하려면 그에 앞서 개념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맥에 대해서도 형태가 아닌 기능을 기준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처럼 형태로 설명하고 분류한다면 우린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학습 효과뿐이랴. 우리가 잡고는 있되 드러내지 못했던 인식의 심층구조가 있다면 - 바둑에도 분명 있으리 - 우린 그 구조를 드러낼 수 있다. 바둑으로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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