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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가 놀랐을 포석의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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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진 3단이 루이 9단을 이겼다. 뉴스가 되는가. 안 된다. 여류들의 실력도 이미 상당한 수준에 올랐고 루이도 예전 같지 않다. 아니다. 뉴스가 된다. 루이가 누구인가. 조훈현을 이겨서 국수의 이름을 안아보았고, 이창호에게 5승2패의 전적을 가진 기사. 어찌 뉴스가 안 되겠는가.
이 3단의 국후담이 흥미롭다. 대국에 임하면서 특별히 마음먹고 나온 것이 있나? 루이 사범님이 둘 것 같은 포석을 예상하고 일부러 그 포석을 들고 나왔다. 준비한 것이 있다면? 루이 사범님과 조혜연 5단의 바둑을 연구했다. 그 점이 도움이 된 것 같다. 기풍은? 전투를 선호하지만 집도 중시한다.
상대를 알 때 과연 어느 정도 전략을 짜고 바둑판 앞에 앉을 수 있는가.
기보를 보자. 준비했다면 백2를 준비했을 것이다. A 화점이면 루이는 B에 걸쳐 백C 흑D로 중국식포석을 펼칠 것이다. 루이는 그렇게 많이 둔다. 그러나 실전이면 흑3은 거의 절대다. 왜냐? 걸치는 방향을 백2가 막았기 때문이다. 흑5는 루이가 좋아하는 - 누구나 안다 - 걸침으로 백10까지는 이 정도.
그 다음은? 백16 다음 흑E 백F 흑G 백H가 실전. 흑E가 아니라 F를 두어 백E를 허용하는 것은 흑이 불만이다. 따라서 백16 이후 흑G까지는 필연. 자, 이제 다 왔다. 백H로 밀어 올려 전투가 불가피하다.
형세는? 백은 우상귀와 좌하귀를 얻었다. 흑은 두텁지만 우변에서 싸울 수밖에 없다. 싸움의 폭은 흑에게 넓지 못하다. 왜냐? 흑진이 갈라졌으니까. 여기까지가 이 3단의 의도일 것이다. 집을 먼저 얻고 전투를 하자. 그것이다.
자, 이제 우리의 질문과 나의 답. 과연 이 정도의 예상이 승부에 영향을 미칠까? 아니다. 승부에는 영향이 없다. 이 정도의 예상은 가능한가? 어렵다. 꽤 멀리 왔다. 이 정도는 우연이다. 이 글이 이 3단의 의도를 제대로 설명했다고 하자. 과연 심리적인 싸움이 반상에는 깊이 내재하는가? 심리적인 전투는 없다. 있다면 최근 유행하는 포석의 논리를 좀더 검토하는 정도이다.
바둑에 심리적 요소는 개입하지만, 심리는 우리의 생활 어디에나 개입한다. 상대는 의식되지만, 그도 사소한 정도로만 머문다. 그게 바둑이다.
그래도 - 내 추론의 진실을 떠나서 - 인터뷰를 전해들은 루이는 놀랐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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