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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과의 쾌활한 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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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청년 이세돌을 만났다. 검고 깊은 눈. 선이 굵고도 고운 코와 입술. 하얀 얼굴에 명암을 주는 까맣게 윤기나는 장발.
만나면 묻게 된다. 무엇이든 묻게 된다. 언제나 답이 소탈했으니까. 지난 5월 23일 바둑 어땠어? 아, 그거요. 한집반 아니면 반집 이긴다고 보았는데, 그래서 백1로 두었는데 마지막 공배를 흑6이 메우니까 좀 뜨끔하던데요. 그 순간 하하하. 나도 웃고 청년도 웃었다. 크게 웃었다.
나누면 즐거움은 배가 되고 슬픔은 반이 된다는 말씀도 있지만, 조용히 혼자 미소 짓는 순간도 부드럽고 감미롭다. 오늘은 상식을 믿자.
기보를 보자. 실전을 단순화시켰다. 마지막 공배를 흑6이 메웠다는 사실. 반상의 점은 361. 덤은 6집반. 이상이 재료다. 이제 이 9단이 만든 요리를 여러분이 드시면 되는 것이다. 전채(前菜)는 없나? 있다. 이 9단(백)이 조훈현 9단에게 반집은 이겼으리라고 예상하면서 공배를 메워갔을 때 흑이 마지막 공배를 메웠다. 그 순간 이 9단이 잠시 불안했다. 이게 전채다.
이 9단의 머릿속을 스쳐간 것은 6이냐 8이냐, 그것인데 그 이유인즉 반집 또는 한집반 승리를 예상했기 때문이다. 반상의 점은 361. 마지막 공배를 흑이 메우면 반상의 흑돌은 백돌보다 하나 많다. 그러면 흑백의 돌 차이는 홀수가 되고 집 차이는 짝수가 된다. 집 차이가 6 아니면 8일 것을 흑6이 놓여진 순간 알 수 있다.
백이 마지막 공배를 메웠다면 5 또는 7을 예상한다. 그러나 반집의 유리를 예상한 백에게 7이 가깝다. 5는 거의 나올 수 없는 것. 왜냐? 1집반 지는 것이니까 그의 예상과는 2집 또는 3집 틀릴 거리다. 그러나 6 또는 8이라면 그래서 6이라면 반집승의 예상과 1집 틀릴 거리가 된다. 2보다는 1이 가깝다. 1이 될 확률, 즉 6집의 차이가 될 확률이 가까우니 이 9단은 뜨끔했던 것이다.
아, 그래도 믿었지요. 분명히 계산했거든요. 판단에 자신이 없었다면 백1을 2에 둔다. 그러면 흑1로 패가 되는데 패는 A B C D에서 보듯 백이 이긴다. 물론 초읽기에 몰린 실전에서 패는 어려운 것이다.
그래. 바둑은 자신에게 책임지는 결단을 사랑한다. 미래는 대부분 불확실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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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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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토강 |
｜ 2004-06-16 오전 12:31: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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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이바둑 마지막공배는 백이 메워 반면 5집차..백1집반승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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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정말이군요. 이거 참! 이거 참! 먼저 감사 드립니다. 이세돌 군도 저와 마찬가지로 그러면 착각을? 하하하. 유쾌하다 하면 저를 실없다 하실 터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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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igono |
｜ 2004-07-01 오전 3:56: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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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견에 한마디 |
문용직 사범님 이세돌 9단 많이 아끼시는것 같아 보기 좋습니다^^ 칼럼 연재하시는거 재밌게 보고있어요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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