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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가 백을 잡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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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은 즐겁다. 내 마음이 가는대로 둘 수 있는 게 좋다. 물론 무작정 두지는 않는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추론한다. 그 어떤 이론에 이끌려서. 우리가 그 이론을 의식하느냐 않느냐 하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포석이란 이론이 필요한 분야. 첫수를 화점에 두느냐 소목에 두느냐,아니면 천원에 두느냐? 그 모든 것에 이론적 희망이 들어가 있다. 그러나 좀 더 분명하게 포석의 의도가 드러나는 것은 백이 둘 차례일 것이다.
이창호 9단의 바둑을 지난 1990년부터 1997년까지 조사했다. 흑1의 대각선상에 위치한 백2를 둔 경우가 약 78%였다. 이 9단의 취향을 짐작할 수 있겠다. 흑을 잡았을 때는 어떤가. 만약 상대가 백2를 A에 두었다고 하자. 그러면 이9단은 흑3을 우하귀 B에 둔 경우가 90%였다. 그래서 물어보았다. “왜 백2를 선호하지?” 답이 간결했다. “싸우는 게 싫습니다.”
만약 백2를 A에 둔다면 흑에게 선택권이 주어진다. 2 또는 B. 만약 흑이 2에 둔다면 백은 B밖에 둘 곳이 없다. 그러면 서로가 엇갈린 포석이 된다. 이 9단은 바로 그 점을 싫어하는 것이다. 흑백이 엇갈리면 필연적으로 흑백은 서로를 끊는 경향을 갖는다. 싸움이 일어날 개연성이 높아진다.
이것이다. 기풍,기질,취향,포석의 이론 등이 백2를 결정한다.
가지와라(梶原武雄) 9단의 논리는 이 9단의 취향을 잘 설명한다. 가지와라9단은 백2를 흑1에 대해 대각선에 둘 것을 주장한다. 왜냐? 기보를 보자. 백2를 A에 두면 2의 자리에 흑3이 온다. 그러면 백2는 흑1과 흑3으로부터 양쪽에서 협공을 당한다. 물론 백4를 B에 두면 서로가 서로를 협공하는 것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다.
“그러면 서로가 똑 같은 상황 아닙니까?” 언젠가 양동환 선생께 반문하자 선생은 “그런가? 그러니까 바둑이란 넓은 것이지” 하고 크게 웃으셨다. 선생이 그 다음을 몰라서 웃은 것은 아니리라. 바둑은 착수교대의 원칙이 지배하기에 엇갈림은 분명히 급격한 공격의 기회를 흑에게 넘겨준다.
그러나 엇갈린 포석이 백에게 ‘진실로’ 나쁜가? 그건 아니다. 아니,모르겠다. 그건 현대 바둑의 수준을 뛰어넘는 질문이리라. 전투에 능하면 대각선 포석을 선호하리라.
(2003.08.21 문용직 프로5단 사이버오로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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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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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 머뭇거리다 갑니다.선물로 받은 상념은 아직 풀지 못 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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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ERO6 |
｜ 2003-09-02 오후 3:25: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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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바둑판을 무한 축소하다보면 마지막엔 대각선 포석을 한 백 한점이 놓이자마자...^^*참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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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백2를 지지합니다. 대각선포석은 흑의 농단에 휘말릴지도요..길게 가려면 백2가 좋은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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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렵war |
｜ 2003-09-04 오전 10:38: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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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견에 한마디 |
대각선이 좋지 않나여 평행행포석은 흑에게 큰모양을줄수도있는데 잘게조개기엔 대각선이좋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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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 균형과 조화라는 측면에서 생각하면 2가 기리에 맞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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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미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