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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의 하루는 어떤 이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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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의 유리창(琉璃廠)거리 육교 아래에는 귀하디 귀하고 오래디 오랜 인장(印章)가게 인흔루(印痕樓)가 있다. 1층에는 그저 그런 싸구려를 취급하지만 2층은 다르다. 다양한 인장이 몰려 있다. 전각(篆刻)은 차치하고 인장을 감상하는 데만 하루 해가 부족할 지경.
그 뿐인가. 주인에게 계혈석(鷄血石)과 전황석(田黃石)의 감상을 부탁하면 주인의 표정이 바뀐다. 육중한 금고를 연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하나 하나 쏟아낸다. 비밀처럼. ‘전황석’이라는 단편소설도 좋지만 이 전황석이란 건 정말로 귀한 거다. 대부분의 전각가들도 이 돌은 만져본 적이 없다고 할 정도.
참으로 부드러운 돌이다. 손바닥을 4분의 1이나 가릴 정도의 돌이면 매우 큰 것이지만 따스하고 무겁지 않다. 주무르고 싶은 충동이 인다. 색상은? 일반적으로 누렇다. 계란 흰자위 색깔이 끼어있기도 하고 노른자위가 섞여 있기도 한데 그 경우엔 이름이 뭐더라? 각기 다른 이름을 붙인다. 워낙 귀한 거라 전문책자가 발간된다.
전황석은 잡는 방법도 특별하다. 말로는 전하기 어려운데,손바닥으로 가릴 정도의 크기면 엄지를 제외한 손가락으로 살며시 꼬옥 잡아서 무게와 감촉을 먼저 음미하라던가. 값은 대략 1000만∼2000만원. 항주(杭州)의 골동품 거리에는 5만∼6만원짜리 가짜도 널려 있긴 하지만.
잊으면 안된다. 인흔루(印痕樓)! 이 얼마나 황홀한 이름인가.
바둑에서는 어떤가. 우리는 대국을 ‘행위’하지만 오늘날 그 대국은 부호로만 남는다. 내용의 의미는 숫자로 덧칠되고 지워진다. 제33기 명인전 제5국 등으로. 그러나 바둑은 오랫동안 다음과 같은 이해(理解)와 맞물려 왔다. 대국의 1회성,개인의 삶과 유리되지 않되 현실과는 거리를 두려는 태도. 그래서 중국에는 사활과 맥의 문제에,그리고 대국보에 이름을 붙이는 습관이 있었다.
아름다운 문제를 하나 보자. 밝은 구슬이 바다에서 솟아오른다(明珠出海勢)는 것으로 백은 자충을 조심해 벗어나야 한다. 앞뒤 가리지 않고 몸부림치는 것을 경계한다. 답은 백A 흑B 이하 백G까지. 백G가 요긴하다.
오늘 나의 하루는 어떤 이름을 붙일 수 있을까.
(2003-08-14 문용직 프로5단 사이버오로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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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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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斯文亂賊 |
｜ 2003-08-22 오후 12:24: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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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현현기경이군요. 이름 중에 소장생세, 대장생세가 있는 걸로 봐서 현대와 달리 고대 중국의 바둑규칙은 <장생은 살리고 싶다>였겠군요. 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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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하나의 궤. 그러므로 추상적입니다. 갖고 노는거지요.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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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斯文亂賊 |
｜ 2003-08-23 오전 10:53: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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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견에 한마디 |
에구구구, 근데 소장생세, 대장생세가 아니고 그냥 장생세군요. 소철망세, 대철망세하고 혼동을 일으켜서...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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寒山이 어디인가? 그곳에 가는 길은 없다. 마석, 모란공원에 모란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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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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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게 바람부는 벽에 귀를 기울일 밖에….(연못위물님과의 대화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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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