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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너머엔 언제나 진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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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가 되기 위한 공부중의 하나는 수많은 바둑을 반상에 쭉 놓아보는 것이다. 일견 무식하다고 여겨질지 몰라도 그렇지 않다. 이런 훈련을 통해서 돌의 패턴과 모양 감각에 익숙해지며 안목도 높아진다. 좋은 방법이다.
한편 수읽기와 계산력을 높이는 공부도 필요하다. 그것은 어느 정도 답이 주어져 있는 사활이나 끝내기,맥 같은 분야에서다. 초반에는 답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돌이 많아져서 주변의 조건이 제약된 곳에는 답이 있다. 돌이 많아지면 공배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돌의 공배를 ‘자유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답이 있기에 프로들은 사활과 끝내기에는 대단히 높은 수준에 와 있다. 그건 자신할 수 있다. 그러나 프로의 끝내기 능력도 한계가 없지 않다. 필자가 모든 프로를 대변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다.
기보를 보자. 백1이 클까,아니면 흑2가 더 클까? 백1은 5점을 구하러 나아가고,흑2는 6점을 구하러간다. 어느 자리가 큰 자리일까? 처음 이 문제를 보았을 때 필자의 답은 이랬다. 흑2가 더 큰 수라고. 아마 누구나 그렇게 판단할 것이다.
그러나 틀렸다. 흑2보다는 백1이 더욱 큰 수이다. 정말? 그렇다. 그 증거를 보여드리겠다. 흑2 이후의 수순은 백a,흑b,백c,…,백m,흑n,백o까지이다. 누가 이겼는가? 백이 한 집을 이겼다. 이런!
필자는 아무리 고민해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답은 어디에 있는가? 답은 수학에 있었다. 세상의 게임에 정통한 수학자 벌캄프(E. Berlekamp)가 밝혔지만 그 수준을 문외한이 어찌 해득할 수 있으랴. 8년 전 일본에서 벌감프 교수에게 반 집 승부의 기보를 보낸 적이 있었다. 누가 반 집을 이기느냐고. 교수는 실력이 10급 정도라서 패감의 개수를 셀 수 없었다. 그래서 필자가 가르쳐 주었다. 그랬더니 답이 나왔다.
프로도 때론 상식이라는 허점에 잠긴다. 당연하다. 프로라고 반상을 다 알 수는 없으며,프로도 다른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야 더욱 진보할 수 있는 것이다. 하긴 바둑에서만 그러랴. 모든 분야가 그러리라.
문용직(프로4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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