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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단의 문은 공동체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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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고 꽃 지는 봄이다. 그래서인가. 봄은 다양한 감정을 불어넣는다. 누군가는 봄밤의 꿈을 아쉬워하고,누군가는 봄밤의 가벼움을 즐긴다.
바둑계도 봄이다. 어폐가 없지 않지만 바둑계의 꽃은 프로. 바로 프로를 뽑는 입단의 계절이 온 것이다. 바둑 두는 자, 그 얼마나 프로를 열망하는가.
그러나 입단대회는 봄에 대한 우리의 상념만큼이나 상반된 희비를 안겨 준다. 입단은 그 관문을 통과하는 사람에게는 삶의 전환점이 주는 환희를 선물하지만,그 관문을 넘지 못하면 저 아래로 푹 꺼지는 그런 패배감을 안겨준다. 그렇다. 단 두 부류밖에 없다. 입단하는 자와 못하는 자.
1년에 입단의 문은 9명으로 제한되어 있다. 봄에는 2명을 선발하니 참으로 험난한 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긴 이것도 적잖다고 할 수 있다. 지난 80년대 말까지 입단은 1년에 2명 아니면 4명 정도였다.
자,그러면 무엇이 문제인가. 필자는 뭔가 즐거운 분위기를 주지 않고 왜 말을 돌리는가. 그렇다. 뭔가 말을 돌리고 있다. 딱 자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연구생은 120명. 여기서 1년에 7명을 선발하고,18세가 되기까지 입단하지 못하면 연구생을 그만 두어야 한다. 연구생은 10조로 나누어지고 그 10조에 들어오려고 준비하는 예비 연구생은 어림잡아 수백명. 문제는 이들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가 여부다. 현재 상반된 의견이 부딪치고 있다. 하나는 학부모를 중심으로 하는 것으로 더욱 많은 입단자를 배출해야 한다는 것. 다른 하나는 현재의 바둑계 형편으로 보아 곤란하다는 암묵적인 태도.
답이 없는 문제이다. 아니,답은 있어도 찾기는 어려운 문제. 바둑계가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 것이냐,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프로들의 활동이 넓혀질 것이냐? 세상은 빠르게도 변하는데 바둑은 어찌 될 것인가?
공동체의 모든 문제와 마찬가지로 합의는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건 연구생의 수준. K군이 발견한 기보의 흑1이 기막힌 묘수. 다음 백A,흑B,…,흑F,백G,흑1,백H. 이 결과는 보통의 착상인 흑C,백B,흑A,백1,흑F,백a,흑G,백b보다 흑에게 훨씬 좋다. 그런데 말이다! 이렇게 뛰어난 흑1을 발견한 연구생도 1차 예선에서 낙방하는 수준이라니! 입단의 관문은 여전히 좁다.
(문용직 프로5단 사이버오로 자문위원 2003-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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