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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전도 이젠 무한경쟁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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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기원 전문기사는 188명. 며칠 후면 또 2명이 더해지고 1년마다 9명씩 늘어난다. 그러나 기전은 1960년대 이후 변화된 것이 거의 없다. 1차 예선에 5단 이하가 참여하고,2차 예선엔 1차 예선 통과자와 6단 이상이 참여한다. 그리곤 본선. 본선 1위가 전년도 우승자에게 도전하는 그런 방식이다.
그 방식이 더 이상 통할 수 있을까? 현재의 방식에서는 본선과 결승 상금만 지급해도 재정이 빠듯하다. 책도 많아지고 경쟁도 치열해서 단위의 권위보다는 실력이 앞서는 현실에서 과연 과거와 같은 기전 방식이 적절한 것일까? 물론 연승전 방식이 없지는 않으며,지역 대항전과 같은 단체전도 최근엔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그것으로 해결될까?
지난 16일 개막된 제2기 KT배 마스터스 프로기전은 그런 의미에서 하나의 이정표를 긋고 있다. 전년도의 성적으로 64명의 기사를 초청하고,제1기 우승자도 1차 토너먼트부터 참여하는 형식을 채택한 것이다. 기득권이 무시되는 터라 내부에선 이견도 있을 법한데 전혀 없었다. 놀랍다면 놀라운 일. 무한경쟁의 시대를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모두가 인정한 것이다.
현실이 꿈을 이긴 것일까? 그 점은 알 수 없다. 다만 하나 분명한 것은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는 점이다. 바둑계도 골프처럼 상금 위주의 프로와 레슨 프로가 구별되기 시작한 것이다. 아니 이미 드러나지만 않았지 그 구별이 존재한지는 꽤 오래되었다 할 수 있다.
예(藝)적 측면은 사라질까? 역시 예측키는 어렵다. 다만 하나,애기가들은 보다 양질의 서비스,즉 다채로운 행사가 주는 흥미와 일종의 스포츠가 주는 그런 환희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경쟁은-공급 위주의 이론이라 마음에 들지 않지만-서비스의 질을 보다 향상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8월16일. 그 날의 기보 하나는 그 점을 확인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기보를 보자. 흑1에 백2. 예리한 감각의 교환이다. 다음 흑A는 백B, 흑B는 백A로 대응한다. 중견기사의 대국인데 긴장과 자유가 물씬 배어나온다. 중년의 나이지만 청년의 활기가 느껴지는 산뜻한 출발이라 해도 무리가 없다.
(문용직 프로4단 2002.08.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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