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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들의 형세판단，그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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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가 프로에게 던지는 질문중 답하기 어려운 것이 하나 있다.1급과 3급이라면 두 점 치수인데 그 차이를 집으로 환산하면 몇 집이나 되는지? 답은-보통 상식선에서 주어지는 답은-화점에 놓인 돌 하나를 약 10집 정도로 본다는 것이다.그러면 두 점이면 20집.3연성(三連星)은?30집이 아니라 약 25집.대체로 그렇게 답한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그 답변은 그렇게 정확한 것이 아니다.사실 프로들도 잘 모른다.대충 그렇지 않을까 하는 정도다.
지난 3월 22일 오후 LG배 세계기왕전 결승 4국이 두어진 인터컨티넨탈호텔 그랜드볼륨에서다.최철한 4단,원성진 4단,송태곤 3단이 함께 모여 검토에 열중하고 있었다. 좌상귀와 좌하귀 화점에 놓여진 백 두 점이 몇 집이나 될까에 관해서 토론하고 있었다. 화점 하나를 8집으로 봐야하지 않을까?8집?무슨 소리！흑이 A에 침입하면 백은 한 집도 없는데… 화점에 언제 들어가? 백에게 생기는 세력은? 뭐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렇다.우상귀와 우변,우하귀에 대해서는 돌의 형태가 상당히 결정되어 있기에 집을 어느 정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그러나 형태가 결정되지 않은 좌상귀와 좌하귀는 계산이 어렵다.그러나 판단을 아니하고 넘어갈 수도 없는 것이 프로들의 고민.
한국 바둑이 약했던 지난 70년대 중반.그 때 널리 읽혀졌던 ‘일본 명인전 전집’에는 중반 무렵 벌써 형세판단이 이루어져 있었다.한집 정도 차이…라든가,반집을 다투겠는데…라든가 하는 정도로.감탄할 뿐이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다소 과장이 섞여 있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그러나 하나는 분명하다.한집,반집 등의 차이를 나름대로 계산하는 습관이 없으면 다음 수를 선택할 수가 없다.형세판단이 다음 수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프로는 편견에 익숙한 집단이다.나름의 눈,그것이야말로 편견이니까.따라서 세상의 모든 소신(所信)도 다 편견에 다름없다.문제는 그것을 인정하느냐,않느냐 하는 차이일 뿐.인정하면 세상을 좀 더 여유있고 넓게 바라볼 수 있을 뿐.
(문용직 프로4단 2002-04-04)
○... 관련 기보는 제6회 LG배 결승4국의 기보, 관련기보 아이콘을 클릭하면 총보를 감상할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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