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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수 조남철의 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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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수(大國手) 조남철 선생의 전집이 전3권으로 출판되었다.한국 바둑 50년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대국수 조남철 전집’.고급 한지(韓紙)에 한땀 한땀 찍어낸 돌 하나 하나.우리 모두가 배웠던 선생의 바둑이 이제 책 속에 펼쳐지고 있다.
바둑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알고 있듯이 조남철 선생은 바둑 불모지인 한국 바둑계에 현대식 바둑을 보급하여 바둑 문화 발전에 지대한 족적을 남기신 분이다.
국수전 9연패.한국 최초로 9단이 될 수 있었지만 스승인 기타니 미노루(木谷 實) 선생이 8단이라는 이유로 9단 되기를 극구 사양하였던 마음.6·25 전쟁때는 무엇보다 먼저 바둑판과 바둑알을 집에 숨겨놓고 피난을 떠났던 사명감과 열정.바둑의 가치를 모르던 신문지상에 고정란을 만들어 바둑 보급에 일획을 그었던 분도 선생이었다.
선생은 바둑을 늦게 배우셨다.따라서 입단도 늦었고.15살에 도일,4년만인 19살에 입단하고 22살에 귀국하였다.그후 해방되던 1945년부터 한성기원 창립,48년 조선기원 발족,49년 대한기원 발족 등 선생의 걸음걸음은 한마디로 바둑 보급의 일념이었다.
그 덕택으로 오늘날 바둑은 800만명에 가까운 동호인을 가진 사회적 공기(公器)로서 널리 사랑 받고 있다.1만명도 되지 않던 바둑 인구가 800만명을 넘어선 것이다.프로기단도 자리를 잡고.
선생이 입단 직후 남긴 최초의 기보를 살펴보자.1942년 백으로 둔 것인데,당시는 신포석의 열풍이 막 가라앉기 시작한 터라 그 영향이 선생에게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백2,4의 화점,백6과 백12에서 그 점은 더욱 뚜렷이 보인다.선생은 이 바둑을 승리로 장식,밝은 출발을 보였다.
전북 부안에서 태어난 선생은 이제 8순의 고개를 넘었다.여전히 건강하시다.후학들이 선생께 뭔가 해드린 것은 아마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한다.부족하지만 ‘대국수 조남철 전집’으로 선생의 바둑을 재음미할 수 있기를.
(문용직 프로4단 2002-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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