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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을 상징하는 대형 묘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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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풀린다.입춘이 지난 지 열흘.이틀 전엔 설날을 보냈다.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우수도 닷새밖에 안 남았다.
이번 겨울은 그런 대로 따뜻한 편인 듯하다.한두 번 모진 바람도 있었지만.가난한 사람들이 살기에는 다소 나은 환경이었을까.그렇다고 하여 그것이 무슨 대단한 위안이 되랴마는.
이제 음력으로 맞는 새해이다.언제나 시작은 삶에 활기를 주는 법.춘하추동 변하는 세월 속에 다시 한번 새해를 맞이하였다.
말(馬)의 해.필자는 어떻게 인사드려야 할까.말의 기상으로 인사를 대신할까.그렇다.우리 바둑을 두는 프로들은 새해를 맞이할 때 반상에서 묘수풀이,그것도 상징화된 묘수풀이를 만들어보는 버릇이 있다.그리곤 그 묘수풀이를 부채에 담기도 하고 우편엽서에 적어 보내기도 한다.
필자는 한국기원 181명 기사들을 대신해서 바둑팬들께 인사드리고 싶다.그 상징은 물론 말이다.활기찬 말.
기보는 말 마(馬)를 형상화한 것으로 중앙 흑A로 백을 축으로 몰면서 - 우상귀로,우하귀로,좌하귀로,좌상귀로 전판을 축으로 휘돌아 나간다.놓아보면 마치 말발굽에 먼지가 하얗게 일어나 온 세상을 휩쓰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일견 보기에도 하변의 백 돌이 길바닥의 뽀얀 흙먼지 같지 않은가.활달하게 말이 갈기를 나부끼며 달리는 것 같지 않은가.주의할 것은 때로 먹여치고 때로는 회돌이축을 이용하는 것 정도이다.
일본의 나카야마 노리유끼 6단이 최근 만든 것인데 올해를 상징하는 것으로는 제일 활달하게 만든 것이라 여기에 싣는다.일본인이 만든 것이든 한국인이 만든 것이든 관계 있으랴.바둑의 세계 아닌가.
우리 모두 올 한 해 말의 기상(氣象)으로 출발하기를 기원한다.간지(干支)로 볼 때 말은 오(午),바로 정오(正午)의 ‘오’ 그것이다.태양이 하늘 중천에 떠있는 기상,바로 그 밝음이다.새해 독자 여러분 가정에 그 기상과 양명(陽明)함이 밀물처럼 넘치기를.
(문용직 프로4단 2002-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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